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성(致誠)이 훼방을 받으니 무당이 온갖 발악을 다하다가 결국 입에 거품을 물고 나자빠진 것이다. 무당여자는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동네사람들은 “신(神)을 받고도 신병(神病)이 더 중해졌으니 아무래도 죽을 거 같다”며 쉬쉬거렸다. 그녀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눈으로 확인하고 더욱 담대해졌다.

얼마 후에 그녀는 퇴원한 무당의 집으로 문안을 갔다. 몰골이 말이 아니게 피폐해진 그 여자는 아직도 곧 죽을 사람처럼 눈에 초점을 잃고 앓아누워 있었다. 그녀는 그 여자의 머리맡에 앉아 성령님의 도우심을 기다리며 조용히 기도하고 나서, 진실한 연민으로 여자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이렇게 많이 아프니 큰일이네요. 탕약을 잘 짓는 곳을 내 알고 있는데 기운을 내서 같이 가보면 좋겠는데...” 무당여자는 눈을 지지감은 채로 ‘백약이 무효’라고 말했다. 그 여자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백약이 무효라니. 과연 정답이었다. 그녀가 다시 말했다. “그러면 어떡하면 좋지요? 영험한 신을 만나는 수밖에 없겠는걸?.”그리고 덧붙였다.

“oo엄마, 내말을 들어봐요. oo엄마가 신병이 난건 동네가 다 알아요. 신병이야 신이 다스리는 것일 텐데, 견뎌봐서 알겠지만 oo엄마가 모신 주신(主神)에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무당여자는 그만하라며 돌아누웠다. 회의감이 있긴 있는 모양이었다. “헛것에다 갖은 공염불을 하면 뭐해요. 진짜가 중요한 거지.. oo엄마도 정말 딱하다 ” 그녀는 안타까움을 섞은 뼈있는 말을 말꼬리로 남겨두고 무당집을 나왔다.

그리고 일주일 뒤 다시 찾아갔다. 그 여자는 아직도 자리보전을 하고 앓고 있었다. 더 미적거릴 일이 아니었다. ‘오늘은 본론차례다!’ 그녀는 가만히 심호흡을 하고 꼭 해야 할말을 했다. “백약이 무효라고 했었지요? 그 말이 맞되 딱 한 가지 방법이 있어요. 하나님은 당신을 고쳐줄 수 있어요. 그건 내가 보증해요. 내가 우리 아들 낳고 죽을 뻔 하다가 살아난 거 oo엄마도 알잖아요? 속는 셈 치고 나 따라서 교회에 한번 나가봅시다” 여자는 눈을 감은 채 대답을 안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듯 일러주었다. “동아줄을 잡되 튼튼한 진짜를 잡아야지 썩은 동아줄 잡으면 무슨 소용이래. 목숨 끝나면 끝장이니 망설일 여유도 없어요. 나는 정말로 알고 있거든요. 하나님이 당신을 사랑하신다는 거.” 그렇게 하고 돌아 온지 열흘쯤 지나서 아이를 시켜 그 집에서 그녀를 부르는 전갈이 왔다.

그녀는 단걸음에 달려가서는 깜짝 놀랐다. 울긋불긋한 신당이 제거되고 주렁주렁 달렸던 요사스런 물품들도 깨끗하게 치워져 있는 것이었다. 아직도 병색이 선연한 얼굴로 여자는 수줍게 말했다. “교회에 가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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