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킨 선교사(1865년 12월 13일 -1908년 1월 2일)

많은 문화적 충격과 환경의 어려움에도 묵묵히 사명을 감당한, 세 명의 아들을 잃고 남편마저 마흔셋, 젊은 나이에 보내야만 했던 레이번 여사의 묘를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큰아들 조지를 1년 6개월 만에 잃었을 때는 그 아픔이 너무 컸고, 유모가 아들을 업고 있는 사진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1908년, 남편과 세 아들을 잃고 남은 세 아들과 딸 한 명, 그리고 태중에 있던 유복자 알프레드까지 데리고 미국으로 돌아갈 때 레이번 여사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 아픔은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뿐 아니라 레이번 여사 묘 앞에는 세 자녀들의 묘도 함께 있었다.
렉싱턴(Lexington)에서 두 시간 이동하여 전킨 선교사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크리스천버그(Christianbug)를 방문했다. 지명이 크리스천버그인 것을 보면 당시에 크리스천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곳에서 태어나서 나라고 예수님을 믿고 꿈을 키웠을 것을 생각하니 내게는 단순한 마을이 아닌 남다른 애정으로 다가왔다.
전킨 선교사님의 부모님 묘가 있는 공동묘지를 찾아갔다. 그날따라 아침부터 눈이 내리고 날씨는 몹시 추웠다. 크리스천버그는 당시 이주민들이 크리스천들이어서 도시 이름을 크리스천버그라고 붙였다고 한다. 전킨 선교사 부인 메리 레이번 여사가 다녔던 메리 볼드윈대학이 스타운턴(Staunton)에 있어서 크리스천버그에서 두 시간 걸쳐 그곳에 도착했다. 스타운턴(Staunton)은 미국 28대 대통령인 윌슨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했다.

어쩌면 멀고 힘든 여정이었지만 필자는 전킨 선교사의 발자취를 최초로 답사한다는 사명감으로 일주일 동안 2천 마일(3,200km)을 다녔다. 미국 동부 1월의 날씨는 한국의 날씨와 비슷하여 춥고 눈 오고 미끄러웠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은혜로 먼 길이지만 안전하게 전킨 선교사의 발자취를 따라서 무사히 다닐 수 있었다는 것은 너무나 감사하다.
1941년 일본에 의해 외국 선교사들이 추방당할 때 불 선교사도 추방당했다. 전킨 선교사의 부목사처럼 전킨 선교사를 도와서 동역자로 사역했던 불 선교사(한국이름 부위렴)는 일본에 의해서 추방당할 때까지 40년 동안 군산을 떠나지 않고 전킨 선교사 뒤를 이어 교회, 학교 등에서 사역을 담당했던 훌륭한 선교사였다. 당시 군산에 선교사들은 버지니아 출신 많았는데 직, 간접적으로 70여 명이나 되었다. 참으로 버지니아주에 감사하다. 그렇게 많은 선교사들을 군산에 파송해 줘서 오늘날 군산 근대화에 큰 공헌을 했다.

스타운턴 메리 볼드윈대학(Mary Baldwin University)에 도착했다. 전킨 선교사 부인 메리 레이번과 불 선교사 부인 앨비 불 선교사(Elizabeth Alby, Bull)도 이 대학 출신이다(1888년). 렉싱턴은 메리 레이번의 출생지다. 스타운턴과 5마일 떨어진 거리다. 당시는 어거스타 여자신학교(Augusta Femail Seminary)였는데 현재는 메리 볼드윈대학교(Mary Baldwin University)로 개명되었다. 이 학교를 견학하며 캠퍼스를 두루 다니면서 자세하게 학교 직원에게 설명을 들었다. 메리 볼드윈대학 출신 메리 레이번이 선교한 한국 군산에서 우리 대학을 찾아주셨다고 얼마나 반가워하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지 너무 감사했고 많은 자료들도 보여주고 선물도 주셨다.
이 학교는 현재 1,200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1842년 어거스타 여자신학교로 설립해서 그 후 단과대학이 되었고 2016년부터는 종합대학교로 발전했다. 매점에 가서 머그컵과 학교 전경 사진과 기념품도 구했다.

전킨 선교사 고향에 가서 발자취를 찾는데 최완열 안수집사의 전적인 도움이 컸다. 최 집사도 고향에 전킨기념관이 세워지는 일에 보람을 가지고 기쁨으로 함께 동참했다. 여러 가지 자료를 찾기 위해 수고하고 지금도 계속 통화하고 연락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꼭 필요한 일꾼들을 예비하시고 붙여주신 것을 실감한다. 최 집사는 이번 일로 인해 오히려 복을 너무 많이 받았다고 행복해하신다. 구순이 가까운 분인데 아직 손자가 없었다. 1년 동안 새벽마다 기도할 테니 기도 제목을 달라고 했더니 두 아들 규원, 규영이가 있는데 둘 다 결혼을 늦게 했고 아이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새벽마다 약속대로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두 아들 가정에 아이를 주셨다. 늦게 얻은 손녀를 얻는 기쁨에 너무 행복해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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