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에서 출력까지

컴퓨터는 입력장치(Input) 중앙처리장치(Central Process Unit) 출력장치(Output)로 구성되어 있다. 키보드나 마우스 그리고 스캐너나 카메라와 같은 장치를 통해 입력된 정보는 프로그램된 중앙처리장치의 프로세스를 거쳐 그 결과를 스크린이나 프린터 등의 장치를 통해 출력한다. 요즘은 컴퓨터가 하던 일들 대부분을 스마트폰이 하고 있다. 문제는 그냥 ‘중앙처리장치’가 아니라 ‘프로그램된 중앙처리장치’다. 애플앱스토어의 앱수는 220만개, 구글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의 응용프로그램수는 110만개 이상이다. 컴퓨터는 사람의 원리를 구현하여 만든 것이니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감각기관을 통해 사실이나 정보가 입력되면 행동이라는 출력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생각이라는 프로세스를 거치게 된다.

추론의 사다리

행동과학자 크리스 아지리스는 “추론의 사다리”라는 논리로 각자의 생각이 얼마나 다를 수 밖에 없는지를 설명해 준다. 사실이나 자료를 접할 때 과거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필터링을 하여 필요한 자료만 취사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료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이 부여한 의미를 가지고 가정을 한 후 그 가정에 의해 결론을 내리면 그 결론이 믿음이 되어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에 자료를 선택할 때는 이렇게 만들어진 믿음이 다시 토대가 된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 두 사람 사이의 대화에 있어서도 서로의 경험이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필터링부터 달라지기 시작하여 가정 결론 믿음 행동에 이르면 서로 대립되기 십상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주관적인 경험과 객관적인 현실이 일치된다고 믿고 있으며 자신이 선택한 것을 다른 사람도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남을 잘 아는데 남은 나를 모른다고 착각한다. 자신을 평가할 때는 상황 때문이라고 하면서 너그러워지고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는 인격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강한 잣대를 들이대기도 한다.

천차만별한 사람의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론의 사다리는 여덟 단계뿐이기에 자칫 비슷한 사람도 많겠다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경험에 의한 필터링’ 한 단계에서만 해도 330만 개 이상의 응용프로그램수와는 비교도 될 수 없는 많은 경우의 수가 있으므로 칠십억 인구 어느 누구 하나 진심어린 동의를 얻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게 기대했다가는 바로 실망으로 연결될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 창조의 질서가 있다. 서로 다르기에 보완이 되고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서로 협력하고 서로 채워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며 이러한 합력과 공생관계가 형제의 사랑이고, 주님의 뜻을 이뤄가는 성도의 삶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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