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로드 모네

인상 -해돋이 (Impression - Sunrise)

북한산을 다녀올 때 가끔 차안에서 일몰을 맞을 때가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태양이 저물어갈수록 점점 커지는 거예요. 다시 나타날 땐 조금 전보다 더 커져 있구요. 언젠가 일출을 보기위해 무박이일 여행을 정남진 장흥으로 간적이 있습니다. 태양이 수평선에서 솟아나는데 제가 본 가장 큰 태양이었어요. 태양만 그런 게 아니라 달도 그렇죠. 어느 순간 빌딩사이로 밝고 환한 달이 두둥실 떠올라 있을 때 아니 달이 왜 저리 큰가...오늘 달은 어제 달이 아닌가, 난데없는 생각을 저만 한 게 아닐 거예요. 조금 지나 중천에 떠있으면 달은 다시 작아져 있구요. 왜 똑같은 달과 태양이 어느 순간 더 커 보이는 걸까요. 과학자들도 정확한 답은 모른 채 배경과 방향에 따른 일종의 착시‘錯視’현상 이라고 추론하더군요. moon illusion. 즉 시각이 주가 아니라 인식의 과정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라고 합니다.

2013년이 과거라는 시간 속으로 성큼 사라지고 201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변함없는 태양이 떠오르지만 마음 다짐을 새롭게 하기에는 아주 좋은 시간입니다.

클로드 모네의 ‘인상-해돋이’입니다. 지금에야 유명하기도 하고 그래서 일견 평범해 보이는 그림이지만 그림의 내면으로 들어가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검은 색을 사용하지 않고도 어둠을 표현할 수 있다는, 휘도의 차이로 어둠을 그려낸, 이제까지 없던 아주 새로운 시작이 자리하고 있죠. 그 때 까지 밤은 그저 검은색이었는데 모네는 밤에 대한 새로운 해석, 검은색이 아니라 빛의 문제라는 것을 선언한 거예요. 사물의 형상을 선명하게 그리지 않은 채 빛과 그림자의 효과를 통해 인상을 표현한 그림, 바다와 하늘을 구분하는 것도 색채죠. 당시에는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아주 섬세한 붓질이 유행하던 시기였는데 이런 거친 붓놀림의 그림은 심사위원들에게 성의 없는 그림으로 비친 거죠. 당연히 전시회에서 낙방하고 뜻을 같이하는 작가들과 ‘낙선작가전’을 개최하는데 관객들에게도 여전히 비호감으로 비쳐집니다. 르 피가로의 한 기자는 이 작품을 비롯한 전시회 출품작과 작가들을 비난하는 투로 모네의 작품 제목을 빗대어 인상파 (Impressio nism)라고 비꼬았는데. 모네는 이 이름을 자신들의 정식 명칭으로 사용하죠. 그 유명한 인상파라는 이름이 시작된 지점.

매우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전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 그 성기고 거친 붓질에서 하나님의 뜻을 읽어내곤 합니다. 모네의 해돋이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굵은 붓질이죠. 무엇을 나타내는지 잘 알 수 없어요. 그러나 조금 거리를 두고 보면 거기 섬세한 그림으로서는 다 담을 수 없는 아주 멋진 바닷가 풍경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거리는 시간과 미래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눈 앞만 바라본다면...문 일루션..에 빠지는 거죠. 문 일루션 속의 시간이 매혹적이기는 하나 그곳에만 머무르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바특합니다. 가끔은 내 삶을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처럼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성찰의 시간을 지니실 수 있기를, 착시와 함께 존재하는 눈(眼)보다는 약속을 믿는 소망의 눈이 커지는 2014년이 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행신중앙교회> 위영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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