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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42)먹브레드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10.26 07:03
  • 호수 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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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보릿고개 시절, 우리들은 가난했던 예전 시절을 가끔씩 방송을 통해 볼 때가 있다. 옛적 어른들의 삶을 보면서 ‘그때 그 시절’의 힘든 시기는 현재의 삶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과거 흰 쌀밥이 귀해서 손님이 올 때만 대접했던 그 시절, 그 당시 어려운 이야기들이 여전히 귓가에 잔잔히 전해져 오고 있다.

다들 예전에 그렇게 힘들게 사셨던 어른들의 모습에 숙연해진다. 그 힘든 시절, 서로 돕고 같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겨냈던 어른들의 그 삶 속에서 우리는 현재의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 가난했던 시절, 쌀과 빵이 귀했던 그 시절...

하지만 현대인들에게는 과거 보릿고개 시절을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다. 아니 요즘은 쌀 소비량이 오히려 줄어들 정도로 흰 쌀밥이 남아돈다. 거리를 걷다 보면 먹을 것들이 너무 풍부하고, 무엇을 먹어야 할지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서 오히려 없어서 못 먹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아서 걱정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먹방’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저마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서 먹거리를 보여주는 먹방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인터넷 유튜브에서도 먹방 프로그램 조회수가 넘쳐나고 있다.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는 늘 관심사이다. 사실 먹는 것만큼이나 신경 쓰이는 것은 없다. 다들 우리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며 살아간다. “오늘 저녁에 무엇을 먹을까?”, 직장인들도 “오늘 점심 메뉴는 어떤 것이 좋을까?”, 우리는 이렇게 먹을거리들을 고민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차고 넘치는 먹을거리 시대에 등장한 ‘먹브레드’는 오늘 우리들의 자화성을 그려내고 있다. “무엇을 먹는다”는 ‘먹’과 ‘브레드(bread, 빵)’의 합성어로서 먹브레드는 먹방처럼 흔하게 사용되는 말이다. 우리는 정말 먹을 것이 차고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방송이나 블로그, 인터넷 유튜브, 어디든지 먹을 것들이 차고 넘치고 또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먹을거리들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먹을 것이 차고 넘치는 사회에서 또 한편에서는 먹을거리가 없어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의 삶이 어찌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얼굴일까?

우리는 밥을 먹어야 살 수 있는 유기적 존재이다. 먹지 않으면 우리는 살 수 없다. 먹을 것은 정말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중요하다. 우리의 삶에서 ‘먹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때론 배고픔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나의 풍족함을 나눠주는 미덕도 필요하다. 풍요로움이 넘치는 사회에서 우리는 늘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삶에서 배고파하는 이들에 대한 생각도 마음 한쪽에 두는 삶이 필요해 보인다.

과거 보릿고개 시절, 그때 가난했던 우리들의 어른들은 배고픔을 나눔으로 이겨내었다. 어른들은 자신이 배가 고파도, 어린 자식을 위해서, 그리고 또 어린 자식들의 친구를 위해서 자신들은 굶어야 했다. 아이들이 친구를 데려오면, 어른들은 밥상에 수저를 하나 더 올려 배고픔을 달래주었다. 그때 과거 어른들은 조용히 자기 밥을 아이들에게 내어주고 정작 자신들은 물을 마시면서 굶주림을 이겨내야 했다. 어른들의 그 교훈, 오늘 풍족한 현대 사회에서 다시금 기억해야 할 시대정신이다.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니라”(마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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