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은 목사

신자들의 숫자는 늘어났지만 교회를 건축하기에는 많은 부분이 부족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신자들 대부분이 하루 벌어서 하루를 사는 사람들이었다. 개중에는 아예 생계 능력이 없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교회를 지으려고 하니 순조롭게 교회를 지을 수 있었다. 김용은 목사의 믿음은 “모든 일의 시작과 과정과 결말을 하나님이 쥐고 있다”라는 것을 확신하는 믿음이었다. 이 세상에서 사람이 많은 일을 궁리하고 계획하고 노력하고 이루는 것 같지만,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하나님이 그 모든 과정에서 개입하신다는 사실을 그는 깨달았다. 교회 건축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마음으로 김용은 목사는 중동교회를 세 차례나 건축했다. 첫 번째, 두 번째 교회 건축은 온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참여했다. 어떤 이는 유리병을 모아 팔아서 헌금할 정도로, 성도들의 헌신적인 피와 땀으로 지어졌다. 그런 사람 가운데 중동교회 장로와 신학교 교수도 배출되었다.
중동교회는 하나님이 보낸 천사들에 의해 세워졌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서 일하신다. 그가 누구든, 하나님이 보낸 사람이고, 그가 천사이다. 천사를 보냄으로써 하나님은 그 일이 자신이 한 일임을 선언하신다고 김용은 목사는 생각했다.
김용은 목사는 교회를 지을 때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교인 중에 구융회 학생이 새벽마다 교회에 와서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하는데 어찌나 간절하고 애절하게 기도하는지 기도하던 자리가 눈물 자극으로 흥건할 정도였다.
‘허, 어린 학생이 도대체 무슨 기도를 저렇게 간절하게 하나? 무슨 고민이 있나?’
몹시 궁금해진 김용은 목사는 한 집사에게 어린 학생이 무엇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지 물어보았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하나님! 우리 교회를 짓게 해주세요! 성도들은 늘어나고 우리 교회가 협소해서 예배드리기가 어려워졌어요. 그러니 모든 성도들이 편안하게 예배드릴 수 있는 넓은 교회를 건축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아무도 그에게 그런 기도를 하라고 시키지 않았는데, 구융회 학생은 그런 기도를 했다. 김용은 목사는 그 기도를 통해 감동과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기도하는 집’인 교회를 세우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 학생이 김용은 목사에게 해야 할 일을 지시해 준 것이다. 그는 성도들 앞에서 교회 건축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성도들도 김용은 목사의 생각에 동조했다.
교회를 지을 돈은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큰돈을 헌금할 재력가도 없었다. 그러나 모든 성도가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교회 짓는 일에 동참했다. 기도로 참여하고 물질로 참여했다. 어떤 이는 발이 부르트도록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버려진 유리병이나 폐휴지, 쇠붙이 등을 주워 모아 팔아서 건축헌금으로 내놓았다.
교회를 지을 때도 하나님은 천사를 보내주셔서 건축을 도우셨다. 모든 성도가 교회를 건축하기 위해 있는 힘, 없는 힘을 다 모으던 어느 날 이었다. 처음 보는 분이 교회로 찾아와서 큰돈을 내놓았다. 그분은 다른 교회의 장로였고, 김용은 목사와는 전혀 안면조차 없는 분이었다. 중동교회 그 어느 성도와도 아무 연고가 없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네, 하나님께서 이 교회에 헌금하라고 하셨어요. 그것이 이유예요.” 그리고 그 장로는 누구에게도 그 말을 하면 안 된다고 부탁하였다. 또 언젠가는 이런 일도 있었다. 역시 처음 보는 한 여집사가 찾아와서 청소하러 왔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녀 역시 타 교회 집사였다. “하나님이 이 교회에 일손이 필요할 테니 가서 청소라도 해주라고 하셔서 왔어요.”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으세요.” “아닙니다. 저는 하나님이 시켜서 하는 거예요. 그러니 하나님께서 시키신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사람이 시킨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시키신 일을 하고자 합니다. 제발 일하게 해주세요.”
그 집사는 도리어 김용은 목사에게 사정했다. 김용은 목사에게는 참 무한한 일이었지만, 어떻게 말해도 막을 길이 없었다. 고맙고 미안해서 음료수를 대접하려고 해도 그 집사는 그마저 사양했다. 그 집사는 6개월 동안이나 그렇게 중동교회를 청소했다. 이런 일들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는 천사를 보내셔서 김용은 목사와 중동교회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통해 사실은 인간의 계획과 진행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 자신이 하시는 일임을 분명하게 선언하고 계신 것이었다.
세 번째 현재 성전 건축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성전 건축의 필요성은 인정했으나 평수에 대한 의견이 달랐다. 김용은 목사는 보통 기도원보다 교회에서 기도하는 것을 선호하였으나 이번에는 절박한 마음으로 주미산 기도원으로 가서 일주일을 금식했다. 기도원에서 돌아온 후, 300명의 집사들이 하루에 세 사람이 한 끼씩 100일 동안 금식기도를 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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