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원장(예일성모내과 원장)

  내분비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신경계와 더불어 인체의 건강한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대단히 중요합니다.내분비선은 관이 없는 선으로 체내 화학 물질이 혈액내로 방출되는 것을 말하며 외분비선은 체내 화학물질이 도관을 통하여 방출되는 것으로 간략히 정의됩니다. 인간의 몸 속에 있는 내분비선의 중요성은 금세기에 이르러 의학적 지식의 비약적 발전에 의해 점차로 밝혀졌습니다. 인간의 성장과 대사와 생식과 관련된 질병 등이 원활한 내분비 기능에 상당히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금은 상식이 되었습니다. 내분비의 불균형이나 결핍으로 인해 당뇨,불임 거인증, 난장이, 비만증, 갑상선이상, 종양등 헤아릴 수 없는 비정상적인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도 아주 상식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다면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대 로마 시대의 동전에 새겨진 클레오파트라의 모습속에서 캐나다의 한 의사는 갑상선 비대를 관찰하여 클레오파트라에게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있었을 거라는 추정을 하였습니다. 갑상선 비대로 인한 호르몬의 분비가 과다해지면 에너지를 열로 변화 시키면서 자율신경의 작용을 조절하는 작용이 있어 체온 상승으로 많은 땀을 흘리게 되며 식욕이 증진되는데 대사가 활발해지는 소모성 질환이므로 아무리 먹어도 뚱뚱해 지지 않고 오히려 살이 빠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의사의 관찰대로 클레오파트라가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가지고 있었다면 최소한 날씬한 체중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울러 인간의 감정이나 정서가의 변화가 내분비선의 분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이 항진 되는 경우에는 그 정도에 따라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지며 짜증이 많이나는 성격으로 변하며 반면에 기능저하가 되면 무기력증,우울증등이 발생됩니다. 흥분하거나 화를 내거나 공포에 질리게 될 때 체내 교감 신경계의 활성화로 혈액속에는 아드레날린이 증가하게되어 엄청난 힘이나 비정상적인 에너지의 분출 등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의기소침,무력증이나 우울 또는 오랫동안 지속 되는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도 많은 부분이 역시 내분비선의 이상 결과임을 알게됩니다. 체내의 교감신경계통(Sympathetic nerve system, SNS)은 교감신경이라고도 불리우며 부교감신경계통과 함께 자율신경계통을 이루는 말초신경계통으로 내분비계와 밀접하게 작용합니다. 교감신경은 부교감신경과는 반대 작용의 관계에 있으며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 상승, 소화 억제 등 신체가 처한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긴장된 상태가 되는데 이러한 반응을 맞섬-도주 반응(Flight-or-Fight Response)라고 합니다. 이처럼 교감 신경은 타액 분비, 맥박 증가, 혈압 상승, 관상동맥 확장 , 소화운동과 소화 효소분비에 관여하며 결장, 방광 근육의 이완, 수축에도 관여합니다. 또한 피부 혈관의 수축, 입모근의 수축, 땀 분비 촉진 등을 일으켜 갑상선, 부신수질, 췌장 등의 분비에 관계하여 여러 질병 상태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와 같이 호르몬의 여러 작용은 면역,신경계와 서로 상호 영향을 주며 인체내 항상성을 유지 합니다. 그러므로 내분비선은 다양하고 복잡한 인체 내의 여러 증상, 징후, 질병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의 내분비학은 신경-면역- 내분비학이라는 큰 학문의 틀안에서 여러 질병의 상호 관계성을 다루는 다양한 연구와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김광연  angel@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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