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성모내과 이승헌 원장

생소한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고 확실한 치료약이 없어  두려운 존재가 바로 바이러스입니다. 전자 현미경의 발달에 따라 바이러스의 구조가 어느 정도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세균이 모든 병의 원인이라고 믿었습니다. 라틴어로 독을 의미하는 비루스(virus)에서 유래된 바이러스는 현재 알려진 가장 작은 생명체입니다. 바이러스를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면 단백질 껍질 내부에 핵산(DNA 나 RNA)가 들어있는 아주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유전 물질에 해당하는 핵산을 가지고 있고, 살아있는 숙주 세포(주인 세포) 안에서 물질 대사와 자가 증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생명체라고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바이러스는 증식 과정에는 돌연변이로 많은 숫자의 변종 바이러스들이 생겨 다양한 외부 환경에서 적응을 하면서 진화까지 합니다. 바이러스는  세포 안에 들어가 있을 때는 감염여부를  인식하기 어려운 잠복기를 갖는데 여러 개로 번식하여 세포벽을 뚫고 나올 때 비로소 증상을 나타냅니다. 이런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바이러스는 세균에서, 곰팡이, 식물,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을 감염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바이러스의 기원이 언제부터 인지 과학자들은 연구한 결과 세 가지의 가설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는 세포 퇴화설입니다. 즉 정상적인 세포가 퇴화해서 유전체와 껍질 단백질만 남은 바이러스로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가설로는  세포가 DNA 만으로 유전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RNA 바이러스의 기원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가설은 탈출 가설입니다. 세포 유전체의 일부분이 세포를 벗어나 자기복제와 물리적 보호에 필요한 효소와 구조 단백질을 얻으면서 바이러스가 탄생했다고 설명하는 가설입니다. 세 번째는 독립 기원설로 바이러스와 세포가 각각 독립적으로 출발해 서로의 진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가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세 가지의 기원 가설이 모든 바이러스의 탄생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아마도  여러 계통의 기원이 각각 존재했을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문제는 인간 활동 영역의 확대로 바이러스의 활동 영역도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오랜 진화 역사 동안 바이러스는 활동 영역을 비교적 잘 지키며 살아왔습니다. 박테리아, 진균, 식물 등을 숙주 세포로 하는 바이러스들 대부분은 가급적 각자의 활동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았는데 약 7억 년 전 등장한 곤충이 식물과 척추동물 사이를 오가며 바이러스의 활동 영역을  뒤섞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러스의 활동 영역이 식물과 동물사이를 오가면서  뒤섞이자 바이러스의 진화도 다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숙주(주인 세포)가 자연선택을 받아 사라지거나 또는  진화하면서 바이러스에게도 자연선택이 다양하게 일어난 것입니다.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자연선택과 함께 숙주와 바이러스가 다 같이 진화한 결과로 생각됩니다.  오늘날 인간은 자연에선 서로 만나기 힘든 여러 숙주 종을 한 공간에 두거나, 인간 스스로가 새로운 바이러스 활동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이 점점 증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까지 정확한 바이러스의 정확한 기원 일자를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인류가 나타나기 전부터 출현했을 거라는데는 모든 과학자들은 동의합니다. 인플루엔자, 신종플루, 메르스 등과 같은 새롭게 출현하는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당했는데 이러한 바이러스의 출현은  백신을 개발하고 치료방법을 찾는 노력과 더불어 기초 과학자를 지원하고 질병을 통제하는 국가적 과제를 생각하게 합니다.

김광연  angel@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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