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덕 목사 (기성 조치원 교회)

하나님과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은 무조건적인(unconditional) 언약입니다. 또 중요한 언약이 하나 있는데 바로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으신 언약입니다. 이를 다윗 언약(Davidic Covenant)이라고 하는데, 아브라함의 언약과 더불어 다윗의 언약을 잘 이해하려면 성경 전체를 통찰하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다윗에게 어떤 언약을 주셨을까요? 어떤 상황에서 왜 그 언약을 주셨고, 언약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국방의 염려 없이 태평성대를 누리게 된 다윗은 하나님의 언약궤는 아직 휘장 가운데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하여 하나님의 집을 세워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선지자 나단도 성전 건축을 하고 싶다는 다윗을 향해 축복하며 허락합니다. “여호와께서 왕과 함께 계시니 마음에 있는 모든 것을 행하소서”(삼하7:3). 그러고는 사울과 달리 자기 영광을 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는 다윗을 중보하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그날 밤에 나단에게 다윗으로 하여금 성전 건축을 하지 말라는 여호와의 충격적인 말씀이 임합니다.

“내가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올라오게 한 날부터 오늘까지 집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이 장막과 저 장막에 있으며 이 성막과 저 성막에 있었나니 이스라엘 무리와 더불어 가는 모든 곳에서 내가 내 백성을 먹이라고 명령한 이스라엘 어느 사사에게 내가 말하기를 너희가 어찌하여 내 백향목 집을 건축하지 아니하였느냐고 말하였느냐 하고”(대상 17:5-6).

이를 통해 하나님은 사람처럼 집에 거하는 분이 아님을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성전에 한정되는 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거룩한 성전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하여 하나님은 다윗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성전 건축을 거절하셨지만, 다윗에게 어마어마한 선물을 주십니다. 큰 복을 약속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다윗의 언약’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이 다윗에게 주신 언약’입니다.

하나님은 비록 다윗이 성전 건축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집을 지으려던 다윗의 마음을 귀하게 여기시고, 오히려 다윗을 위하여 집을 지어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윗의 왕조가 영원히 견고할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대상 17:11-12).

다윗은 놀라운 언약을 받은 후 감동하며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기도를 올립니다(삼하 7:18-29).

미약하고 형편없는 다윗을 왕으로 만들어 주신 것도 감사할 따름인데, 영원한 왕조를 허락해 주신다는 말씀까지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후 다윗의 기도가 달라졌습니다. 지금까지는 “내가 하나님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내가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며 “하나님! 나는 하나님을 위해서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라고 기도했습니다. “내가 하나님을 위해서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한 것입니다. 하지만 다윗의 언약 이후에는 “하나님께서 다윗을 위해서 하시고자 하는 일”에 집중합니다. “하나님! 저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음을 믿습니다. 그 놀라운 계획을 따라 순종 하겠습니다”라고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이 다윗을 위해 하시는 일에 대해 감사하고 찬양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위하여 무엇인가 하려고 애를 쓰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헌신하면 하나님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엄청난 것으로 응답하십니다.

우리가 선한 의지를 가지고, 선한 계획을 세워서 하나님을 위하여 일하면, 하나님은 더 크고 선한 것으로 응답하십니다.

영원할 것만 같던 남 유다 다윗의 왕조는 BC 586년 바벨론에 의해서 멸망합니다. 영원하리라는 다윗의 언약이 깨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의 후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나게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다윗의 언약은 완전히 성취되었습니다. 선을 행하고, 좋은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나님 앞에 헌신하면, 하나님이 반드시 응답하십니다. 다윗의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이 되십니다. 이를 기억하며 다윗의 언약을 삶 가운데 경험하는 성도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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