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킨 선교사(1865년 12월 13일-1908년 1월 2일)

전킨 선교사님이 다녔던 유니온신학교를 뒤로 하노 노포크(Norfolk)로 출발했다. 노포크는 불 선교사의 고향이다. 노포크는 군함이 많이 있었고 대서양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였다. 해변이 멋지고 큰 미국 해군 기지가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군산에 선교부를 설치할 때도 군산이 노포크시와 지형이나 분위기가 유사해서 군산에 선교부를 설치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노포크에는 맥아더 기념관도 있다. 참고로 지금 현재 노포크시의 장세희 한인회장은 군산여고 출신이다. 몇 번 통화한 적도 있는데 나중에 노포크를 방문하면 꼭 연락해주고 자료 수집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 필요한 곳에 사람들을 세우셨음에 다시 한번 감사했다.
리치먼드에서 숙박하고 다음 날 렉싱턴에 위치한 워싱턴 앤 리 대학교(Washington and Lee University)로 출발했다. 워싱턴 앤 리 대학교는 전킨 선교사가 유니온신학교를 다니기 전 영문학 전공으로 다녔던 명문대학이다. 버지니아 군인간부학교를 지나 2시간 만에 학교에 도착했다.
버지니아 렉싱턴의 블루리지(Blue Ridge)와 알레게닛(Allegheny)산 사이에 위치한 워싱턴 앤 리대학교는 미국에서 아홉 번째로 설립된 남부의 명문이었다.
스카치-아이리시 계통의 개척자들이 1749년 아구스타(Augusta Academy)라고 세운 학교는 1813년 기부자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의 이름을 따서 워싱턴대학으로 변하게 되고, 남부 동맹의 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이 이 학교의 총장을 역임한 것을 기념하며 1870년 워싱턴 앤 리대학교로 이름을 변경하였다.
워싱턴 앤 리대학교는 규모는 작았지만, 남부의 역사적 전통을 상징하는 대학이었다. 전킨의 할아버지가 학교 총장을 지냈고, 아버지 또한 수학하였던 워싱턴 앤 리대학교 영문과에서 전킨은 4년의 과정을 마치고 1899년 졸업했다.
전킨은 대학에 재학 중이던 1886년~1887년 사이에 국외 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때를 전후로 메리 레이번(Mary Layburn Junkin)을 만난 것으로 추측된다.
워싱턴 앤 리 대학교 시절은 전킨에게 목사이자 선교사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는 중요한 시기였다고 생각된다. 영문학을 전공하며 학자적 소양을 갖춘 그는 한국어 구조와 생활양식에 대해 깊이 분석하였다. 그것을 바탕으로 능숙하게 한국어를 구사하여 많은 한국인들을 열광시켰다. 증언에 따르면 동료 선교사들도 그의 설교에 감탄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미국 동부지역은 겨울이면 춥고 눈이 많이 온다. 그날도 눈이 많이 와서 어려웠지만, 하나님 은혜로 무사히 도착했다.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감사하다. 학교 입구에 들어가는데 교문 정문에 KOREA라고 쓰여진 동판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1950년 6.25에 우리나라 전쟁에 참전했던 이 학교 학생들의 명단이었다.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였다. 복음을 전해 준 나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서 피를 흘려준 나라, 6.25 이후 나라가 어려울 때 경제적인 많은 지원과 구호품을 보내준 나라가 아닌가?
대학 캠퍼스를 돌아보고 워싱턴 앤 리대학교 도서관에 약속이 되어 있어서 그곳으로 향했다. 마찬가지로 그 대학 도서관에 전킨 선교사의 학창 시절 자료들을 열람하고 일부 복사해서 가져오기도 했다. 눈이 내린 학교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도 했다.
대학에서 5분 정도 가까운 메리 레이번 여사의 묘를 찾아 참배했다. 메리 레이번 여사는 오직 복음을 듣고 전킨 선교사와 결혼하던 해에 같은 뜻을 품고 한국에 왔다.
당시 우리나라 선교사가 여성 교육을 할 수 없는 때였기에 레이번 여사가 여성 교육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고 군산에 멜본딘여학교를 설립하고 전주 기전여학교 초대 교장으로 학교 발전에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많은 문화적 충격과 환경의 어려움에도 묵묵히 사명을 감당한, 세 명의 아들을 잃고 남편마저 마흔셋, 젊은 나이에 보내야만 했던 레이번 여사의 묘를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큰아들 조지를 1년 6개월 만에 잃었을 때는 그 아픔이 너무 컸고, 유모가 아들을 업고 있는 사진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메리 레이번 여사의 묘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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