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 오래 참고 기다리시며 그 때를 예비해 놓으셨음이니 영생을 얻음이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은 육체(肉體)의 사는 것보다 더더욱 귀하지 아니하랴.

남편은 예수님을 영접하였고 비로소 담담하게 죽음을 맞아 들일 준비를 하게 되었다.

제천중앙성결교회 전문규 목사님이 세례를 집전하면서 남편에게 물었다. “이동식 형제님,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믿습니까?” 그는 결의에 찬 목소리로 ‘아멘’하고 대답했다. 그로써 그는 하늘나라에 등록되었고 예수그리스도로 인해 거듭나는 은혜를 입게 되었다. 그는 병상 중에서 진리의 말씀에 대해 배우고 하나씩 깨달아가면서 자신의 죄를 자복하였다. 주님을 영접한 후 1년여를 병상에 더 있으면서 믿음으로 거듭남의 의미를 깨닫게 된 남편은 1970년 9월에 믿음 안에서 편안히 소천(召天)하였다. 큰아들의 나이 12살이요, 끔찍이 사랑하던 막내아들의 나이가 겨우 9살 때였다.

남편을 보내고 극도로 궁핍해진 생활 터에서 그녀는 신발을 바로 신고 허리끈을 졸라맸다. 남편 몫의 일을 더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아직 어린 올망졸망한 자녀들이 넷이었다. 교회 장로님이 마련해준 목장 우사(牛舍) 한 켠의 방 한 칸을 둘로 나누어 그 하나에 아이들을 있게 하고 다른 하나에 우거하면서 본격적으로 한복 삯바느질을 시작했다. 솜씨가 좋아 그런대로 일감이 이어졌다. 적절한 옷감을 구해주기를 부탁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녀는 짬짬이 서울 동대문 시장에 올라가 옷감을 사서 맞추어주기도 했다. 그랬더니 입소문이 나서 옷감주문이 늘어났다.

밤새워 자는 둥 마는 둥 한복을 짓고 낮에는 옷감을 떼어 와서는 팔러 다녔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그녀는 더욱 하나님을 의뢰했다. 밤늦도록 바느질을 하고 한두 시간 새우잠을 자고는 새벽 미명에 찬물 세수를 하곤 교회에 가는 것으로 하루의 첫 시작을 열었다. 단 한 번도 새벽예배를 빠트려본 적이 없었다. 그러한 새벽예배습관은 그녀의 평생에 걸쳐 이어졌다.

새벽기도로서 정결하게 열려진 일상의 날(日) 안에 그녀는 사랑과 은혜와 감사를 담기 위해 힘썼다. 그러나 지치고 혼곤한 삶 속에서 날마다의 일상이 어찌 좋은 것으로만 채워질 수 있으리요. 무슨 능력으로 예수님을 흉내라도 낼 수 있으리.

부족한 그녀는 그러기에 더욱 한순간도 주님을 의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령님의 도우심을 기도하고, 내주(內住)하시는 성령님을 근심시키지 않기 위해 기도하고, 자녀를, 교회를, 교우들을, 이웃을 위한 기도로 그녀는 어느 때건 주님과 긴밀히 소통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므로 그녀는 기도를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자니 교우들의 기도 부탁도 많았는데 그럴 때면 중보기도의 위력을 아는 그녀는 당사자를 독려해 함께 철야하면서 전심을 다하여 합심 함으로 기도해주곤 하였다. 그녀는 선한 이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기도의 조력으로 힘을 얻고 위로를 받고 믿음의 분량을 키워 갔다.

한 개인의 신실한 신앙생활과 인격은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이다. 사람들은 그녀의 신앙생활을 보고 배우며 느슨해진 신앙의 고삐를 당겨 매곤 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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