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철 목사
(복된교회)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 결정을 한마디로 축약해서 ‘원인무효’라고들 한다. ‘원인무효’라는 네 글자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원인무효’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그 누구도 자세히 설명을 해주지 않는 것 같다.
모름지기 교단의 행정과 정치를 주도하는 주도그룹들은 ‘원인무효’라는 네 글자 가지고 싸우지만 말고, 원인무효에 담긴 선거관리위원회의 의도와 교단의 바람을 제대로 해석하는 보통과 다른 노력을 해야 한다. ‘원인무효’를 가지고 또 다른 정쟁의 불씨로만 만들지 말고, 원인무효라는 결정이 나오게 된 원인, 그리고 그 원인에 대해서 그런 결정을 내린 선거관리위원회의 의도,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발전적으로 풀어나갈 것인가 하는 창조적인 논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일주일이 되가는 지금까지 이런 논평이나 해설과 대안이 없는 것이 아쉽다.

‘원인 무효’는 교단과 총무 살리기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마디로 총무 죽이기, 혼란을 조성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총무도 살리고, 교단도 빨리 선거정국에서 벗어나 정상화시키자는 내용으로 보인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의도한 것은 총무 선거 결과 뒤집기, 또는 가처분 신청을 위해 의미있는 문서 하나를 추가하기 위함이 아니다. 물론 당선자 측에서 볼 때는 그렇게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1차적 ‘훑어읽기’의 결과 생긴 감정적 반응에 불과한 것으로 2,3차 ‘정독’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총무 당선자와 얽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과 의도가 있음을 읽게 될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주문을 먼저 살펴보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원인무효로 판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104년차 선거관리위원회의 헌법위반, 나머지 하나는 그로인한 선거의 당락에 직결되는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법원 판례에도 나와 있듯이 선거관리위원회의 행정절차가 다소 허점이 있어도 그것이 선거에 끼친 영향이 미비하다면 당선무효가 되지 않는다.

이런 사태는 직전 선거관리위원회 책임
하지만 104년차 선거관리위원회의 행위는 선거 직전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경고와 징계성 발언을 했다는 것, 인터넷을 이용한 허위사실 유포와 흑색선전을 조사는 아니더라도 막거나 중지시키는 등의 관리를 전혀 하지 않으므로 결과적으로 직무유기로 인하여 중상모략에 일조하는 꼴이 되어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드러났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헌법위반, 그리고 그로 인한 선거 당락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당연히 원인무효에 해당하고도 남는 중대한 법위반임을 누구도 지금까지 부정하지 않는다.
헌법유권해석을 얼마든지 의뢰할 수 있지만, 최소한 유권해석의뢰할 정도가 되려면 법적용이 잘못되었다거나, 결정이 과하다거나, 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근본적인 제소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헌법유권해석의뢰 내용을 보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심리한 내용, 즉 104년차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혐의에 대해서 그것이 중대한 사유가 되느냐 마느냐를 묻는 내용은 전혀 없다. 이런 식의 헌법유권해석은 헌법연구위원회 설립 취지와 맞지 않고, 유권해석의뢰를 소소한 것까지 남발할 수 있는 단적인 예가 될 수도 있다.

헌법연구위원회, 선거관리위원회 결정 뒤집을 의도
헌법유권해석을 의뢰한 의도는 누가 보더라도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의 ‘원인무효 결정’을 무효화 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 또한 승산없고 명분없는 것에 불과하다. 헌법연구위원회가 전문가라 잘 판단하겠지만, 헌법연구위원회는 ‘원인무효 결정’의 ‘원인’이 인과관계가 있으며, 위법성, 책임성이 있는가를 판단하는 곳이지 제소자들의 바람처럼 정치적 논의를 하는 곳이 아니다. 적어도 104년차 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한 행위에 대한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의 소명은 결정문을 통해서 충분히 밝혀진 것으로 보이고, 104년차 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한 행위와 105년차 총무 선거 결과의 인과관계 또한 드러났으므로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결정인 것이다.
헌법연구위원회에 의뢰한 이런 해석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누가 이것을 지시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피식 웃고 믿지를 않았다.) 정말 당선자나 그 주위의 정치감각이나 판을 읽는 능력이 그 정도의 수준은 아니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유권해석의뢰가 들어갔다는 소릴 듣고 실망감과 함께 안쓰러운 생각까지 들었다.
도대체 총무 당선자는 일을 풀려고 하는 사람인가? 일을 꼬이게 하는 사람인가? 주위의 사람들은 총무를 도와주는 사람인가?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인가? 선입견과 편견에 빠진 사람들, 특히 하수 정치와 패거리 정치에 익숙한 사람들은 고도의 정치적 의견 교환과 합리적 선택과 결정을 하는데 치명적인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정적은 반드시 죽여야 하고, 이익은 반드시 극대화시킨다는 이런 이분법적 논리로는 어떤 문제도 풀 수 없다.

