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 6일 여의도 6.3빌딩에서 한국교회의 밤을 개최했다. 이날 설교한 이용규 목사(전 한기총대표회장, 증경총회장, 성남교회)의 메시지 전문을 게재한다.(편집자주)

I.십자가 중심으로 한국 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하나님은 어두운 이 땅에 복음의 빛을 비추어 주셨습니다.
1885년 4월 5일 우상숭배로 어두웠던 이 땅에 비추어진 복음의 빛은 어두움을 몰아내고 이 민족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도처에 기독교학교가 세워지고 위대한 민족지도자들이 배출되었고, 나아가 3.1운동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 민족자존의 정신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땅에 민족의 유일한 희망으로 자리매김 한 한국교회는 1970년대 세계 기독교 역사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을만큼 폭발적인 부흥을 일으키며 한국사회를 발전시킨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이 삼천리강산 방방곡곡에 힘 있게 선포되면서 이 민족의 삶과 생활이 변화되었고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되었으며 우상과 미신이 타파되었고 국민들의 문화수준을 눈부시게 향상시켰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는 지금 세계 제 10위의 경제대국이요 세계 제 2위의 선교대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부흥을 거듭하던 한국교회는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첫 사랑, 첫 열심, 첫 신앙을 잃어버리고 나태와 안일과 교만에 빠져들었습니다. 한국교회 성도들의 신앙과 삶의 수준은 저하되었고, 선교초기부터 한국교회를 지탱해왔던 주기철, 손양원, 문준경 등 순교자들의 순교신앙은 퇴색되었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라오디게아 교회처럼 뜨겁지도 차지도 아니한 미지근하며 십자가 없는 부활의 영광만을 추구하는, 살았다하는 이름은 있으나 실상은 죽었고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또한 교계지도자 여러분, 한국 교회 안에 침투한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는 수많은 성도들의 순수한 신앙을 혼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종교다원주의 신학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구원받는다는 복음을 변질시켰고, 포스트 모더니즘은 복음조차 상대화하면서 예수 그리스도 복음에 대한 열정과 오직 예수중심의 헌신적인 신앙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음을 우리는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는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는 절대 배격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한국교회에 복음주의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을 허락하셨습니다. 한기총의 창립배경을 살펴보면 1988년 어느 연합기구에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의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반공을 죄라고 규정하였습니다. 그래서 고 한경직 목사님을 중심으로 뜻있는 지도자들이 공산주의는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순수 복음주의 연합기구를 조직해야 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모여 1989년에 조직한 것이 바로 한기총입니다. 북한이 공산화된 후 교회는 초토화되었으며 남한이 공산화되었을 경우 남한의 교회들 역시 같은 길을 걸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반공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한국 교회가 성장할 수 있는 울타리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다른 연합기구의 홈페이지에 기도문이 게재되었는데, 내용인즉, “하늘에 계신 하나님, 부처님, 성모 마리아님과 소태산 대종사님” 하면서 “나무아미타불 아멘”으로 마치는 기도문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혼합주의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오늘 우리는 철저하게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는 배격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됨을 이루는 것은 성령의 역사요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렇다고 복음의 본질을 버려가면서까지 다른복음을 수용한 예는 성경에 결코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구원받는다는 성경의 진리가 타문화 타종교인들과의 대화를 위해 왜곡되거나 변질된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떠나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라건대는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를 추종하던 이들도, 하나됨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성경적으로 되새기면서, 진정 초대교회 성령의 역사로 불같이 일어났던 그 복음주의로 돌아와서, 우리 모두 다 함께 진리의 성령의 하나되게 하심을 따라, 주 안에서 화합의 정신을 이루어 희생과 헌신과 봉사로 섬김의 도를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갱신과 변혁의 계기 이루어야

이러한 때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갱신과 변혁의 계기를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한기총을 비롯하여 모든 교회와 모든 성도들이 십자가 붙들고 회개하며 잃어버린 십자가 중심의 신앙, 순교적 신앙을 회복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지금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신앙의 순수성과 본질, 그리고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한기총도 다방면의 비판의 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뼈를 깎는 자성과 회개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보다 새로워지고 보다 성숙의 단계에 오르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유명한 철학자 사르트르는 “간병자는 건강한가?”라고 말했는데 어느 누구도 하나님 앞에 완전하다 할 자 없으니 지도자들이 먼저 겸허하게 자기를 살피며 성령으로 충만하여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아름답고 훌륭한 지도자상을 세워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를 교회답게, 예배를 예배답게 하는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십시다. 그러할 때 교회를 향한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고, 나아가 이 나라 이 민족에게 희망의 빛을 비추어줄 수 있으며, 사회에 거룩한 영향력을 끼치며 부흥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II. 십자가 중심의 신앙과 삶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역설적입니다. 살고자 하는 자는 죽고 죽고자 하는 자는 산다고 하였습니다. 십자가가 없는 곳에 영광도 없습니다. 십자가는 주님의 삶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근본인 십자가 중심의 신앙을 회복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온 선교 초기의 대표적인 목사님들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오직 십자가를 붙들고 자기를 부인하는 그러한 사역과 삶을 살았습니다. 이러한 십자가 중심의 신앙을 가진 지도자들이 활동할 때 한국교회는 불같이 일어났습니다. 침체되어 가는 한국교회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십자가 중심의 신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개인주의, 개교회주의 등 자기를 부인하며 주 안에서 화합하여 주의 뜻을 세우고자 몸부림을 쳐야 할 것입니다. 십자가 중심 신앙이란 바로 화합과 일치와 영성회복을 이루는 것입니다.
진젠돌프 백작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려 고난당하신 성화를 깊이 묵상하다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전 생을 헌신하였습니다. 그는 말하기를 ‘내 신학은 피의 신학이요 내 교회는 십자가의 교회다’라고 하며 철저히 십자가 중심의 삶으로 영적갱신을 일으키고 타락한 교회를 회복시키는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마틴 루터도 주님의 십자가 수난을 깊이 묵상하다가 그 은혜를 깨닫고 중세 카돌릭의 영광의 신학을 무너뜨리고 종교개혁을 일으키며 십자가 신학을 세웠습니다.
주님이 우리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주셨다면 이제 우리도 죽어가는 영혼들을 살리기 위해 우리의 생명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주변에 만나는 사람들을 주님의 마음으로 섬기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힘써 증거해야 할 것입니다. 날마다 나를 죽이고 생명을 살리는 복음을 선포하고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기 위해 성령으로 충만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III. 부활의 그날을 바라보며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라갑시다.

