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제자들의 면면을 보면 그리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또한 3년 동안 훈련했지만 불행하게도 이들은 마지막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하나같이 낙제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이미 예수님은 제자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분명한 자격기준을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16:24)고 하셨다. 이 말씀에서 예수님이 가신 길과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을 보여주신다. 주님은 하늘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실 때부터 이미 모든 것을 철저하게 준비하셨지만 나는 나 자신이 져야 할 십자가에 대해서 너무 소홀히 다룬  것이 사실이다.
주님을 믿는 자로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이 참 어렵다. 특히 순종이 안 되어 어렵다. 자기부인 혹은 자기 십자가를 져야하는 일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다. 목사와 성도들도 이것을 어렵게 생각하고 지나쳐 버린다. 
십자가를 지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럽게만 느껴진다면 가장 중요한 기독교 복음의 정수를 놓치고 마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누릴 수 있는 기쁨은 흔한 만큼이나 가벼운 것이다. 그러나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기쁨은 이 세상의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이후 가장 주목받던 인물은 역시 베드로였다. 한때는 예수님을 가장 사랑한다고 했던 자였다. 다른 사람이 자기와 비교하면 화를 낼만큼 자신감에 차 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실패했다. 턱걸이도 못했다. 베드로는 이런 날이 올 줄 생각했겠는가? 완전한 실패였다. 그걸 생각하니 주님 앞에 나설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의 실력과 장담은 사실  허세(실속없이 겉으로만 나타내는 기세)이고 허영(분수에 넘치는 영화)이며 허구(사실이 아닌 것처럼 조작) 허수, 허위(꾸며낸 거짓) 등  그의 실력은 가소로운 것이었다.
부활하신 후 마침내 예수께서 디베랴 바닷가에 찾아오셨다. 왜 찾아오셨는가? 아침밥이나 먹고자 오셨는가? 차나 한잔하며 위로해 주기 위해 오셨는가? 아니다. 이제 주님은 하늘로 승천하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더 이상 베드로를 볼 수 없다. 3년이나 예수님과 함께 살고 함께 다니면서 엄청난 제자로서의 훈련을 받았던 제자였다. 그 아침에 주님은 베드로에게 마지막 유언과도 같은 말씀을 전하시고자 조용히 아침에 찾아오신 것이다. 오늘 본문을 통해 성령께서 주신 통찰을 가지고 두 가지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마지막으로 말씀하신 내용을 살펴보자.
주님은 평소에 말씀하셨던 제자의 자격기준을 상기시켜주는 말씀을 하셨다. 하지만 그는 이미 탈락했던 사람이다. 스스로 그 제자의 자리를 떠났던 사람이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16:24)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눅14:27) 결정적인 순간에 그는 이 이야기를 싫어했고 이러한 상황을 피했다.
십자가를 생각할 때 자기 부인은 피할 수 없다. 자기 부인이 무엇인가? 나에 대해서는 언제나 NO(아니오) 라고 말하고 하나님에 대해서는 언제나 YES(예)라고 말해야 한다. 예수를 믿는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이다. 옛 자아는 죽었다. 자기를 부인하는 것은 옛 자아와 욕심을 부인하는 것이다. 얼만 큼 부인해야 하는가? 베드로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씩이나 부인한 것처럼 부인하고 나중에는 저주까지 하면서 부인했던 것처럼 나를 철저하게 부인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도 예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철저히 자기 부정과 자기 십자가를 지기 원하신다. 예수님이 나의 구주가 되신다는 그 고백에만 맨날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예수께 충성을 맹세한 사람답게 그 분이 원하시는 수준에서 살아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식사를 마친 후에 두 번째 말씀을 하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라는 질문이다. 여러분, 미안하지만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동기를 한 번 점검해야만 한다. 
주님의 질문에 베드로는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을 주께서 아시나이다.”이다. 그러나 베드로의 실패는 어디에서 왔는가? 딱 한가지였다. 그것은 “사랑”부재였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할 줄 알면 주님의 양을 먹이고 칠 수 있는 유일한 자격이 있음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옳다.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절실하고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우리 교단이 혼란스러운 것은 자기 십자가를 지지 않으려는 데 있다. 아울러 주님사랑의 마음을 시급하게 회복해야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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