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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권하는 사람들 / 전북지방회 독서클럽‘구약성경과 작은 신들’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12.14 07:37
  • 호수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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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목사(기성 사랑의동산교회)

구약성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약성경의 배경이 된 고대근동의 언어, 신화, 문화, 역사 등의 흔적과 구약성경과 더 나아가 신약성경은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였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스라엘은 작은 나라였지만 담대한 믿음과 선포를 통해 주변 문화를 수용하면서도 자기의 고유함을 잊지 않고 오히려 독특한 신앙을 발전시킬 수 있었고, 그 결과 고대 이스라엘의 믿음은 훨씬 풍요로워졌다.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고대근동 종교의 다양한 요소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하여 고백하는 과정을 살펴봄으로 말씀의 의미와 은혜를 더 깊이 알려주고자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주원준 교수는 평신도 신학자로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이다. 탁월한 고대근동학자 중 한 사람으로 2012년 펴낸 자신의 저서 『구약성경과 신들』을 신학적이면서도 대중적인 글로 재편집한 『구약성경과 작은 신들』을 출간하였다. 이 책의 내용을 몇 가지만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히브리어로 ‘주님’을 뜻하는 대표적인 단어는 바알과 아돈이다. 바알은 ‘바알 신’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본래 물건이나 땅, 노예를 소유한 주인을 의미한다. 반면 아돈은 권위를 지닌‘주인’을 뜻한다.

이스라엘인은 야훼 하나님이 참된 권위를 지닌 주님이라고 고백했다. 하나님이 주님이신 이유는 우리를 소유하셨기 때문이 아니라 그분이 보여주신 업적과 가르침과 인격으로 우리에게 참된 권위를 지니게 되셨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의 하나님은 ‘인격신’이다. 인격이란 본디 ‘얼굴’을 뜻하는 그리스어 ‘프로소폰’에서 나왔다. ‘얼굴’로 ‘인격’ 전체를 뜻하는 이런 어법은 ‘부분으로 전체를 표현’(라틴어 pars pro toto)하는 전형적인 수사법이다. 하나님의 현존을 ‘하나님의 얼굴’로 표현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파님 엘-파님)이다. 야곱이 하나님을 체험한 장소를 ‘브니엘’(하나님의 얼굴)이라고 부르고 모세는 주님과 ‘얼굴을 맞대고’ ‘사귀던’ 사람이다. 이 표현은 바울에게까지 이어져 바울은 이렇게 고백한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고전 13:12)

‘입’도 하나의 신이었다. 입을 뜻하는 수메르어 ‘카’는 아카드어 ‘푸’로 이어졌고, 히브리어에 영향을 주었다. 실제로 푸는 입의 신으로서 청원자의 기도를 다른 신에게 전달하는 존재였다.
구약성경에는 ‘주님의 입을 따라’(엘-피 아도나이)라는 독특한 표현이 있다. 오직 주님의 분부에 기대어 살았던 시절이다. 그런데 ‘주님의 분부’라고 옮긴 표현을 직역하면 바로 ‘주님의 입을 따라’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광야시험에서 모세의 고백이 담긴 신 8:3을 인용하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마 4:4)

히브리어 ‘올람’은 원래 ‘긴 시간’일 뿐 영원을 의미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영원’을 뜻하게 된 것은 그리스 철학 덕분이다. 고대 이스라엘에는 이미 하나님의 영광과 권능이 시간을 초월한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그리스 철학은 이스라엘의 원초적 신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주었다.
구약성경에는 하나님이 아닌 모든 신을 일컫는 독특한 표현이 있다. 바로 ‘헛것’이다. 헛것의 히브리어 헤벨은 ‘한숨’이란 뜻으로 히브리인들의 독특한 종교심을 표현하는 낱말이다.

이렇듯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표현도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더 깊은 은혜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책은 쉽고 간결한 설명으로 우리가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었던 성경의 개념들을 좀 더 명확히 파악하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구약 성경의 배경인 고대근동 관점에서 말씀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 책은 일반 대중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성도들도 성경의 개념이나 어원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신앙의 더 깊은 이해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주원준, 『구약성경과 작은 신들』, 성서와함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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