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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평론 / 정재우 목사생명, 그 이상을 위하여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10.26 07:54
  • 호수 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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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목사(평택성결교회 원로, 가족행복학교 대표)

지난 주간 중 순환기 내과 정기진료를 받기 위해 종합병원을 찾았다. 갈수록 느낀 바가 있다면 대학병원은 환자가 넘쳐나고 있다는 점이다. 십년 넘게 이 병원을 다니며 분명하게 안 것은 갈수록 노인 환자가 늘어난다는 사실과 예약을 하고 와도 대기시간이 기본적으로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리게 된 것이다. 병원에 올 때마다 사람의 인생 마무리는 병원에서 하게 되리라는 예감이 든다.

이번 내원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스런 장면을 보았다. 이럴수도 있구나. 전에는 이런 일을 본 적이 없었는데... 하면서 흐뭇하고 훈훈함까지 느꼈다. 그 자리에서 한참 서서 시간을 보냈다. 그건 이런 일이었다. "고잉 온 다이어리 전시회(Going on diary Exhibitoon)" 였다. '암경험자의 심리사회적 지지를 위한' 이란 전제가 붙어 있는 생소하고 참신한 기획전시였다. 전시 공간은 병원 내부의 조금 넓은 통로 한 벽면에 자리하고 있었다.

"고잉 온 다이어리"라는 말은 암이라는 공통의 경험을 가진 환자들이 '세줄 일기'를 사진과 함께 일정한 앱에 올리는 일이다. 이로써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공유함으로서 서로 격려할 수 있는 심리사회적 지지 프로그램이다. 17명의 환우들이 모바일 일기 앱을 이용해 4주 동안 정해진 주제인 '약속일기, 행복일기, 칭찬일기, 감사일기'를 쓴다.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을 짧은 글과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Going on"이란 암 경험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복귀를 지지하려고 기획한 갬패인이라고 한다. 암발병 후에도 암 경험자들의 아름다운 삶은 계속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런 배려와 사랑의 자리를 펼치고 있음에 놀라움과 반가움이 컸다.(올림푸스한국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주관하고 주최함) 

여기에 그들이 투병과 고뇌 사이에서 건져 올린 몇 편의 글을 소개한다. 이 글들은 병원측이 의도한 계획처럼 '생명, 그 이상을 위하여' 우리를 날아 오르게 한다.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세상을 희망하게 한다.

"재발했다고 전화로 말하니 너무 미안하다고 말해준
고등학교 때 친구... 그때 진심으로 감사했다. 
난 해준 게 없는데 넌 그게 너무 미안하다고. 맘이 아팠다."

"수술 몇 달이 지나고 동생네와 엄마랑 제주에 갔다.
동백꽃 숲에 들어가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기뻣다. 그날을 잊을 수 없다"

행복은 순간 순간 찾아온다. 지옥같은 상황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맛있는 차 한 잔, 좋은 사람과의 만남.
무더위 속 시원한 바람. 행복은 내 옆에서 나를 지켜준다"

"항상 나 자신을 가장 최우선에 놓자. 내가 나를 잘 돌볼 때,
내 자존감을 키울 때, 내가 내 자신에게 제일 절실할 때
세상도 나를 행복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밤새 불면증과 통증으로 힘들었지만 
오늘도 또 다른 아침을 맞이했다. 오늘 하루도
숨 쉴 수 있는 나에게 감사하면서 살아가 보련다."

"지인 중 나의 아픔을 가장 먼저 알렸었지
그날, 전화 통화 넘어 같이 훌쩍이던 너.
지금 넌 나에게 많은 위로가 돼^^ 정말 고마워"

"지금 이 순간 끝이 아니라 나의 길을 가고 있다고
외치면 돼.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
힘내자!! 파이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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