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에 관한 평가

예수님은 세례 요한에 관해서 이미 구약성서에 나오는 구절을 들추면서 그의 귀한 삶 을 다음과 같이 재조명하며 “이것이 그에 관해서 기록된 것이다. 보라, 내가 내 심부 름꾼을 너보다 먼저 보낸다. 그가 네 앞에서 네 길을 예비할 것이다.”

여기서 요한에게 붙인 별명이 ‘심부름꾼’이란 호칭이다. 우리말에 심부름꾼은 심부름하는 사람이지만, 헬라어에서는 메신저라는 심오한 뜻이 있다. 이 말은 요한이 단지 사람 사이의 심부름꾼에 지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에서 하늘과 땅을 잇는 귀한 메신저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 같은 사실을 중시하면서 누가복음 7:28은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여인들이 낳은 사람 중에 요한보다 큰 사람이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가 그보다 더 크다.”라고 예수님은 말씀 하신다.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모두가 영적인 존재로 변화되기 때문에 메신저가 필요 없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가 그보다 더 크다.”라고 이어진다.

그러나 지구상에서는 아직 누군가가 예언자가 되어서 하늘의 소리를 전해 주는 메신저가 있어야 하기에 예수님께서는 “여인들이 낳은 사람 중에 요한보다 큰 사람이 없다.”라고 말씀하신다. 요한은 하나님의 나라를 준비한 메신저이지만, 작은 자에 불과하다.

심부름꾼과 메신저가 모두 전하는 책무를 지고 있는 사람이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전자는 단지 수동적인 일을 감당하지만, 후자는 능동적이면서 창조적으로 자신의 직무를 감당하는 특징이 있다. 이 점에서 세례 요한은 마지막 예언자라는 놀라운 평가를 예수님에게서 누린다.

위대한 예언자가 그보다 앞서서 지나갔지만, 베다니 세례 터에서 동굴에서 지낸 ‘요한이 그들보다 큰 사람’이라는 예수님의 평가는 요한의 정체성에 새로운 관심을 집중시킨다.

세례 요한은 자신의 사명과 역할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묵묵히 그 일만을 감당한 사람이다. 곧 메시아의 길을 준비한 마지막 예언자로서 많은 사람이 빈들에 있는 자신을 찾아오는 인기를 온몸으로 누리면서도 그는 결코 선을 넘지 않았다.

메신저는 메신저일 뿐이지 결코 메시지를 맡긴 신탁자가 아니다. 그가 아무리 큰 사람이라고 사람들이 몰려들었어도, 그는 그저 여인이 낳은 사람 중의 하나일 뿐이기에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작은 자이다.

놀랍게도 무함마드의 이미지는 전혀 다르다. 그는 마지막 예언자로 자처하여 세례 요한의 위상에 자신을 두고, 더 나아가서 모든 예언자를 그 발밑에 내려놓았다. 코란에 의하면 무함마드는 아브라함보다, 모세보다, 심지어 예수보다 더 위대한 예언자라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거드름을 피운다.

요한은 자신이 메시아를 전하는 소리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겸손하게 고백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무함마드는 코란에서 예수님을 ‘미리아의 아들’이라고 수도 없이 비하하며 자신이야말로 알라의 수호자인 최후의 계시를 받은 유일한 인물로 자처한다.

원래 무함마드는 메카를 중심으로 한 코라이쉬 부족장 출신이고 한때 힘이 밀려서 메디나로 천도하였지만, 다시 메카를 탈환한 후에 군대 장관이 되어 ‘한 손에 칼, 한 손에 코란’이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기처럼 아라비아반도를 무력으로 통일한 군인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