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이들 사이엔 포틴스데이(14th day)가 유행입니다. 사랑을 고백하기 위한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더 깊은 사랑을 확인하기 위한 로즈데이, 연인들이 키스를 나누는 키스데이 등등. 매월 14일마다 세상은 상업주의로 한 몫을 보고, 사람들은 서로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즐겁게 기념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에게도 기억하여 기념할만한 절기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부활절을 기다리며 지금 우리는 사순절의 막바지 고난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념 예배는 대중들이 즐기는 문화콘텐츠와 무엇이 다릅니까? 예술제의 형식으로 발표되는 절기 칸타타나 기념 성가에 유료 음악 전공자들을 세워 그들의 뛰어난 음악적 기교를 감상합니다. 성경인물을 소재로 극화한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은 내용의 중심 메시지는 사라진 채 웃음의 쇼로 둔갑하여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현대예술의 유쾌한 특징인 키치가 기독교적 진리를 삼켜버리는 이 현상을 우리는 직면해야 합니다. 그 책임이 바로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의 이야기는 단순한 용서가 아니라 승리의 선포입니다.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5:43)” 예수님이 요구하신 사랑은 십자가의 사건 이전부터 그 완성에 이르기까지 범접할 수 없는 요구였습니다. 주님은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5:17) 말씀 하셨습니다. 율법 안에서 우리는 판단되어야 하는데, 부활은 율법을 완전하게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모세로부터 받은 율법을 잘못 이해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믿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되었던 율법의 완성을 이루신 것입니다. 예수님과 최후까지 가장 가까이 있었던 제자들도 그 체제 안에 있었지만 예수님이 이루신 율법의 완성이라는 체제에는 아직 속하지 않았습니다.
악에 대해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아마도 회피나 투쟁 혹은 제 3의 길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적대자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의 진보를 발목 잡습니다. 우리는 매일 변화하기 위하여 고통스럽게 애쓰면서 자신을 바꾸려 하지만, 우리 자신이 적대자들과 그 본질상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발견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악에 저항력이 없어서 패배한 것이 아닙니다. 이적과 기사로 모든 사람을 한 번에 무릎꿇릴만한 능력이 있었지만, 그 분의 목적과 방법은 비폭력과 무저항이었습니다. 인간으로서 가장 수치스러운 십자가에 달려 보혈을 흘리심으로 자기 백성을 죄로부터 해방하고 부활하여 율법을 완전케 하는 것, 그것만이 선으로 악을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수많은 교회와 기독교 지도자들이 세상 법으로 정의와 시비를 가리고 승리하는 것을 봅니다. 그것은 이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세속에 대한 기독교의 패배일 뿐입니다. 선으로 악을 이기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한 저항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를 생각해 봅시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며” (고전1:27) 십자가의 부활에 눈이 떠진 사람들은 이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바울은 “나에게는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 밖에는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갈 6:14) 라고 승리를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악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상징으로만 여긴다면 본문 말씀도 비유나 상징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오늘 우리가 부활을 구원의 새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우리는 여전히 율법 안에 있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고난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강한 저항이며, 부활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승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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