하나님은 이 민족을 긍휼히 여겨주셨습니다. 지금도 우리 하나님은 한국교회에 큰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계신 줄로 믿습니다. 우리는 십자가로 돌아갑시다. 십자가 중심의 신앙을 회복하기 위해 먼저 가슴을 치고 애통하는 전교회적인 회개운동을 일으킵시다. 그러할 때 하나님은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기사 성령을 부어주시고 우리를 살려주시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제자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짐으로써 나는 죽고 예수가 사는 부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본회퍼는 십자가 없는 은혜를 값싼 은혜라고 질타했습니다. 이러한 값싼 은혜가 교회를 타락시키고 침체시킨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한국교회 성도들도 이제는 자기중심적이고 현실에 안주하고 마는 값싼 은혜의 차원을 넘어 이웃을 섬기고 사랑하는 성숙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죄에 대하여는 죽고 의에 대하여 사는 부활의 삶을 실천해 갈 때 한국교회 미래에 소망이 있을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갈라디아서 2장 20절에서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우리 모두 이러한 고백적 신앙을 회복하여 날마다 십자가에 자신을 죽이고 주님과 함께 사는 승리의 삶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IV.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는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비롯하여 삼부요인 등 모든 여야 정치지도자들과 공직자들, 기업가들, 특별히 60만 국군 장병들, 15만 경찰관들, 소방관들, 모든 일선의 학교 교직자들, 남북한 7천만 동포, 그리고 이 엄동설한에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생계유지를 위해 일하고 고생하시는 모든 노동자, 농민, 상인 등 서민층과 장애우들, 독거노인들과 우리의 모든 이웃을 위해서 마음모아 뜨겁게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정치발전과 경제성장, 사회안정, 법질서 기강확립, 나아가 평화스러운 남북통일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기도합시다.
미국의 유명한 정치학자 제임스 클라크는 말하기를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진정한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정말 먼 미래의 다음 세대를 위해서 국민들 마음 속에 감동적으로 새겨질 기념비적인 정치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한국교회가 정치지도자들에게 다음의 몇 가지를 시정해 주실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바입니다.
1. 이슬람 스쿠크 법은 절대로 통과되어서는 안 됩니다.
2. 사학의 건학이념을 말살하고 자율성마저 박탈한 사학 악법은 완전히 철폐되어야 합니다.
3. 왜곡된 한국의 역사와 기독교 역사를 바로 알릴 수 있도록 한기총에서 제시한 바 있는 교과서의 교과과정과 집필기준을 바로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4. 다시는 동성애 입법을 추진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5. 잘못된 서울시 학생인권 조례안 추진을 우리는 강력 반대합니다. 초중고생들에게 동성애를 허용하고, 임신출산을 허용하고, 성생활을 자유보장하고, 종교를 탄압하고, 학생들의 정당정치활     동을 합법화하는 이런 악법추진은 절대로 이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이 땅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

애국의 길을 걸어가는 한국교회는 사람을 바로 세우고 겸손하게 하나님을 섬기는 위대한 인물을 키워내며 세계 속에 우뚝 서서 하나님의 통치가 이 땅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전 세계 178개국에는 750만의 디아스포라가 있습니다. 이들이 위대한 십자가 신앙으로 무장한 선교 사역자들이 되기를 위하여 또한 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할 수 있도록 힘써 기도합시다. 한국인의 얼 속에는 타국인이 따라올 수 없는 특유의 열정과 패기, 도전정신과 창의력이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 나갈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바라건대, 성탄과 새해를 맞이하면서 대한민국과 한국교회와 모든 국민들, 남북한 7천만 동포들과 디아스포라 위에, 특별히 이 자리에 참석하신 각계 각층의 지도자 여러분들 위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평강과 축복이 언제나 함께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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