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어려움 중에 있습니다.
순교영성 회복에 문제 해결의 키가 있다고 봅니다.
모든 답은 성경 안에 있지 않겠습니까?
성경이 말씀한대로 사는 것, 그것이
순교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시 : 2015년 5월 8일
■ 장소 : 병촌교회 순교 및 안보기념관 내 카페
■ 대담 : 박병득 편집국장
■ 사진 및 진행·정리 : 박덕환 기자

충청남도 논산시에는 예수를 믿으면 다 죽여 버린다는 공산군의 위협과 고문 속에서도 신앙을 잃지 않았던 성도 66명이 순교 당한 병촌교회가 있다. 교회 직원, 세례인, 학습인, 구도자, 학생과 유아까지 66명에 이르는 성도들이 공산군에게 구타당하며 고통 받다 구덩이에 그대로 묻혔다. 전체 성도 74명 중 무려 66명이 희생됐다. 이들을 기념하며 순교기념비가 교회 앞에 자리해 있다.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 순교신앙의 모범으로 꼽히고 있는 병촌교회가 지난 5월 7일 순교 및 안보기념관을 준공했다. 지난 2003년 13대 담임목사로 부임해 숨겨진 병촌교회의 순교신앙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세상에 알려왔으며 오랜 기간 금식기도로 준비해 순교 및 안보기념관을 건축한 임용한 목사를 만나 순교 기념관 건축과 순교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66인 순교 및 안보기념관이 지난 2014년 3월 착공예배를 드리고 드디어 5월 7일 준공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 개교회 차원에서 이러한 형태의 기념관을 건립하고 운영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인데 어떤 의미와 목적으로 건축을 하게 되었습니까?
  참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어 뜻 깊은 행사를 가졌습니다. 기념관을 건축하게 된 것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첫째는 한국교회에 점점 희미해지는 순교영성을 회복하기 위함입니다. 극도의 공포와 죽음 앞에서도 신앙을 지킨 66분의 순교신앙이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귀 기울이고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공교롭게도 66분이 순교했는데 여자가 39분 남자가 27분입니다.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그리고 전체 성경의 권수랑 딱 맞습니다.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66분들이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썩어지므로 우리 교단이 은혜 가운데 부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또 하나는 젊은 세대의 안보교육을 위해 만들었습니다. 몇 년 전 백선엽 장군을 모시어 특강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남자 고등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군대를 안갈 수 있나’ 진지하게 질문하는 모습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젊은 세대에게 안보교육이 매우 시급하고 위중하다고 느껴서 기념관을 안보교육관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요사이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등에 대해 ‘자작극’이네 어쩌네 하는 말들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고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국가가 없으면 평안한 신앙생활이 어렵지 않습니까. 안보를 강조해야할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연무대 육군훈련소가 가깝습니다. 향후 그곳과 연계해서 젊은 군인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뿐 아니라 안보교육과 순교영성을 전하는 곳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기념관이 하얀색 건물에 붉은 기와를 얹은 매우 아름답고 현대적 모습을 하고 있는데, 어떤 구조로 이뤄졌는지 건축물에 어떤 특별한 의미를 담으려고 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먼저 순교 및 안보기념관은 우리나라 최고 건축가로 알려진 건국대 강병근 교수께서 설계해 주셨습니다. 강 교수님은 외도 보타니아, 가평군 쁘띠 프랑스, 제주도 애코랜드 등을 설계한 저명하신 건축가이십니다. 외도에서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경험한 후 수소문해 모셨는데 취지를 전해 듣고는 아무런 보수 없이 설계해주셨습니다. 정말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또한 2층에 마련한 카페도 우리나라 최고의 바리스타로 알려진 이동진 집사님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살펴주시고 섬겨주셨습니다. 커피 잔부터 건축물까지 모든 것이 많은 분들의 섬김과 헌신으로 이룰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진심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건물외부는 흰색 벽과 붉은 기와로 이뤄졌습니다. 흰색은 신자들의 순결을 의미하고 붉은색은 순교의 붉은 피입니다. 건물의 메인홀은 예배와 탐방객들의 기도처소로 또 결혼식과 음악회 등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메인홀의 전면과 측면의 전시관에는 순교자들의 유품과 사진을 전시합니다. 그리고 안보와 관련한 자료를 전시해 순교자들과 안보교육의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2층 카페는 탐방객들과 자연스러운 전도의 통로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개 교회가 이런 규모로 순교 및 안보교육관을 건축해 운영하는 사례는 아마도 우리나라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골에서 이 정도 규모의 교회를 건축한 것이 놀라운데 성도들의 헌신이 없었으면 불가능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떻습니까?
  물론입니다. 전적으로 성도님들의 참여와 헌신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참으로 많은 수고가 있었습니다. 먼저 강건한 기도팀이 있었습니다. 순교기념관 건립은 재정적인 문제도 있지만 그 전에 영적인 전쟁의 일환이라는 마음으로 처음 준비부터 건축을 마무리 할 때까지 어린이교회학교 학생부터 노년의 성도까지 릴레이로 금식기도를 했습니다. 거의 모든 교회 구성원들이 동참해서 기도로 준비했습니다. 기도의 힘으로 이룰 수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기념관 주변으로 조경을 조성했습니다. 지금도 아름답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역의 명물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조경에는 전종현 집사와 송순구 권찰님의 땀과 헌신이 배어있습니다. 두 분 집이 전주입니다. 두 분은 거의 매일 출근해 사비를 털어 잔디와 나무 꽃을 심고 돌봐주셨습니다. 오직 하나님이 주시는 상급을 바라보며 기쁨으로 헌신하셨습니다. 건축위원장 김경희 장로님을 중심으로 전 성도가 음지와 양지에서 기도와 헌신 그리고 물질로 섬겨주셔서 오늘의 감격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불평 없이 감사함으로 전적으로 참여해 그림 같은 작품을 만들어준 성도님들이 진정 자랑스럽습니다.

