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현 목사

대전시에서 최근 신도시로 각광받고 있는 지역이 있다. 도심 속 외딴 숲으로 불리는 노은지구이다.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 모든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 노은지구는 대전시 젊은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지역으로 선호되고 있다. 대덕연구단지에 인접해 있어 연구원들이 많이 거주하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대전시 월평동에서 횃불교회라는 이름으로 15년 전 창립된 노은교회(담임 김영현 목사)는 지난 2004년 이곳에 교회 건축을 마치고 입당했으며, 2009년 현 김영현 목사 부임 후 새로운 교회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노은교회는 과거보다 현재가 그리고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교회이다. 노은교회에는 아픈 과거가 있었지만 김영현 목사와 성도들의 눈물과 헌신 그리고 기도로 지금은 많이 안정을 찾았다. 6년 전 김영현 목사가 노은교회 4대 담임목사로 부임할 당시 성도들은 많이 지쳐있었다. 부채 상환과 교회의 수리 및 보수작업 등에서 오는 경제적 어려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잦은 교역자의 교체 등에서 얻은 불신과 상처가 깊었다.
김영현 목사는 부임 후 어려운 교회의 형편을 감안하여 교역자에 대한 기본적 예우를 거의 다 포기하였고, 부교역자 없이 사역했다. 부채상환으로 교회 재정이 어렵기도 했지만 신자들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앞섰다. 부임 초기 노은교회 신자들은 김 목사를 신뢰하지 않았다. ‘젊은 목사가 얼마나 버틸 수 있겠나. 얼마 있지 않아 또 떠날 것이다’는 불신이 깊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이때를 회상하며 김 목사는 “목회자가 진심을 담아 사역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헛수고였습니다. 쇼맨십도 단발성 이벤트도 소용 없었습니다. 성도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목회자인 제가 먼저 그리스도인다운 성품과 삶을 보이는 것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난 6년간 성도들에게 ‘말로’ 지시하지 않았다. 몸소 모범이 되려고 노력했다. 교회청소는 물론 새벽기도 차량운행도 매일 직접 했다. 말씀생활과 기도생활에서도 성도들에게 먼저 실천을 보임으로 따라 올 수 있도록 했다. 김 목사는 “말씀생활은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 것만이 아니라 말씀대로 사는 모습을 아우릅니다. 성경을 열심히 읽기도 했지만 말씀대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니 우리교회 성도들은 몰라서 못했던 것이 아니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목회자를 따르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고 했다.
이후 고목나무에 새잎이 돋듯 목회자를 향해 단단히 굳어 있던 노은교회 성도들 마음에 신뢰의 잎이 돋기 시작했다. 시켜도 하지 않던 말씀공부, 기도생활, 봉사와 섬김이 조금씩 새어나오더니 어느 순간 마치 전염병이 퍼지듯 성도들 사이로 퍼져 이제는 스스로의 필요와  기쁨 속에서 교회를 섬기고 신앙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김 목사는 “지난 시간들은 저뿐 아니라 우리 노은교회 성도에게도 참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진심을 알아주고 따라와 준 성도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는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을 바라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미래를 말할 때입니다”고 지면을 빌어 성도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김 목사는 끝 까지 사명의 자리를 지켜왔던 개척멤버들을 소개했다. 그들은 지금까지도 노은교회를 평생 섬기는 것을 사명으로 알고 있으며, 새벽마다 도마동, 월평동, 괴정동 등 대전 각지에서 새벽예배를 지키며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특별히 김 목사는 윤상인 장로와 김신호 피택장로에게 감사하다고 한다. 윤상인 장로는 교회의 살림꾼으로 어려운 재정 가운데 살림을 착실하게 챙겨 교회가 안정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김신호 피택장로는 대전시 교육감과 교육부 차관으로 공무가 아무리 바빠도 공예배를 꼭 드리려고 애쓰는 모습에 김 목사는 늘 감사하고 든든했다고 한다.
교회의 미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영현 목사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단지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다’는 말씀처럼 바로 ‘지금 이곳’의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해 신앙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김 목사의 신념이다. 평소 김 목사는 신자들에게 예배드리는 마음의 자세를 강조한다. 마음을 다해 드리지 않는 예배는 예배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말씀과 예배, 기도와 전도 등 기본적인 것에 마음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길을 인도해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주님께서 큰 것을 보여주시리라 믿고 그렇게 나아가려고 합니다. 그것이 저희 교회의 미래 계획입니다”고 했다.
노은교회는 5월에 임직식을 갖는다. 이번 노은교회의 임직식은 여타 교회의 평범한 임직식과는 다르게 상처와 불신에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축제의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양 격언에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라는 말이 있다. 또한 비슷한 의미로 동양에는 ‘호시우행(虎視牛行)’이라는 말을 쓴다. 느리지만 천천히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주님 주신 길을 걷고 있는 노은교회에 주님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      
박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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