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처음 배우게 되는 아이들에게 ‘과학’이란 어떤 학문일까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다. 과학을 한 글자로 나타낸다면 무엇일까? 그것을 바로 ‘?’(물음표)일 것이다. 왜냐하면 역사상 수많은 과학자들이 놀라운 발견과 발명을 이룩하기까지는 끊임없는 호기심과 질문이 있었으며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무모하리만큼 우직한 탐구와 도전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비단 과학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삶 속에는 너무나도 궁금한 것들이 많다. 아기들이 막 언어를 배우고 나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왜?’라고 한다. 엄마들은 아기의 끊임없는 호기심에 조금은 지쳐하면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대답해 주려 애를 쓰곤 한다. 그런데 왜 조금씩 커 가면서 그 왕성하던 호기심과 끊일 줄 모르던 질문들이 줄어드는 것일까. 그나마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수업 시간마다 손을 번쩍 번쩍 들고 엉뚱한 질문일지언정 툭 툭 던지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교실은 질문이 뜸해진다. 수행평가와 시험에 지친 아이들은 습득할 것이 너무나 많다보니 새로운 것을 알기 위해 질문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일에 소극적이 되어 가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질문이 있는 교실 만들기’를 가장 큰 교육 역점 사업으로 지정하고 이를 위한 연구, 연수, 수업 공개 등을 다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침묵하는 교실을 활발한 질문의 광장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첫째, 질문이 허용되는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 교과 진도에 신경을 쓰느라 수업과 관련이 없는 질문이 나오면 묵살해 버리는 교사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오히려 독창적인 질문이 나왔을 때 이를 환영하고 교과와 연계시켜 준다면 다른 친구들도 마음을 열고 질문하기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남의 눈을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에게만 특별히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을 때 아무도 발언하는 사람이 없어서 결국 중국 기자에게 마이크가 돌아갔던 일은 지금 생각해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혹시 내 질문이 형편없으면 어쩌나, 다른 사람들이 흉을 보지는 않을까 주저하다가 결국 침묵을 택하게 되는데 이를 과감히 깨뜨릴 용기가 필요하다.
셋째, 질문은 배움을 확장시킨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수동적으로 주입된 지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망각의 늪으로 사라지게 되지만, 나의 절실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 답을 얻고자 스스로 탐구한 결과는 평생 잊지 못할 배움으로 남는다. 상호 질문을 통해 배움을 완성하는 유대인의 하브루타 교육처럼, 상하가 아닌 또래간의 수평교육 또한 중요한 열쇠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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