  2003년 13대 목사로 부임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교회에서 사역하는 것과는 마음가짐과 목양의 태도가 달랐을 것 같은데 어떤 마음으로 목회해오셨나요.
  무엇보다 영적으로 거룩한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목숨을 던지고 신앙을 지킨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목회를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또한 교회 식구들을 남다른 그리스도의 강병으로 양성하기 위해 여러모로 엄격하게 훈련시켰습니다. 기도와 성경공부, 전도, 선교봉사에서 ‘역시 순교자를 배출한 교회는 남다르다. 순교자의 DNA를 지키고 있는 교회다’라는 평을 들으려고 성도들과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이번 건축과정을 돌아보니 역시 우리 성도들 안에는 순교자들의 피가 흐르는 것 같아 매우 보람됩니다.

  한국교회가 순교의 피값으로 세워졌는데 요즘 교회 안팎을 둘러보면 정직, 자기희생 등을 잃어버린 것 같아 아쉽습니다. 지금 시대에 순교정신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한국교회가 여러모로 어려운 가운데 있습니다. 그 원인은 순교정신을 잃었기 때문이고 문제의 해결 또한 순교정신 회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 순교정신은 ‘삶으로 아멘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는 데로 가르치고 가르치는 데로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교역자들과 신도들이 한국교회를 병들게 했다고 봅니다. 교회 안과 교회 밖의 삶이 다르다면 스스로의 신앙을 돌아봐야 합니다. 하나님과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성실한 목회자와 신자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고 하셨는데 우리 가운데 당당하게 돌로 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요. 믿는 사람들이 돌을 던질 수 있을 만큼 정직하게 살아갈 때 사회도 바르게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허물이 많지만 이것에 한국교회 회복의 키가 있다고 봅니다. 모든 답은 성경 안에 있지 않겠습니까? 성경이 말씀한데로 사는 것이 순교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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