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 다세대 주택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세 모녀의 죽음은 우리 마음을 너무나 아프게 했다. 빈소에는 영정 사진도 없이 60대 여성 A씨와 40대 두 딸의 이름이 적힌 위패 3개가 놓여 있었다. 세 모녀가 난치병 등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세 모녀가 복지 사각지대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송파 세 모녀 사건’의 판박이다. 생을 마감한 세 모녀 곁에 남겨진 공책 크기의 수첩에 40대인 둘째 딸이 먼저 그간의 고된 삶을 적었다. “그냥 가려 했는데 한 자 적는다”로 시작한 글에는 지자체나 복지담당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내용은 없고, 2년 전 그나마 경제활동을 하던 오빠가 병으로 숨지고, 몇 개월 후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난 슬픈 가족사가 적혀 있었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내가 가장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은 ‘그는 부자였다’라는 것”이라고 하였다. 아무리 많이 가졌다고 할지라도 ‘사용하지 않은 돈’은 별 가치가 없다. 온 인류가 먹고 살 만큼 하나님이 이 세상에 충분히 주셨는데, 한편에서만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 주변에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을 때, 성도들이 가슴 아파하고 통곡하며 책임 다하지 못한 죄를 회개한 적이 있는가? 교회는 무엇을 하는 것인가? 내 교회 부흥과 성도들의 사업 잘되고 후손들 형통하게 해달라고 부르짖는 기도회로 여기까지 한국교회를 이끌고 온 목회자들의 죄가 작은 죄인가. 

1982년 3월 19일, 어느 일간지에 장애우들을 돌보는 어느 분이 돈이 없어서 사용하는 건물에서 쫓겨나게 되었다는 기사가 실렸다. 3일 후에 어떤 40대 여인이 이 기사를 보고 수표 다섯 장과 190만 원을 가지고 나타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쪽지 하나를 신문사에 남기고 갔다. “나에게는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는데 둘 다 전교 1등과 2등을 다투는 수재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와 같은 아들을 둘씩이나 주신 것은 자랑하거나 뽐내라고 주신 게 아니라 이처럼 나면서부터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도우라고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돈 가운데 큰 아이 대학 입학준비금만 제외하고 모든 돈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 돈으로 밀린 집세도 내고 연탄이라도 사서 불을 피우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이 지금은 이만한 심부름밖엔 안 시키시지만, 나중에 더 큰 심부름을 시키시리라 믿습니다.” 벌써 30여 년 전 일이다.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마 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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