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영 목사  (제일교회 담임)

'니나 리그스’ 저, ‘신솔잎’ 역의 『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출판:북라이프)에서 일부를 옮기며 각색해 보았습니다.
뵐크는 히틀러에게 강제로 징집되어 ‘독毒 부대’로 활동해야 했던 열다섯 명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현제 100세에 가까운 나이이다. “음식은 맛있었어요…, 아스파라거스, 피망, 전부 다요.”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음식을 즐길 수 없었어요.” 시식은 오전 11시에서 정오 사이에 진행되었다. 그녀는 아리아인 미혼 여성들과 목재 식탁에 앉아 SS친위대의 감시 속에서 음식을 넘길 때마다 느꼈던 공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여성들은 가끔씩 극도의 고통을 느끼며 바닥으로 쓰러지곤 했는데 음식에 든 독 때문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었다. 히틀러를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매일 자신의 목숨을 내바쳐야 했던 그 사내를 경멸한다고 했다.
히틀러는 음식에 독이 들어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몇몇의 사람을 선택해서 음식이 안전한지를 점검하게 했습니다. 누군가 음식에 독을 넣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히틀러는 자신을 누군가 독살하려고 할 것이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을 했지만 독부대의 여성들이 쓰러지곤 한 일은 독이 있어서가 아니라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인간은 이렇게 두려움에 직면하면 나약하게 되고 마는 것 같습니다. 냉동 기차 화물칸을 수리하던 기사가 홀로 남겨졌습니다. 탈출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합니다. 시간이 점점 흘러갑니다. 냉동칸이 점점 추워집니다. 결국 동사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냉동칸은 고장나 있었습니다. 두려움에 빠진 이 사람은 고장난 냉동창고에서 얼어 죽은 것입니다.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수많은 빨치산들과 군인들이 이념 혹은 사상의 미명 아래 죽음의 길로 갔고, 억울한 영혼이 되어 구천을 떠돌고 있다는 전설 따라 삼천리가 펼쳐지는 한 많은 피아골 계곡을  홀로 야간산행을 하며 수없이 걸었던 때가 있습니다. 어느날 밤, 갑자기 앞쪽에서 누군가 손짓을 하며 이리 오라고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순간 뒷머리가 쭈뼛하게 섰습니다. 무엇이었겠습니까? 나뭇잎에 내린 이슬이 달빛을 타고 흔들리는 바람과 함께 밤을 새워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홀로라는 두려움과 피곤함이 겹친 제 눈이 마치 귀신이 나를 부르는 듯 한 손짓으로 현상을 왜곡시킨 것입니다. 두려움이 몰려오니 몸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통제 기능을 상실하고 오히려 그 나무에게로 스스로 질질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순간, 외마디로 외쳐진 “주님”이라는 단어에서 삽시간에 마음의 안정이 왔고 눈을 크게 뜰 수 있었습니다. 동공의 확장이 달빛의 도움을 받아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게 되었습니다. “휴…,” 하지만 여전히 한 번 엄습한 두려움은 오감을 무디게 만들고 정신과 육체를 혼돈의 상태로 더 깊게 밀어 넣었습니다. 순간, 앞에 무엇인가 큰 존재가 나를 짓누르려는 기세로 서 있었습니다. 무엇이었을까요? 커다란 바위에 이슬이 내리고 달빛이 어우러지면 시각이 또 한 번 왜곡을 당합니다. 두려움 때문에 그렇게 반응해 버리는 것입니다. 사실 귀신도 사단도 결코 영화에서처럼 누군가를 들어 던질 수 없는데도 두려움 속에 우리 자신을 스스로 가두게 되는 현상인 것입니다.

만물의 주인 되시며 창조주 되신 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이시며 또한 영적 존재도 하나님의 권능 아래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두려움을 통해 영적 세계에 대한 왜곡이 가져다주는 신앙적 위기를 바람 한 결에 날려버리고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 안에 있는 평화를 누리고 전해주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자의식을 온전히 가질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단이나 귀신, 그거 아무것도 아닙니다.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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