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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쓰는 입장에서 보면 만사가 순조로운 평온한 시대는 흉작의 시대였다. 다시 격동기가 오면 역사 저술도 활기를 되찾을 것 같지만,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사고력도 근육과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단련을 필요로 한다. 바꿔 말하면 이성적으로 깊이 생각하는 일을 오랫동안 게을리 하면 통찰력이 둔해진다.”(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제11권 p.103)
법에도 없는 총회장 법자문위원회
나는 법에도 없는 <총회장 법자문위원회>라는 급조된 회의에서 논의된 소식을 듣고 바로 이 말을 떠올렸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 책에서 로마제국의 쇠망은 이민족의 도전이나 전쟁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60여년간 계속된 “평화”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기간은 소위 철인(哲人) 황제들이 다스린 오현제 시대였고(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도 이 시기에 나왔다) 아무도 서로를 비판 감시하지 않았으며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태도로 “평화”를 지속 시켰다. 그러나 그 속에서는 누구도 전 시대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고생을 하고 목숨을 바쳐 제국을 짊어지겠다는 젊은 인재들이 배출되지 않았다. 그 결과 로마 제국은 서서히 종말의 늪으로 빠져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1200여년의 로마제국의 역사 속에서 국가가 가장 왕성하게 발전할 때는 전쟁과 정치적 격변과 함께 활발한 “변증” 논쟁이 지속된 때였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총무 선거 원인 무효' 옳은 판정
교단 역사상 초유의 선거관리위원회의 「원인 무효」판정을 놓고 엄청남 격변이 일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교단의 올바른 선거문화야말로 교단을 새롭게 살릴 수 있는 중대사로 본 것이다.
이미 지상에 발표된대로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무효의 원인 9가지(당선무효의 충분조건)와 원인무효의 원인 1가지를 적시하고 가장 상위 개념으로 원인무효를 선언했다. 한편에서는 원인무효라는 개념이 선거관리위원회가 사용할 수 있는 개념인가 헌법유권해석까지 의뢰했다.
잘못된 자문 내용
소위 <총회장 법자문위원회>라는 급조된 회의에서 총회장에게 자문한 내용은 크게 2가지였다. 하나는 선거법 위반 사실에 대한 조사를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다룰 수 없다, 만약에 다룬다면 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원인무효라고 판정했으면 총회 임원들 선거 전부가 원인무효가 되어야지 총무선거만 원인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이 두 가지 자문(諮問)에 대해서 논박하고자 한다.
1.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할 수 없다? NO!
첫째, 법자문위원회는 “선거법 위반 사실에 대한 조사를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다룰 수 없다, 만약에 다룬다면 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다루어야 한다”면서 그 이유로는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직전까지만 선거관리를 할 수 있고, 투표 후 통상회의에서 당선을 공표했으면 선거관리는 끝이 난 것이다. 이의가 있으면 7일 이내에 조사를 하여서 심판위원회에 제소하는 것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선거관리위원회 운영규정 제7조(불법부정선거 처리)는 7항에 7가지의 처리규정을 두고 있는데, 가.나.다.라. 4가지는 선거 전 처리규정이며, 마.바.사. 3가지는 선거 후 처리규정이다. 심판위원회 제소는 선거 후 처리규정 3가지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므로 심판위원회에 제소하는 것만 가능하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만일 이 자문(諮問)처럼, 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성이 발견되어도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선거관리위원회는 당 선거관리위원회만 가능하다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자신의 입장에 따라 맘대로 선거를 운용하여 관권선거를 치를 수 있고, 이에 대해서 견제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자신의 현재 정치적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교단의 미래를 생각하고 판단하자.
그런데 이 의견을 낸 사람이 전직 법관이신 장로님이셨다는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말처럼 “사고력도 근육과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단련을 필요로 하며 이성적으로 깊이 생각하는 일을 오랫동안 게을리 하면 통찰력이 둔해진”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 분의 연세를 생각해 볼 때 이해가 간다.
2. 총무 선거만 '원인무효'되고, 타 선거는 유효
둘째, “원인무효라고 판정했으면 총회 임원들 선거 전부가 원인무효가 되어야지 총무선거만 원인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는 자문(諮問)에 관한 것이다.
임원들의 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 규정 제7조 5항에 의한 신고 접수가 없었기 때문에 관행법상 그 무효를 선언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임의적 판단을 한 것이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 운영규정 제7조 5항에 준거한 것이다.
(제7조 5항)
총회가 끝난 날부터 7일간을 불법부정선거 고발 및 신고접수 특별기간으로 정하고 당선자를 검증한다. 단, 위 기간에 접수된 사건을 7일 이내에 처리 한다.
이 규정에 의해 총무 선거만 원인무효라고 판정한 것이다. 이것이 무엇이 잘 못 되었다는 것인가? 선거관리위원회는 임원 선거에 있어서도 7일 이내에 접수된 고발 및 신고 건이 있어 조사 후 타당한 이유가 발견되었다면 당선무효 또는 원인무효 선언을 했을 것이다.
은퇴한 원로들은 결정권 없다
이 자문을 하신 분도 마찬가지로 전직 법관을 하신 장로님이시다. 나이에 장사없다. 인간은 그 누구라도, 의학적으로, 8순이 넘으면 서서히 치매 현상이 찾아온다. 총회장 법 자문(諮問)위원회는 스스로 “나는 법 자문(諮問)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하고 자문(自問)해 보시길 바란다.
나는 이러한 <법자문위원회>의 태도를 아무도 서로를 비판 감시하지 않으며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태도로 “평화”를 지속 시키려는 태도로 본다. 이 “거짓 평화”에 우리는 속아서는 안된다. 그 속에는 누구도 전 시대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고생을 하고 목숨을 바쳐 교단을 짊어지겠다는 젊은 인재들이 배출되지 않는다. 그 결과 교단은 서서히 종말의 늪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법(法)에는 정답이 없다. 법논리를 가지고 끊임없이 논쟁을 하여 정답에 가장 근사치를 얻는 것이 법이다. 그래서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이라는 삼심제가 있는 것이다. 아예 법조문에 없는 사건도 많다. 그래서 판례가 중요한 것이다. 그래도 시시비비는 생기기 마련, 그래서 헌법재판소라는 것도 있다. 그러나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위해서는 어찌 되었든 판결은 해야 한다. 그 판결은 집행관(법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선거관리위원회도 독립된 국가기관이다. 우리 교단의 선거관리위원회도 이에 준한다고 볼 수 있다. 교단의 선거관리위원회가 내린 결정은 그대로 존중되어야 한다. 교단의 질서를 위해서.....
결론
우리는, 신임 선거관리위원회가 과거 교단 선거의 관행적 불법성과 특히 전 선거관리위원회의 불법성으로 인한 파행적인 선거 문화에 대해, 밝힐 것은 밝히고 반성하도록 하게 함으로 복잡하고 지루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종식시키고, 과거의 불법과는 단절하고 미래의 교단의 화평을 도모하자는 정신으로 이러한 「원인 무효」라는 판정을 내리게 된 것을 함께 깊이 고민하고 교단의 발전적 미래를 향하여 함께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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