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년 전 선교사들에 의해 복음이 전해진 이후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으로 세계사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놀라운 부흥과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 땅에 기독교 문화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도 전에 점차 교회의 사명이 변질되고 그리스도인의 이중적인 생활로 말미암아 사회적으로 기독교에 대한 거부와 질타가 만연해 있다. 1517년 10월 31일 독일의 마틴 루터가 그 당시 부패한 교황과 가톨릭교회에 잘못된 점을 지적하며 비텐베르크 대학 정문에 내건 95개 조항의 반박문이 이제는 대한민국의 교회들을 향하고 있다. 한국교회에 새로운 종교개혁이 절실해지고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중세시대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부와 권력을 누리고 있다. 교회와 교인도 급속도로 성장하여 큰 무리를 이루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기독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기쁜 일이고 하나님의 살아 계심과 주님의 축복을 확인할 수 있는 일들이다.

그런데 이같이 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교회에 새로운 종교개혁이 필요하다는 외침이 교회 안팎에서 들려오고 있다. 성장과 양적인 팽창을 하다 보니 외향적인 것들에 도취되어 아름다움과 칭찬이 전부인양 스스로를 오만과 부도덕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다. 한국교회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그리스도인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며 세상을 향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는 성숙한 교회로써 성장하려면 무엇보다도 안팎으로 들려오는 비판의 소리를 외면하거나 무시하면 안 된다. 그것이 새로워짐의 출발이다.
한국교회를 병들게 한 요인 중에 가장 큰 것은 세속화에 따른 물량주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 성장이라는 미명하에 예수님을 벗어난 인간적인 방법을 통해 교회는 성장해 왔다. 한국교회를 박해하고 있는 가장 큰 힘은 돈이다. 목회자 세계에서도 큰 교회, 돈 많은 교회의 목사가 대접을 받고 재정이 빈약한 작은 교회나 개척교회 목사는 무시당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세상무리와 다름이 없고, 보는 방향에 따라서는 세상의 풍조보다 더 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것은 물질만능 시대인 현대에서 교회가 당하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 한국교회가 정치적으로 또는 다른 사상이나 종교로부터 박해를 받는 다면 목숨을 걸고라도 싸울 인물들이 물량주의라는 핍박 앞에서는 스스로를 속이고 스스로를 달래며 항복하는 자세가 교회 도처에서 보여지고 있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비극적인 현실이며 이러한 모습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와 다른 것이 무엇이냐’는 질타와 조롱을 받게 되는 처지에 있게 되었다. 이에 대해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등으로 섬겨오고 있는 김거성 목사(구민교회)는 “목회자의 목표는 목자장이 되시는 예수님을 본받아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고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데 두어야지 세속적인 성공에 두지 말아야 한다”면서 “말씀에 입각하여 작은 일에 충성한 결과 큰 교회로 성장하는 경우는 다르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은 많은 경우 교회를 통해서 세속적인 성공을 지향하는 목회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교회에는 분열의 문제가 있다. 한국교회는 수많은 교단으로 분열되어 있다. 그 큰 원인 중 하나가 교회 지도자들의 교권 싸움에서 기인된다. 한국교회 중 70%가 넘는 교회가 장로교회인데 250개 교단으로 갈라져 있다. 이면에는 명예욕과 이권이 개입되어 있다. 이 모습을 보고 교단을 염려하는 몇몇 지도자들이 총회에서 잘못을 지적하고 시정을 촉구하지만 온갖 권위와 조직을 동원하여 무시하고 오히려 정죄하고 자신들의 뜻대로 관철시키는 갈등과 분열을 보인다.
한국교회는 행함이 없는 신앙으로 세상으로부터 비판받기도 한다. 주님께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라(마7:13-14)”고 하시며 실천의 어려움과 함께 행함의 당위를 강조하셨다. 믿음과 행함은 마치 배의 두 개의 노와 같다. 한쪽만으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믿음처럼 그 믿음의 실천이 필요한 이유이다. 믿음만 있고 행함이 따르지 않는 한 쪽 신앙생활은 신앙의 편식을 가져왔고 지금 한국교회가 여러 가지 형태로 곪아가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종교개혁을 성공으로 이끈 가장 중요한 요인은 ‘복음’이었다. 극도로 타락한 교회에 대해 하나님께서 복음으로 무장한 자신의 사람을 통해 개혁을 가져오게 한 것이다. 495년 전 루터나 칼뱅은 하나님 앞에 바로 서고, 바로 살았던 사람들이다. 만약 목회자와 성도가 하나님 앞에 진실 되지 못하고 바로 살지 못하면 주님께서는 우리 한국교회에 정화(淨化)와 새로움을 선물해 주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하나님 앞에 진정으로 회개하고 스스로를 개혁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서 하나님 앞에 바로 서야 한다.
한국교회는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새로운 종교개혁이 필요하다. 세속화 되어 있는 교회, 너무 살이 쪄 비만한 교회, 이단 앞에 무기력한 한국교회는 이대로는 다시 일어설 수가 없다. 종교개혁은 신앙의 회복이며 진리의 회복이고 하나님과 세상과 교회의 바른 관계의 회복임을 깨닫고 그것을 위해 오늘까지의 구태를 기도와 회개로 벗어 버려야 한다. 그것이 한국교회가 살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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