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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대학원 신학박사(Ph.D.) 논문 연재(10)뒤러와 기독교인문주의
  • 전경숙 박사(성공회대 Ph.D.)
  • 승인 2019.12.04 15:40
  • 호수 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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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숙 박사, 성공회대(Ph.D.)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부산대학교 수학과

  초기 종교개혁시대의 독일은 신학적, 정치적, 도덕적으로 크게 혼란스러웠다. 비텐베르크대학 루터의 동료교수들이었던 칼슈타트(Andreas Karlstadt)와 쯔빙글리(Gabriel Zwilling)는 성상파괴에 앞장섰으나, 루터는 진짜 "우상(idolatry)"이란, 이미지를 교회에 헌납하는 것이 신을 섬기고 선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자신은 저술들로 “칼슈타트가 여태까지 공습과 열광으로 이미지들을 파괴한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이미지들을 내던졌다”고 설파했다. 뒤러는 급진파의 선동에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루터에 충성했지만, 뉘른베르크도 종교적, 정치적으로 이와 같은 초기 종교개혁시대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뉘른베르크는 칼슈타트, 쯔빙글리, 오콜람파디우스(Oecolampadius) 등의 급진적인 종교개혁가들의 영향으로 대단히 혼란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당시 오시안더(Andreas Osiander)같은 명망 높은 루터주의 설교가가 과부를 사취하여 비난을 받는 등 개혁가들의 언행불일치가 사람들을 당혹시켰다.

  뒤러는 1525년 뉘른베르크시가 교황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루터교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이자, 이듬해 자신이 완성한 유화작품 <네 사도들(The Four Apostles)>을 손수 쓴 편지와 함께 그의 고향 뉘른베르크 시청에 선물했다.

  뒤러에게 사도들은 고귀한 인간성의 전형이었고 위대한 영혼들이었다. 예수를 통해 얻는 은총에 대한 바울의 메시지로 인해 루터는 바울을 기독교의 정신적인 교부로 여겼으며, 바울은 “종교개혁의 사도”라 불렸다. 또한 루터는 인간본성 그리고 구세주의 본성과 인격에 대한 기독교적 가르침 때문에 복음서 중에서 요한복음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뒤러는 <네 사도들>에서 요한과 바울을 사도들을 이끄는 지도자들로 택하고, 요한에게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상징하는 붉은 옷을, 바울에게는 부활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흰색 옷을 입혔다. 전통적으로 수제자로서 성화의 중심을 차지했던 베드로를 요한의 뒤에 세우고 요한이 펼쳐 보이는 성서를 읽고 있는 것으로 그렸고, 요한과 베드로의 아래에 각각 거짓 예언자들 중에서 하나님의 영을 분별하는 성경 구절을 새겨 넣었다(요일 4:1-3, 벧후 2:1-3). 그리고 서슬 푸른 색의 그림자를 드리우며 말세의 심판관의 눈빛을 보내는 바울과 이러한 바울을 입을 벌린 채 경이롭게 바라보는 마가의 아래로는, 교만하고 탐욕스러우며 겉으로는 경건하지만 불경스런 행동들을 마다않는 인물들을 조심하라는 성경구절을 새겨 넣었다(막 12:38-40, 딤후 3:1-7). 이렇게 하여 뒤러는 <네 사도들>에서 자신이 성서에서 신중하게 선택한 네 인물들을 통해, 인문주의와 루터의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형성된 자신의 종교적 이상, 즉 성서에 입각한 기독교인문주의를 표방하였다.

  이제 본 연재의 처음으로 돌아가 <네 마녀들>을 보자. 맨 뒤의 인물은 뒤러의 드로잉 <목욕도우미(Woman Bathing)>와 같은 머리모양의 인물이다. 뒤러는 신이 인간을 남녀 구별 없이 모두 신을 닮게 만들었다는 성서(창 1:26-28)의 메시지를 알리고자, 당시 이분법적인 악덕과 미덕의 여성들 및 귀부인과 하층여성 등 네 부류의 여성인물들을 상징하는 네 명의 여성들을 모두 한 자리에 초대하여 “고결한 인간들로 조직된(Organisation Gentil Huomo), ‘O·G·H·’” 신의 창조세계를 보여주며, 인간의 존엄이 무시된 “마녀사냥”을 고발한다. <끝>

전경숙 박사(성공회대 Ph.D.)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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