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으로서의 설교자

 설교자란 누구인가? 몇 번에 걸쳐 설교자에 대한 대표적인 이미지들을 논한 바가 있습니다. ‘ 대사’로서의 설교자, ‘목회자’로서의 설교자, 그리고‘스토리텔러'로서의 설교자가 바로 그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설교자로서의 이미지가 있는데 그것은 ’증인(witness)'으로서의 설교자입니다.

‘증인’이란 법률적인 용어로써 재판 시 법정에서 재판관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실대로 진술하는 사람인데 설교자를‘증인’으로 보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미국의 설교학자 Thomas G. Long에 의해 강조되고 있는데, 이‘증인’은 마치 강단에 서서 뭔가를 증거 하는‘설교자’의 입장과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증인’이란 증거하기 위해서 보냄을 받은 자로서 증인의 증거는 하나님의 말씀이며 동시에 하나님 자신이고, 증거의 대상은 모든 사람들에게 선포하는 것이며, 증거는 단지 말 뿐만이 아니라 말과 행동을 동시에 필요로 하며 증인 전체의 삶이 곧 증거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Long에 의하면‘증인’은 두 가지 자격을 필요로 하는데 하나는 뭔가를 목격한 사람이어야 하고, 또 하나는 그것에 관해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러나‘진실’을 말해야만 한다는 면에서는 증인의 성격을 중요시 여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증인이 사실대로 말하지 않음으로 여러 사람이 상당한 타격과 피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증인은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진실을 말해야 하는데 신약성서에서 증인의 의미가‘순교자’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설교자의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사실 회중 가운데 설교자 보다 더 많은 종교적인 경험을 한 사람들도 있고, 세상적인 지식도 더 많을 수 있으며, 심지어 성경이나 신학 지식에도 설교자를 능가할 수 있는 분들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설교자의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설교자의 권위는“성직으로 부름을 받은 권위요 교회의 회중으로부터 확인된 권위요 설교하고 목회하도록 별도로 구별된 권위이며 아울러 증인으로서 증언을 하기 때문에 오는 권위입니다.”그렇다면‘증인’으로서의 설교자의 중요한 일차적인 사명은 설교자가 증거 하는 사건을 통해 청중은 하나님과 만나는 경험을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설교자가 설교할 본문을 가지고 설교문을 만들기 위해 단지 본문에 대한 정보나 부수적인 자료들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설교자의 본질적인 임무가 설교자의 증거 되어지는 말로 인해 청중이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을 경험하도록 하며 오늘 우리의 현실 가운데 부르시는 하나님께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라면 설교자는 무엇보다도 먼저 본문으로부터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기다리며 하나님과의 만남을 고대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설교자의 가장 으뜸된 사명이라고 말할 수 있고, 여기로부터 설교자의 진정한 권위는 세워지는 것이지요.

 한 걸음 더 나아가‘증인’으로서의 설교자는 증거의 내용 뿐 아니라 청중이 효과적으로 증거의 내용을 잘 알아듣게 하기 위한 다양한 수사학적 방법을 요구합니다. 왜냐하면 증인은 추상적으로 증거 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들은 사건을 정확하게 전해야 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말과 형태를 찾아야 합니다. 현대 설교학에서 효과적인 메시지의 전달을 위해 설교의 내용만큼이나 설교의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강조하고 있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목사 백운주
인천중앙교회 담임목사
서울신대 설교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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