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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권하는 사람들(전북지방회 독서클럽)‘종교가 사악해질 때’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05.19 02:53
  • 호수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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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목사(기성 사랑의동산교회)

21세기에 들어섬과 동시에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911테러다. 22년 전의 사건이지만 2대의 여객기가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하는 모습이 아직 생생하다. 

저자 찰스 킴볼은 9·11사태 이후 종교가 사악해지는 지점들을 관찰, 분석하여 이 책에 담았다. 특별히 비교종교학을 논리적 전개의 주요 도구로 삼았으며, 역사 가운데 드러난 각 종교의 사악한 모습들을 넉넉히 제시한다. 침례교 목사이며, 하버드 대학교에서 이슬람 연구로 비교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후로는 중동의 종교와 정치에 대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책은 총 7장으로 되어 있으며 책의 첫머리에 종교 자체가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이후 종교가 사악해지려 할 때 나타나는 5가지 징후들을 소개한다. (1) 자기들만 절대적인 진리를 알고 있다 (2) 맹목적인 복종 (3) 이상적인 시대의 확립 (4)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5) 성전을 선포할 때가 바로 종교가 사악해지는 지점이라 주장한다. 

정말 종교 그 자체가 문제인가? 아니기도 하고 그렇기도 하다. 오랜 세월에 걸쳐 갖가지 시험을 이기고 살아남은 종교 속에서 우리는 수 세기 동안 수백만 명의 삶을 지탱해 주고 의미를 부여해준 종교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사람들을 타락시켜 악행과 폭력으로 이끄는 부정적인 역사 또한 모든 종교에서 발견된다. 

그렇다면 종교는 언제 악해지는가? 종교가 사악해질 때 나타나는 첫 번째 징후는 자기들만 절대적 진리를 알고 있다 주장하는 것이다. 진리를 대변하는 경전은 종교에서 가장 쉽게 악용되는 요소다. 경전은 어떤 주장이나 대의를 홍보하는 데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면서 권위도 갖춘 도구가 될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신랄한 발언이 아주 적절하다. “악마조차 자신의 목적을 위해 성경을 인용할 수 있다.” 

진리에 대한 인간적인 시각은 역동적이고 상대적이다. 이러한 인간으로서의 약함을 인정하지 못하고, 절대적 진리 속에 갇힌 종교적 신념을 갖게 되면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징후는 맹목적인 복종이다. 카리스마적인 지도자가 추종자들을 사회로부터 고립시켜 생각하기를 포기하게 만들고 맹목적인 복종을 강조하는 것이야말로 종교가 사악해지는 징후다.

세 번째 징후는 이상적인 시대의 확립이다. 모든 종교는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이상적인’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각 종교는 이상적인 시대와 국가를 이루고자 한다. 그러나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편협하게 정의하고, 자기들이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신정을 확립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위험하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는 쉽게 타락해버린다.

네 번째 징후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성지를 수호하기 위해 폭력적인 방법을 정당화하고,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위협적인 대상에게 핍박을 가한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살인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특정한 목적이나 목표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떠받들고, 그 목적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이 측은지심을 갖고 이웃과 건설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무시하는 것이다.

종교가 사악해질 때 나타나는 마지막 증상은 ‘성전 선포’다. 전쟁을 거룩하다 선포하는 것은 종교가 타락했다는 확실한 증거다. 때로는 위험한 상황 때문에 무력을 사용하거나 집중적인 군사행동을 벌이는 것이 정당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종교의 언어로 포장하거나 종교의 이름으로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러한 갈등과 테러를 막기 위한 하나의 길을 제시한다. 우리 모두에게 영적인 나침반이 있음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타 종교인을 대할 때나 이웃을 대할 때 믿음, 희망, 공정함, 성실성, 정직, 인간으로서의 품위, 봉사, 격려 등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각 종교가 신학적인 합의에 도달하진 않더라도, 공동의 선을 위한 협동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을 읽으며 타 종교인에 대한 나의 인식과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적으로 여기고 있는가? 도움이 필요한 이웃으로 여기고 있는가? 종교가 사악해질 때 나타나는 5가지 증상의 공통분모는 ‘폭력성’이다. 소수이긴 하지만 자신의 종교와 신앙만이 옳다고 여기며 폭력적인 방법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순간 종교가 사악해지는 지점이라 생각한다. 

종교를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그러나 굉장한 위기감에 사로잡혀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가 잦은 듯하다. 우리의 삶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이슬람교에 대하여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시대에 강경하고 폭력적인 대응만이 답일까? 이제 우리는 이들 앞에 어떤 자세를 취할지 결정해야 한다.

저자: 찰스 킴볼, 번역자: 김승욱, 출판사: 현암사, 출판년도: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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