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경매로 처분되는 교회가 급증하고 있어 건축을 준비하거나 건축 중인 교회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거액의 은행 빚을 지면서까지 교회를 무리하게 건축했으나 결국 대출금을 못 갚고 불경기 탓에 신도들의 헌금마저 줄면서 이 같은 현상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부동산경매업체 ‘부동산 태인’에 따르면 전국 기준 올해 1월~6월 법원경매에 나온 종교시설이 지난해에 비해 22.4%가 증가했다. 또한 경매에 나오는 종교시설 물건수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2000년대 중·후반 부동산 활황기 시절에 대출을 받아 종교시설을 증축했거나 신축한 곳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 때 증축하거나 신축한 건물 중 원리금을 제 때 내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회가 경매로 넘어가게 되는 극단적인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교회 건축 관련 전문가들은 그 첫 번째 이유를 무리한 건축비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하고 교회 재정규모와 비교해 너무 많은 비용을 금융기관 대출에 의존한 것에서 찾는다. 좀 더 치밀한 계획과 준비로 건축에 임해야 하는데 ‘건축만 마무리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안일하고 막연한 기대가 과도한 대출로 이어지고 급기야 교회를 경매로 처분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분당에서 감정가 526억 원짜리 교회 건물이 경매로 나와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서울 강남에서 개척해 성실히 성장하던 해당교회는 신도시 내 건축이 장밋빛 미래를 약속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무리하게 건축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교회건축이 곧 교회 부흥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시대착오적 생각이 무리한 건축을 하게 된 동기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교회 목회자는 “어느 때부터인가 성전을 크게 건축하는 것이 목회 성공의 지표가 되기 시작했다. 주변 목회자를 보면 경쟁적으로 무리하게 빚을 내면서까지 교회를 확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이 여파로 나중에 빚더미에 앉게 되고 또 교인들의 헌금도 줄어들면 교회를 어쩔 수 없이 경매에 넘어가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셋째, 건축도 경영이라는 개념에서 예산을 사전에 잘 계획하고 관리해야 하는 데 관리부재로 예상치 못한 비용을 너무 많이 지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교회건축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전문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한 계획과 관리로 건축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게 되는 큰 이유이다.
이 밖에도 잘못된 협력업체를 만나 건축과정에서 비용낭비를 초래하는 것도 교회가 어려움을 겪게 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종교시설 경매 물건이 꾸준히 나오곤 있지만 종교시설 낙찰률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2010년까지 19~20%선을 보이던 낙찰률은 2011년 15.54%, 지난해 16.03%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 1월~6월까지도 낙찰률이 15.69%를 기록했다.
서울 강동구 한 공인중개사는 “종교시설은 건물과 토지가 넓어 고가 물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경매를 통한 개인 투자가 기피된다”라며 “또 종교시설을 종교단체가 아닌 개인이 낙찰 받는다 해도 활용성이 떨어져 입찰을 시도하는 투자자도 적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국내 대표적 교회건축 컨설팅 및 CM(건설사업관리)전문기업 ㈜히람씨엠 김철원 대표는 “예산을 철저히 계획해 건축과정에서 예산이 증가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교회가 욕심을 부리지 말고 교회 규모에 대해 기능적으로 해결해 적게 건축하려는 절제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최고의 교회 건축이 아니라 교회 형편에 맞는 최적으로 교회건축이 계획되고 건축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교회 건축에 전부를 올인하지 말고 건축 후 부흥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비용을 남겨두고 교회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재정적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부 목회자들은 지금이라도 은행 대출을 통한 건물 확장을 중단하고 세속적 교회 성장에 치중하는 일이 중단돼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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