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봉 목사(기성 진주중앙교회 원로)

도마는 누구인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 황제는 유대인 대표들의 진정을 묵살하고 헤롯의 유언에 따라 그의 세 아들을 팔레스틴 지역의 통치자로 인준하였다. 물론 그들은 아버지 헤롯과 같은 왕의 칭호를 주지는 않고 분봉왕으로 세웠다. 그러나 유대인들에게 그것은 상관없는 일이었으니 그들을 통치하는 자가 곧 그들의 왕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신약성경은 아켈라우스는 물론 안티파스도 왕이라고 기록했다(마 2:22, 막 6:14,26, 마 14:9).  

아켈라우스가 유대인들의 폭동을 진압하기 위하여 3,000명을 처형한 잔인한 일로 인하여 그를 가장 미워하였고 사절단이 로마로 가서 황제에게 아켈라우스를 고발하였기 때문에 아켈라우스는 주후 6년 갈리아 지방으로 추방되었습니다. 아켈라우스를 몰아낸 유대인들은 나라의 독립을 회복하고자 하였으나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아켈라우스가 다스리던 유다와 사마리아와 이두메를 로마의 속주로 격하시키고 시리아 지역의 로마 황실 총독에게 병합시켰다. 시리아의 황실 총독은 가이사랴에 유다 총독을 거주케 하고 유다를 다스리게 하였다. 유다 총독은 유대인들의 종교적 자유를 허용하고 산헤드린에게 국정의 세부적인 일들을 맡겼으나 사형 언도와 사형 집행은 총독의 권한에 속하게 하였다(요 18:31).

아켈라우스를 대신하여 유다와 사마리아와 이두메 지역을 다스리게 된 로마 총독은 본디오 빌라도(Pontius Pilatus)였다. 알렉산드리아의 필로(Philo)에 의하면 그는 부패하였고 간교하며 잔인하였으며 정당한 판결 없이 유대인들을 처형하기도 하였다. 예루살렘의 관개 시설을 건축하기 위하여 빌라도가 성전의 금품을 취하자 큰 폭동이 일어나니 빌라도는 군대를 동원하여 무참하게 진압하기도 하였고 그리심 산에 모세 시대의 보물이 묻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거기에 모여 있었던 수많은 사람을 죽이거나 체포하였다. 누가복음 13장 1절은 이 사건을 다음과 같이 보도하고 있다.

 "그때 마침 두어 사람이 와서 빌라도가 어떤 갈릴리 사람들의 피를 저희의 제물에 섞은 일로 예수께 고하니." 

빌라도는 이처럼 정치적으로 위험한 인물은 모두 체포하여 처형하였다(막 15:7,27 참조). 예루살렘은 유다 지역에 속하기 때문에 예수는 당시 유다 지역의 통치를 맡고 있던 빌라도 밑에서 고난을 당하고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였다.

요단강 동편 지역의 통치를 맡고 있던 필립보(Philippos)는 새로운 마을을 건축하고 가이사랴 빌립보라고 이름지었다(막 8:27 참조). 겐네사렛 호수는 그의 통치 지역과 헤롯 안티파스의 통치 지역의 경계를 이루고 있었고, 가버나움에는 세관과 더불어 안티파스의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경비병들의 대장(백인 대장)의 이야기가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다(마 8:5-13). 그는 처음으로 동전에 로마 황제의 상을 새겨 넣게 하였으며 후손을 남기지 않고 주후 37년에 사망한다. 예수 당시에 갈릴리와 베레아 지역의 통치는 헤롯 왕의 아들 헤롯 안티파스가 맡고 있었으며 그는 겐네사렛 호숫가에 마을을 건축하고 당시 로마 황제에게 충성하는 표시로 이 마을의 이름을 티베리아라고 이름지었다(요 6:1,23, 21:1). 

당시에 주민들은 가난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들의 생계는 별로 많지 않은 농업, 목축업, 수공업, 상업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갈릴리와 겐네사렛 호수 주변의 주민들은 고기잡이로 연명하고 있었다, 요단강 강가의 주민들은 포도, 무화과나무 등을 재배하였으며 유대교의 정결법을 지킬 수 없었던 피혁공이나 로마 총독의 임명을 받아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세리의 직업은 부정한 직업으로 간주하였다. 헤롯 왕과 그의 아들들은 로마에 환심을 사야 했고 그로 인한 유다인의 반발을 재우기 위해 많은 건축 사업을 일으켜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책을 세웠으나 많은 세금을 국민으로부터 수탈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복음 16장 3절의 “청지기가 속으로 이르되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꼬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부끄럽구나”은 청지기 직업을 잃어버렸을 때 남의 땅을 소작하거나 빌어먹을 수밖에 없는 당시의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는 구절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유다 땅은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하였으나 그래도 로마의 통치 아래 통치자들은 유다와 로마에 관심을 끌게 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던 시기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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