선거관리위원회 객관적 판정을 정치적으로 곡해
최소한 ‘원인무효’ 정국에서 나타난 것으로는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가 총무 당선자 측보다 한 수 위다.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는 이기는 것을 택하지 않고 문제의 해결을 주문했지만, 총무 당선자 측은 문제 해결보다 이기는 것을 택했기 때문이다. 정치나 통치에서 최상으로 치는 다스리지 않고 권위를 인정받는 방법, 즉 스스로 풀어나가고 해결하도록 하는 방법을 105년차는 교단에 주문했는데, 총무당선자와 그 주변은 이것을 오직 정치로 해석하여 문제 속으로 더 깊이 빠져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원인무효가 총무 당선자를 잡는 늪이 아니라 총무와 주위의 잘못된 인식, 승자독식의 욕망이 바로 스스로를 먹어치우는 리바이어던이 된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내린 원인무효 결정문을 보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항부터 6항, 그리고 10항이 104년차 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에 대해서, 7항부터 9항은 이런 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의 중요요인에 대한 해석과 교단에 대한 공동노력당부이다. 즉 교단 전체에도 공동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문은 한마디로 숙제와 같다. “위법한 선거를 치렀다. 법적으로  원인무효에 해당된다. 그런데 그 책임은 당선자가 져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져야 한다. 어떡할래?” 이것이다. 그런데 이런 숙제를 “헌법유권해석의뢰할 거다. 나는 당선자다. 한 번 해보자” 이렇게 되받아치면 문제의 요지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 결정, 최선의 방안
나는 묻고 싶다.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만족할 것인가? 104년차 선거는 아무 문제 없다고 결정을 해야 한단 말인가? 아니면 104년차 선거관리위원회는 책임을 묻되 당선자들은 보호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려야 할까? 고소고발이 들어온 총무 선거 사건에 대해서 교단에서 처리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당사자들끼리 세상법정으로 가서 해결하라고 종결해버릴까?  아마 이런식으로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가 결과를 발표했으면, 겉으로는 평온하겠지만 교단은 급속히 부패하고 그 속도에 가속이 붙었을 것이다.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의 잘못은, 아닌 것을 아니라고, 잘못을 잘못이라고 한 것 밖에 없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 스스로가 자기 정당성과 자기의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고,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는 유명무실한 권력의 꼭두각시 노릇을 계승하고 재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105년차의 결정문을 보면서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도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여느 교단인이 그렇듯이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도 자기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교단의 개혁과 발전을 위해서 노력한다는 것이 무조건 잘못은 심판하고 죄는 다스리고 힘대로 내 주장을 펼치는 것은 아니라는 마음을 읽었다.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도 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것이 교단의 현실이다. 분명한 잘못을 인지하고 알면서도 교단의 권력구조와 현실을 알기에 ‘원인무효’라는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는 한계. 그것이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이다.

