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인 목사(충현교회 원로·사진)가 지난 6월 12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원로목회자 모임에서 “아들 김성관 목사(충현교회 담임)에게 교회세습을 한 것은 자신의 일생 일대 최대 실수였다.”는 참회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 발표 모습은 국내 굴지의 공중파 방송과 신문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돼 ‘교회 세습 문제’가 사회 이슈화 됐다. 이러한 파장을 예상하고도 성명서를 발표한 이유에 대해 김 목사는 “아들 때문에 이유 없이 해임 당한 수많은 부교역자들과 장로들, 그리고 권사, 집사, 성도 앞에 사과를 하고자 함이요, 더 나아가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회개하기 위해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이라면서 “더 늦기 전에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충현교회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마지막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성명서에서 김 목사는 원로목사의 위치에서, 담임목사를 세우는 과정에 관여하면서, 목회 경험도 없고, 목사로서의 기본 자질도 없는 아들을 세우기 위해 교단 헌법에 명시된 대로 공동의회를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으로 하지 않고, 찬반기립방식으로 진행해 위임목사로 세운 것이 나의 일생 일대 최대의 실수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임기동안 아들의 무능과 부정을 고발했다. 김 목사는 아들에 대해 “교회를 부흥시키지도 못하면서 거룩한 강단을 거짓과 욕설로 채웠고, 자기만이 복음을 소유한 자라고 외치면서 모든 목회자와 교계를 모욕했다.”며 “오는 12월 31일자로 충현교회 당회장, 재단이사장 등 모든 직책에서 떠나라! 물러나라! 임기 연장은 꿈도 꾸지마라!”고 성토했다.
또한 이를 의식한 듯 김 목사는 “아버지가 일본 칼잡이를 고용해 아들을 죽이려 했다는 거짓 설교를 해오면서 선량한 교인들에게 깊은 상처를 줘서 교회를 현저하게 쇠락케 하였으며, 수천 명의 교인들이 떠돌게 만들었다”면서 “아버지로부터 테러를 당했다는 것이 자작극이 아니었던가?”라고 반문했다.

세습 하지 말아야 후손신앙 정신 산다

이번 김창인 목사의 성명서 발표 이후 언론계는 때를 만난 것처럼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부각시켰으나 그렇지 않은 목회자 가문이 더 많다는 사실을 기억 했으면 좋겠다.
이번 김 목사 회개 성명서 사건을 바라보면서 그동안 3대째 맨손 개척해 서러운 길을 걸어 왔던 나의 목회 길이 떠올랐다.
할아버지 고 양춘식 목사(1917∼1993, 인천성광교회 설립)는 1960~70년대 한국 교회의 대부흥을 이끌었던 유명 부흥사다.
선친들은 성결교회와 아주 친밀했다. 그래서인지 최건호 목사(충무교회 원로·전 총회장)가 할아버지 목사의 목회 인생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김필수 목사(인후동교회 원로·전 총회장)가 존경하던 부흥사였고, 조관행 목사(창원교회)의 경우, 할아버지 목사 부흥회 참석해 은혜 받아 목사가 되었노라고 간증했다. 또한 김승복 목사(봉신교회) 부부도 할아버지에게 은혜 받아 목회자가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아버지 고 양용주 목사(1938∼2004, 청파중앙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전 총회장,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공동회장)도 전북 옥구군 신흥교회와 충남 서천군 장항읍 신창교회를 개척, 지역 최대의 교회로 만들었고, 서울 청파중앙교회에서 25년을 봉직했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이만신 목사(중앙교회·전 총회장)가 서로 좋은 동역자였다고 전했고, 이용규 목사(성남교회·전 총회장)가 한기총에서 제일 좋아 했던 인물이라고 고백했으며, 신청 목사(대전삼성교회)도 훌륭한 목회자였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선친 아래서 고생을 했던 이유는 선친들의 '맨손 개척' 지론 때문이다.
할아버지 양 목사는 평소 “목사는 부모를 의지해서 목회를 해선 안 되고 오직 성령의 역사로 개척 목회를 해야 한다.”며 “목사는 하나님의 종일 뿐이기에 하나님께서 사용하다가 부르시면 다른 사역자가 이어서 일을 해나가도록 물려주고 가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이 가훈에 따라 세습하지 않고 스스로 교회를 맨손 개척해 보니 목회는 사람을 의지하면 안 되고, 성령의 인도를 받아야 모든 일이 잘 해결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됐다.
따라서 정말 목회자들이 목사를 사랑한다면, 처절하게 주님만 붙잡고 기도하며 목회하도록 해야 신앙 정신이 살게 된다.

대형교회 세습이 종결되는 계기 되길

이번 김창인 목사의 교회 세습 회개와는 달리, 부임해 가기를 꺼려하는 농어촌교회 혹은 작은 교회들을 아들이 물려받아 교회를 생존케 하기 위해 목회하는 것은 오히려 권장할 만하다. 그러므로 ‘옳은 세습’과 ‘그른 세습’으로 나눠야 하고, ‘그른 세습’을 ‘대형 교회 세습’이라고 칭하기를 바란다.
 사실 김창인 목사는 대형 교회 세습을 시작한 인물이다. 다른 대형 교회들이 충현교회 세습 이후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바람이 불었다. 
성명서가 발표된 날, KBS 뉴스에서는 감리교에서 대표적인 교회들과 기타 유명한 대형교회들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 왜 세습을 하는 것일까? 이들의 철학 때문이다.
자본주의적 성공주의와 물량주의, 그리고 기복신앙으로 물들었기 때문이다. 은퇴하는 목회자들이 쌓아 놓은 교회 자산에 대해 무리한 욕심을 갖기에 세습을 하는 것이다.
이들은 사도신경을 왜 암송하는 것일까? 끝부분에 “…거룩한 공교회와…”라는 부분을 아무 생각 없이 암송하나 보다. 교회는 개인 소유가 아닌, 하나님의 거룩한 공회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토록 자식을 성공시키고 싶으면, 사업을 시켜야 한다. 하긴 사업 중에 제일 안정된 사업은 자본주의 교회일 것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비싼 피 값을 주고 산 곳이다. 이것이 디히트리히 본 회퍼 목사가 말한 ‘값진 은혜’이다. 제발 피 값 주고 산 비싼 교회를 싸구려 장사 속으로 변질시켜 ‘값싼 은혜’로 전락시키지 말 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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