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의 아름다운 선교가 공격적인 것으로 곡해 돼”
해외 선교지 정치·경제·문화적 이해가 필요한 때
3년 전 한국 사회에 기독교를 뚜렷하게 각인시킨 일이 있었다. 예수께서 “평안을 네게 주노라”고 말씀을 하신 것처럼 국민에게 평안을 줘야 할 교회가 정부와 국민을 내내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사건이 벌어졌다.
분당 샘물교회(박은조 목사)는 3년 전인 지난 2007년 7월 19일, 아프가니스탄으로 단기 해외 선교 자원봉사자 23명을 파송했다. 그러나 탈레반 반군이 가즈니주에서 이 단기 선교사들을 피랍하여 40여 일 동안 구금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이 출국하기 전에 한국정부는 언론을 통해 수차례 위험지역이므로 해외여행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경고가 믿음 없는 사람들의 두려움으로 비쳐졌는지 믿음 좋은 단기 선교사들이 자신만만하게 아프가니스탄으로 갔다.
믿음이 좋아서인지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방문자들에게 납치위험을 알리는 경고 표지판 앞에서 웃으면서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이 당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미국은 전쟁 중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한민족복지재단은 아프가니스탄의 선교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주관하면서 사업을 추진했다.
이들이 피랍된 후 7월 25일에 탈레반은 배형규 목사를 살해했고, 7월 31일에 심성민 씨를 추가 살해했다.
마호메트가 죽은 뒤 아부 바크르·우마루·우스만·알리를 정통 후계자(칼리프)로서 승인한 대다수의 신자가 수니파를 형성하여 약 90%의 모슬렘을 거느리고 있다. 샘물교회 자원봉사자들을 피랍 했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은 수니파의 무장 이슬람 정치조직이었다.
게다가 당시 여론은 한국인이 인질로 잡혔는데도 불구하고 동포에 대한 안전 걱정 보다는 오히려 한국교회의 과도하고 모험주의적 선교활동을 비판하고 나섰다. 고개 들고 다니기 민망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박명수 교수(서울신대)는 “한국교회와 일반 사회가 선교에 대한 개념이 다르다”며 “이들이 한 선교는 봉사하고 돕는 것이었는데, 사회가 기독교 선교를 공격적인 것으로 봐서 이해하지 못하고 기독교를 공격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탈레반은 8월 13일에 김경자 씨와 김지나 씨를 석방했다. 그후 정부의 끈질긴 설득과 적극적인 협상노력이 결실을 맺어 8월29일에 인질 12명이 3차례에 걸쳐 석방됐고, 8월30일에 남은 인질 7명을 석방됐다. 그리하여 탈레반에 의해 피랍된 인질 사건은 종료 됐다. 이후 인질석방을 위해 들어간 인력과 비용에 대한 구상권 행사 등의 문제로 언론이 달구어졌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 한국교회의 선교방식이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에 대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되짚어 봐야 한다.
그러면 선교란 무엇인가? 서울신대 성결교회신학연구위원회가 펴낸 『성결교회 목회-21세기 목회 매뉴얼』의 623쪽에 성결교회에서의 선교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기를 “하나님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소식을 전달하기 위한 복음 선교와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총체적인 모든 사역을 말한다. 동시에 내적으로 죄의 타락에서 거듭나고, 새사람으로 변화되어 성결의 삶을 강조하는 선교를 추구하고 있다. 모든 선교의 견해들을 종합해 볼 때 선교란 영혼을 구원하는 직접적인 것과 사회봉사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을 포괄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개념에 의하면 ‘총체적인 사역’으로 ‘성결의 삶’을 추구하는 활동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아프가니스탄 선교는 단순히 잠깐 가서 봉사 활동을 통해 전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 깊숙이 들어가 그들을 성결의 삶으로 변화시키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선교를 하려면 선교 대상국에 대한 역사와 정치, 경제적 배경에 대한 학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에 대한 이해 없이 나의 율법적 잣대로 그들의 문화를 점령하려는 자세를 갖기 십상이다.
어려운 선교지일수록 오랜 세월 축적된 선교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이슬람에 대해 배타적 태도를 가진 것을 잘 알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정권을 빼앗긴 탈레반과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미국정부 사이에서 미국을 돕기 위해 파병을 한 한국의 선교사들이 입국했던 것이다. 즉 전쟁 났는데, 적지로 전도지 들고 간 것이다. 탈레반의 눈으로 볼 때, 자신들을 침략한 나라의 국교인 기독교의 복음을 전하러 온 선교단체에 대한 적개심이 가득할 수 밖에 없었다.
이들 이슬람교 인구는 약 15억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21.01%, 즉 평균 5명 중 1명이 무슬림이라는 말이다. 1993년 연감에서 9억5천명으로 추산한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이다. 이러한 부흥을 보여 주기라도 하듯이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 아랍어를 택하는 비율이 늘고 있으며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 무슬림이 유대인들에 대한 적대 감정을 기독교인에게까지 확장한 이유는 20세기로 접어들면서 유대인들이 기독교인과 연합했었기 때문이었다.
제 1차 세계 대전 기간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연합국은 독일 편이 된 터키를 반대 했다. 각국은 빠르게 분해되고 있던 터키 제국 내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후에 중동지역에 호위병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슬람권에서 볼 때 기독교와 유대교가 연합된 종교로 비취게 됐다. 또한 기독교 국가인 영국과 미국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유대교가 국교인 이스라엘과 우방을 형성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게 됐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과 국제 정세 가운데 이슬람 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통일된 개념 정리가 필요할 때이다. 아울러 성결교회가 이 시대에 어떤 선교를 해야 하는지 명확한 답을 내려야 할 때라는 것이 지론이다.
기독교헤럴드 admin@evanholy.co.kr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희환 목사의 목회에세이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