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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서종표 목사 - 4無의 삶을 산 김용은 목사(45)나를 일꾼 삼으시고자 마음 쓰신 김용은 목사님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4.02.28 21:38
  • 호수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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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은 목사


그곳은 계단으로 연결된 곳이 아니고 어느 구간부터는 건물 외벽에 부착해 놓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곳이다. 조금 무섭기도 하였지만 목사님께서 그때 연세가 67세 혹은 68세 되셨을 것 같은데 직접 올라가시니까 나도 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거기서 성전 사방을 보여주셨다. 이후, 장로 직분을 수행하면서, 목사님의 속마음을 조금씩 알아가면 깨달을 수 있었다. 부족한 나를 향하여 중동교회를 위한 미래의 일꾼을 기대하시면서, 교회의 가장 높은 꼭대기에서 교회 전체를 보여주시면서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뜻이 있으셨던 것 같다.

목사님은 교단의 총회장도 하시면서 외부의 큰일도 많이 하셨지만, 안으로는 교회의 미래와 일꾼 키우는 일을 많이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힘써 대장부가 되라(왕상 2:2),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는 말씀을 자주 하신 것 같다.

김용은 목사님은 모든 가정을 아끼셨지만, 우리 가정을 특별히 많이 사랑해 주셨고 용기를 심어 주시기 위해 많은 관심 가져 주시고 기도를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우리 모든 형제들은 설 명절에 모이면 단체로 목사님께 세배를 드리러 가곤 하였다.

은퇴하신 후에는 내가 운영하는 가게 앞을 지나가시다가 불시에 들어오셔서 기도해 주시고 나를 집에 데려다 달라고 하신다. 화물차(더블캡)이지만 개의치 않으시고 종종 그러셨다. 이따금 새벽예배가 끝나면 나한테 집에 태워다 달라고 하셨고, 그리고 내리시기 전에 꼭 기도해 주셨다(기도해 주고 싶으셔서 일부러 그러신 것 같다). 집에 TV 화면이 좋지 않으시면 종종 전화하셔서 손봐달라고 하시고 한국 도자기 커피잔 세트나 접시 등을 주시고 기도해 주셨다. 연세가 많이 드셔서 정신이 조금 혼미하셨을 때는 만 원짜리 지폐를 두 번 주셨던 기억이 난다. 목사님 수중에 물품은 없지, 그냥 보낼 수는 없지, 하는 생각을 해볼 때 실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김용은 목사님께는 아내(유봉자 집사)가 피아노 반주도 조금 할 수 있고 하니까 교도소 방문이나 기타 외부에서 예배드릴 때 아내를 데리고 가시길 좋아하셨다. 그렇지만 나는 가게를 운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물질적으로도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아내가 가게를 비우고 외부 예배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간혹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러한 내 마음을 알아차리셨는지 하루는 교회 목회실(구, 교육관 2층 지금은 철거되고 없음)에서 만났을 때 “유 집사 신앙생활 방해하지 마”라고 꾸중하시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마음이 몹시 불편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목사님의 마음을 알 수 있었고 나의 믿음 없음을 알 수 있었다. 목사님께서는 일찍이 여자들의 지위 향상에도 관심을 쓰셨다. 한번은 당시 유봉자 집사에게 둔율동에 있는 허름한 집(현 평강교회 권영지 목사님이 처음 개척하셨던 곳)을 사서 어린이집을 해보라고 물어보셨고, 독일에 다녀오셔서는 “독일에 가보니 힘쓰는 일은 남자가 하고, 두뇌 쓰는 일은 여자들이 하더라. 여자들도 꼭 운전하는 것과 컴퓨터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하셨다. 목사님은 약자를 많이 보살피셨고 약한 자에게 용기를 주시며 긴 안목을 가지시고 권면하시고 행하시던 높고 크신 분, 존경스러운 분이시었다.

서규홍 장로(군산중동교회)

목사님은 나를 일꾼 만드시려고 많이 힘쓰신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젊은 나에게 정근자 전도사 초청하여 교도소(당시 금광동 소재) 여자 재소자들에게 간증 시 인솔자 역할을 맡기셨던 일, 故 이성봉 목사님 생가 방문 시 함께 가자고 하셔서 다녀왔던 일, 직분을 맡기시기 위해 금요 철야 시간 등을 통해 성도님들 앞에서 칭찬하시던 일 등등 그 당시에는 몰랐으나 나중에는 목사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었다. 거목 같으신 분이 나같이 부족한 사람을 챙기시기까지 관심을 쏟으셨던 것을 생각하면 일찍이 깨닫지 못한 것이 한 없이 부끄러울 따름이며 목사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꾼 노릇을 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뿐이다.

나는 요즈음 주님의 일을 감당하면서 먼저는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생각하고 감당해 나가지만 때로는 김용은 목사님께서 보여주신 모습(특히 십자가 탑에 오르신 일)들을 떠올리면서 힘을 얻고 어려움을 이겨내기도 한다. 몰론 지금의 담임목사님이신 서종표 목사님의 말씀에서 순간순간 힘을 얻고 지혜를 얻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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