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신학대학간 관계 설정 불명확하면, 설립학교 빼앗겨
총신대 총학·신대원·민주동문회 “총장·이사장 사퇴” 요구

교회개혁실천연대와 총신대학교 민주동문회(회장 김영운·영어교육과 85학번), 그리고 총신대 학부 및 대학원 졸업생 목회자들은 지난 11월 15일, 총신대 에서 기자회견 및 연일 릴레이 1인 시위선포식을 갖고 총장 및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총신대 학부와 신학대학원생, 그리고 양심적인 교수들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하게 된 이유는 총신대 총학생회 및 신학대학원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재단 이사회 임기 및 총장 정년에 대한 총회 결의’를 지지하는 서명운동 및 ‘총신 개혁 정신 추모기도회’ 등 집회가 벌어졌고, 총신대 신대원 교수 14명도 지난 10월 23일, 성명을 발표하는 사태가 벌어져 졸업생들도 지지 운동을 펼치기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현재 ‘재단이사장의 총회결의 원인무효 및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이 진행 중이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총회장 백남선 목사) 내부에서는 “총신대가 총회결의를 따라야 한다”는 총회 입장과 “사학법을 고려하지 않은 총회결의에 무리가 있었다”는 학교 당국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윤 목사(평화교회 담임)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길자연 목사는 이미 목회에서 은퇴한 상태이고, 금권 비리, 교회 세습, 정계 유착 등에 대한 지적을 받아 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던 인물”이라면서 “그런데 1년 전, 운영이사회가 이러한 문제점을 묵인하고 선출한 데서 문제가 발단된 것”이라고 성토했다.
또한 김영운 회장은 “그래서 대다수 후배들이 총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특정 후보의 자질과 이사회의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그런데 길자연 총장은 선출 이후에도 ‘학교법인 칼빈신학원 임원취임 승인취소’를 비롯한 각종 소송 문제들에 휘말려 문제를 일으켜 왔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파장이 일자 지난 3월 28일, 길자연 총장 스스로가 교계 언론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이 발표를 번복하며, 자신의 거취를 확고히 하려고 하는 중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러한 학교 사태에 대해 예장 합동 총회는 지난 9월 23일, 광주 겨자씨교회에서 열린 제99회 총회에서 ‘총장 즉각 사퇴’에 대한 목소리를 더욱 명확하게 하는 분위기였다. 이는 총회 통상회의 때, 길자연 총장과 총신대 재단·운영이사들을 성토하는 헌의안이 36개나 올라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결국 합동 총회는 지난 99회 총회에서 70세 정년제가 적용되지 못한 총신대 총장 선출 절차를 문제 삼아 재단 및 운영이사와 총회 관계자 등을 조사 처리키로 결의함과 동시에 70세 정년 준수, 4년 임기 1회 연임ㆍ중임토록 하는 정관개정안을 즉시 시행할 것을 결의했다.
이번 총회의 결의에 따라 길자연 총장과 김영우 재단이사장의 적법한 임기는 끝난 것이다.
그러나 길자연 총장은 현재까지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고, 재단이사들이 6명이 대거 사퇴했다. 또한 재단이사장인 김영우 목사는 총회를 상대로 ‘총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을 법원에 제기했고, 법원은 이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합동 총회의 결의가 사학법의 규정과 상충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1민사부(재판장 김재호)는 “총회결의는 학교법인 이사회에 정관개정을 지도하는 차원을 넘어서 사립학교법에서 정한 이사회의 의결사항인 정관변경권 및 임원의 임면권을 사실상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게 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처럼 법원마저 김영우 재단 이사장의 ‘총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총신대 사태는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대 사태가 불씨 지펴

이러한 기독교 설립 학교의 사태가 이미 연세대학교에서 벌어진 바 있다. 연세대 법인이사회가 지난 2011년 10월 27일에 교단파송이사제도를 정관에서 삭제해 기독교단들의 강한 반발이 일어난 적이 있다. 이때 학교법인 연세대 방우영 전 이사장(조선일보 명예회장)이 직권으로 상정한 “기독교계 인사의 이사 추천권 4명을 ‘기독교계 2명’으로 포괄적으로 적시”한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반발해 한국교회는 연세대 사유화 저지를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위원장 박위근 목사)를 구성하여 공동으로 대처했다.
이 정관 개정 이전까지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대표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기독교대한감리회·한국기독교장로회·대한성공회 등에서 이사를 각 1명씩 추천해왔는데, 결국 학교법인이 4개 교단의 이사파송 조항을 정관에서 삭제한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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