총무 선거 원인 무효 판정 = 부정 부패와의 싸움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 결정문은 104년차 선거관리위원회, 총무 당선자만 들고 싸우고 흥분해야 할 것이 아니다. 지금처럼 104년차 선거관리위원회, 총무 당선자의 주변은 난리가 나고 흥분해서 전의를 불태우고, 나머지 교단 사람들은 강건너 불구경 하듯이 즐길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지금 헌법유권해석의뢰도 좋은 방법이 아니지만, 가장 나쁜 것은 바로 나를 포함한 교단인들이 이것을 자신의 책임과 일로 받아들이지 않는 영적인 무감각, 형제애도 교단사랑도 없는 무관심과 무지인 것이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와 총무 당선자 측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아니라 우리 교단 내에 있는 부정과 부패, 그리고 그것에 무뎌진 모든 양심과 신앙의 순수성 회복과 성령의 주권하에 죄를 쳐서 복종시키는 영적인 전투인 것이다. 그 출발은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가 한 것이고, 그것의 상징적 의미가 바로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의 딜레마인 것이다. 책임을 져야할 104년차 선거관리위원회원이면서 책임을 조사하고 판결해야할 105년차 위원장이라는 이것이 바로 그 한 사람 개인의 처지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 신음하고 갈등하는 전교단인의 전형, 딜레마인 것이다.
누가 105년차에 돌을 던지는가? 105년차가 총무당선자에게 돌을 던졌는가? 심지어 104년차 선거관리위원회에게 돌을 던졌는가? 아니다. 결코 그렇지 않다. 105년차는 105년차가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다. 이런 비난과 이런 정치적 소용돌이에서 자칫하면 희생양이 될 수도 있는 이런 일을 한 것이다. 왜?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이니까.
105년차는 결정문에서 이 문제를 교단이 풀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고 있다.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 하나가 풀 수 있는 중병이 아님을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도 알고 우리도 안다. 그런데 그런 터부를 드러냈다고 죽이려하는 것은 진의를 왜곡한 것이고, 교단의 발전이나 장래를 위해서, 또한 자기 자신의 양심과 신앙에도 맞지 않는 최악수일 뿐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어느 편도 들지 않아
어떤 자가 헌법을 입에 담는가? 어떤 자가 정치를 입에 담는가? 지금 우리가 듣고 의지하고 따라야 할 것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인공보형물이 아니라, 오직 양심의 소리, 하나님의 말씀의 소리일 뿐이다.  정녕 그대들의 양심은 살아있는가? 정녕 총무당선자는 유권해석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억울하고 떳떳하고 당당한가?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는 법에서 시작해서 양심과 은혜로 끝났다. 범법을 저지른 형제로부터 시작해서 교단의 발전과 개혁으로 끝이 났다. 그런데 어떤 자들은 양심과 은혜, 교단의 권력과 권세에서 출발해서 정치와 범법과 위선으로 끝내려 하고 있다.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한 전 총무의 편을 들었다고? 천만에 말씀이다. 내가 알기로는 원성을 들은 것으로 안다. 전 총무와 어떻게 해서든지 연결시키고 그것으로 자기를 정당화시키고 여론을 돌리려는 것은 지혜로운 방법이 아니다. 남을 기대고 일어나는 자, 즉 기생하는 것은 숙주가 없으면 같이 사라지고 마는 것이 운명이다. 자기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불법 선거 회개, 교단적 정풍 운동 계기 되길
이제는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가 내려준 숙제를 풀 차례이다. 미스바 대성회와 같은 전교단적인 회개가 일어나야 한다. 그 옛날 잿빛 목도리 두르고 한 사람을 위해서 벌였던 거짓 회개가 아닌 말씀과 양심에 불방망이에 맞아 오직 하나님의 법 앞에서 그리고 인자하신 아버지 앞에서 두 손 들고 회개하는 진실된 회개가 필요할 때이다.
회개는 자기고백이다. 자기죄인식이다. 필름처럼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서 보여주신 우리의 지난 날의 죄를 인식하고, 그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회개는 눈물이요, 아픔이다. 죄를 고백하는 것은 살기 위해서 용서받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는데서 오는 괴로움과 양심의 발로인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눈물은 책임의 눈물이다. 여기서 말하는 아픔은 내 썩은 것을 떼어내는 아픔이다. 자리를 가진 자는 내려놓아야 한다. 권세와 부당한 이익을 내려놔야 한다. 총회장부터, 부총회장부터, 총무부터 모든 항존위들이 결단해야 한다. 회개하기로...
지금은 일할 때가 아니다. 목회자 전도수련회도 해야 하고 등등. 하는 쪽에서는 이런 일들이 있기에 회개할 수 없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우리의 뜻대로 안 해주면 협조안하겠다고 협박하는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중요한 일은 회개하는 것이다. 105년차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문은 우리 모두에게 내려진 양심의 소리요, 하늘의 경종이다. 이런 말도 정치논리, 경제논리, 행정논리로 왜곡하고, 패거리 지어 싸운다면 우리에게 장차 두 번 다시 회개할 기회마저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회개해야 한다. 그래야 살 길이 열린다. 역사와 교단에서 일어난 초유의 사태, 그러나 이것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 부끄러운 것이다. 하지만 또다시 일어나야 할 교단 초유의 사태가 있다. 그것은 총회장, 부총회장, 총무, 항존위 모두 진심으로 회개하는 것이 그 첫 번째요, 그리고 모든 교단인이 영적으로 새롭게 되어 각성하고 새로운 미래와 영적 부흥을 위해서 결단하고, 스스로를 인정하여 다시 품어주는 것이 두 번째다.
잿빛 목도리 두르고 눈물 몇 방울 흘린 후 등장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죽었다고 다시 살아난 탕자와 같이 죄인이었으나 의인된 자로 다시 목사라는 명찰을 달 때에라야 흑암의 권세가 떠나가고, 사망과 저주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우리교단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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