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요물처럼 환하게 비치는 가을 달이다. 가을 달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자극한다. 가을 달을 바라보며 어린이들은 “계수나무 한나무 토끼 한 마리”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하지만 정든 님을 생각하며 눈물 짖는 청춘남녀들도 있다. 달나라 여행을 꿈을 꾸던 과학자들은 달나라 여행을 하기도 했고, 가을 달을 바라보며 시를 쓰는 시인들도 있다.

가을 달 빛 아래서 “강강수월래”를 노래하며 원형을 이루고 돌아가며 춤을 덩실덩실 추는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습도 매우 정겹다. 가을 달을 바라보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깊어가는 가을밤에 낮설은 타향에 외로운 맘 그지없어 나 홀로 서러워” 노래를 부르며 향수에 젖는 실향민들도 있다.

사랑하는 님, 정든 친구와 고향을 더욱 생각나게 하는 가을달,

저 달은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흘리는 사연을 알고 있다, 역사책이라고나 할까, 가을 달을 바라보며 뛰 놀던 아이들의 놀이의 역사도 다 기억하고 있다. 깡통 차기 하며 이리 저리 즐겁게 뛰어 다니던 1950년대의 아이들의 모습, 술래잡기 하며 나무 뒤에 숨던 소녀의 아름다운 모습도 기억하고 있고, 무서움을 안고 공동묘지를 일렬로 서서 총총걸음으로 걸으며 여우처럼 뒤를 돌아보던 소년들의 모습도 기억하고 있다.

“저별은 네별 저별은 내별” 별들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던 청춘남녀의 모습도 기억하고 있고, 총칼을 휘두르며 상관의 목을 조이며 정권을 탈취하던 군인들의 모습도 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가을 달을 바라보며 달나라 여행을 꿈꾸던 과학자들의 모습도 자세히 알고 있어 인공위성이 달나라에 갔을때 대대적인 환영을 했을 것이다. 가을 달을 강사로 모시고 강의를 들으면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가을 달은 유난히 밝다. 가을 달에게 묻고 싶다. 정말 이태백이 달나라에서 놀았는가, 계수나무에서 지금도 토끼들이 놀고 있는지, 그 토끼는 미국 토끼인지, 한국토끼인지, 러시아 토끼인지. 가을 달이 나에게 대답하는 말은 “그래도 ‘계수나무 한나무 토끼 한 마리, 노래 부를때가 좋았어요, 지금은 옛날처럼 사람들이 나를 처다 보지 않아요, 그래서 너무 섭섭해요, 나좀 처다봐 주세요!” 쓸쓸해 하는 가을 달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가을 달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가을 달이 사람들을 바라보며 고독의 눈물을 흘리는구나, 하는 생각에 인간의 문명 발달이 한스러워지기도 한다.

공해와 오염으로 자연과 거리가 멀어지기도 하고, 인간의 정서가 메말라 가기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면서도 별 느낌이 없는 인간들의 모습이 불쌍하기도 하고, 꼴 보기 싫어지기도 한다. 에덴동산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 밝은 가을달을 바라보며 달을 만들어 주신 창조주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가을달처럼 밝게 빛을 비추는 자가 되라는 것이 주님의 명령이 아닌가, 우리가 빛은 창조할 수 없지만 태양의 빛을 받아 비추는 달처럼 우리는 의의 태양되신 하나님의 빛을 받아 어두운 이 세상을 벌게 비추는 가을달이 되고 싶다. 사랑의 빛을 비추어 보는 이마다 감동을 받게하고 싶다. 그러면 주님이 얼마나 기뻐하실까?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달, 어디 어디 떴나 동산 위에 떴지” 해맑은 시골 아이들이 가을달을 바라보며 부르던 노래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듯하고, 저 멀리 예배당에서는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그렇게 살순 없을까, 욕심도 없이 어둔 세상 비추어 온전히 남을 위해 살듯이” 복음성가가 들려온다. 가을달은 밝은 미소를 지으면 환하게 비추고 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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