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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46)    리터루족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12.14 07:55
  • 호수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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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1인 가족의 증가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가구 수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도심에는 1~2인 가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일찍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서울로 상경하는 사람들도 있고, 진학을 위해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학생들도 증가하고 있어서 해마다 서울의 1인 가구는 늘어나고 있다. 

부모로부터 일찍 독립하여 1인 가구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 반대로 부모들과 함께 거주하는 청년들도 많다. 한때 우리 사회에 ‘캥거루족’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캥거루족은 경제적인 여유가 아직은 넉넉지 않아서 부모님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마치 캥거루 어미 주머니에 새끼가 들어있는 것을 비유해서 캥거루족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사실, 우리 사회에 청년실업 문제가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이 곧장 되지 않아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없는 청년들이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캥거루족은 청년 실업의 현 상황을 말해주는 용어이기도 하다.

오늘날 취업을 하기 위해서나 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독립을 했거나 가정을 꾸렸지만 다시 부모의 곁으로 돌아가는 상황들이 연출된다. 그래서 또 다시 생겨난 말이 ‘리터루족’이다. 이 말은 ‘돌아가다’라는 의미의 ‘리턴(return)’과 ‘캥거루족’이 만나서 새롭게 탄생한 신조어이다. 

리터루족은 이미 독립했지만 경제적 불안과 취업 준비가 장기화 되면서 다시 부모님이 계시는 집으로 돌아가는 사회적 현상이다. 사실, 우리 사회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 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1인 가구로 독립하기에는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고물가 시대에 경제적 불안이 겹치면서 다시 부모가 계시는 집으로 리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무엇보다 수도권의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집세를 감당하기에 버거운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집세에 대한 부담으로 독립 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다시 본가로 들어가게 된다. 

요즘 사람들이 부동산 관련 신조어를 많이 만들어낸다. ‘이생집망’라는 신조어도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단어이다. 이 말은 “이번 생에서 집 사기는 망했다”라는 말을 줄여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과 관련된 많은 신조어들이 자고 일어나면 생겨난다. 이러한 신조어들로 인해, 우리들은 현 사회가 직면한 현실의 팍팍함을 엿볼 수 있다.

아침 일찍 출근을 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면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금방 떠난 지하철에는 많은 승객이 타고 있었다. 하지만 채 1분도 되지 않아 지하철역에는 또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아침 지하철역을 보면, 저마다 출근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서 열심히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들 열심히 사는 우리들의 자화상 이면에는 현 시대를 반영하는 많은 신조어들이 또 다른 우리들의 자화상을 대변하고 있다. 이들 신조어들이 등장하면서 우리들의 팍팍한 삶을 떠올리게 한다. 리터루족과 이생집망이라는 단어들이 던지는 함의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리터루족, 이생집망 그리고 또 새롭게 만들어질 신조어들은 지금 청년들과 사회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현실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청년들과 젊은이들은 미래의 희망이다. 그들이 미래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사회를 기다려본다. 젊은이들이 꿈을 위해 마음껏 달려갈 수 있는 그 사회가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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