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상처와 치유
결혼과 외도(1) ‘결혼 그 아름다운 시작’

결혼 그 아름다운 시작은 제안 선이 없는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 차서 출발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결혼한 모든 부부가 결혼생활이 결코 사랑과 희망으로만 가득하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부부들에게 결혼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과 깊은 상처를 받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라고 질문한다면 부부들은 나름의 고통을 경험한 부분들로 힘겨움을 토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자신이 경험한 고통이 제일 힘겹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부부 및 가족 상담을 진행하면서 얻은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부부와 가족들은 본지에서 지난 호까지 게재되었던 ‘가정폭력’에 의한 고통과 상처를 깊이 받고 있었으며, 또 큰 고통과 깊은 상처를 주는 요인이 배우자의 ‘외도’ 이다. 결국 이외에도 가족 문제, 성격 차이, 권태, 경제적 빈곤 등 다양한 요인들을 잘 해결하지 못하게 되면 결혼생활은 가족해체로 이어지게 되며 더욱 끔찍한 사건들로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2003년 12월 ‘건강가정기본법’을 제정하여 가정과 가족을 위협하는 심리·사회적 또는 여러 문제로부터 가정해체를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한 교육과 상담 및 지지시스템을 구축하여 지원하고 있으나 여전히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다. 한 결혼 중매 사이트에서 실시한 재혼대상 회원을 중심으로 조사를 시행한 통계에 의하면 20-30대는 성격 차이로 40.9%가 이혼을 하였고, 40-50대는 배우자의 외도와 부정이 42.5%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통계를 인용하지 안 해도 외도가 부부의 결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그 어떠한 요인보다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급변하는 우리 사회는 다른 이성을 만날 기회가 많았던 남편들이 외도에 많이 노출된 과거와는 달리 부부 모두가 아무런 조건이나 이유 없이 수많은 이성과의 자연스러운 만남과 대화의 장을 허락받은 것처럼, 결혼한 사람이 다른 이성과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거나 또는 산책을 즐겨도 이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환경이 아니다 보니 부부간 외도에 심하게 노출될 수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상담경험에 의하면 모든 외도가 의도적이고, 계획적이지 않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여기에 우리는 희망을 품을 필요가 있다. 외도에 노출되는 경우 가정이나 배우자가 싫거나 버리고 싶어서 시작되는 “나쁜 외도”보다는, 어린 시절 애정의 결핍을 심하게 경험하거나,  삶의 현실이 무거워 지치고 무너져 내릴 때 “심리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일으키는 “슬픈 외도”가 많다는 것이다.
외도 상담을 할 때 외도에 피해자로 노출된 배우자는 버림받고, 배신당했다는 분노로 대부분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 이때 “나쁜 외도”는 물론 “슬픈 외도”에 노출된 가해자를 향한 접근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만약 “심리적인 바이러스”에 의한 “슬픈 외도”에 노출된 가해자라면 그는 또 하나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질병이 발병한다면 그 이유를 먼저 따지기 전에 치료가 우선이다. 만약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배우자를 발견하면 1순위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119를 부를 것이다. 그 정도에 따라 심히 염려하고 마음 아파 할 것이다. 이처럼 마음의 질병도 힘겨운 결단이지만 질타나, 분노보다 치유가 먼저이다. 그러나 외도에 노출된 부부들은 전쟁을 선포한다. 외도에 노출된 어떠한 부부도 이것이 심리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라는 것에 순응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신체적 질병에 119를 부르는 것처럼, 외도에 노출된 배우자와 전쟁을 선포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행동하기 전에 전문상담을 먼저 받아야 한다. “나쁜 외도”든 “슬픈 외도”든 간에 외도를 일으키는 요인은 심히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또한, 배우자의 외도를 인지하게 되면 심한 심리·정서적 혼돈에 빠지게 되므로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 아니라 잘못하면 치유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을 가족해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갈 수 있게 된다. <다음 호에는 제2부 가정의 상처와 치유 - 결혼과 외도 2 ‘바이러스의 감염’이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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