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 한국교회순교자협의회 대표 김헌곤 목사(윤임례 순교자 후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이하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2월 1일 정읍 두암성결교회(홍용휘 목사)에서 6.25 전쟁 피해교회와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과거 국가폭력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피해생존자와 유족들의 간절한 열망으로 지난 2020년 12월 1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이 개정됨에 따라 출범했다. 이 법은 항일독립운동,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 등을 조사하여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민족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국민통합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항일독립운동, 해외동포사,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권위주의 통치에서 일어났던 다양한 인권침해,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등을 조사하고 진실을 밝혀 이를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설립된 독립적인 조사기관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위원장 김광동 위원장을 비롯 여러 조사관들이 참석했으며, 6.25 전쟁 피해교회 측에서 심재태 목사(영광 야월교회), 송봉호 목사(김제 만경교회 순교자 후손), 이성균 목사(신안 진리교회), 문익수 이사장(신안 문준경 순교자 후손), 노윤식 목사(서천 한성교회 순교자 후손), 이병화 목사(영광 법성교회), 홍용휘 목사(정읍 두암교회),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장금현 박사와 류호준 박사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한국교회순교자협의회 대표 김헌곤 목사는 피해자 유족을 대표해 김광동 위원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다음과 같이 당부의 말을 전했다.

첫째, 6.25 전쟁으로 많은 교인이 피해를 입었다. 피학살자들은 인민군과 빨치산뿐만 아니라, 지역의 좌익세력에게 주민들과 함께 살해당했다(영광군민 131,000명 중 21,200명(16.2%) 학살당함 (10세 이하 2,500명, 여성 7,900명 포함). 죽창과 곡괭이, 몽둥이로 죽였고, 영광군에선 묶어서 바다에 던졌다. 야월교회 65명, 병촌교회 66명, 진리교회 48명, 복길교회 43명, 상월교회 35명, 두암교회 23명이 학살당했다.

둘째, 피학살자들을 살인한 자들은 이웃의 좌경세력이기에 휴전 후 70년 동안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말 못 하고 피눈물만 흘렸다. 가난과 외로움, 가족이 해체되고 소멸되었다. 남한의 59,994명의 피학살자는 정부와 이웃의 냉대에 한(限)이 맺혀있다. 지난 5.18 광주 사건, 제주 4.3사건 피해자들은 다른 지역에서 온 자들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농성하고 보상받았지만, 6.25 피해자들은 70년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왜냐면 대부분 같은 지역 사람에게 당했기 때문이고, 같은 지역에서 피해자와 같이 살고 있으며, 또한 피해 사실을 이슈(issue)화하면 지역사회가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었다.

셋째, 피해지역 기독교인들은 가해자에 대해 복수하기보다 화해하려고 힘썼다. 그 증거로 집단 순교지가 부흥된 것은 피해자 교인들이 가해자 주민들을 아우르고 품는 노력을 하고 있음을 정부가 기억해야 한다. 임자면민 1만 3천 명의 21%인 2,700명을 죽여서 지옥 같은 마을이었다. 그런데 진리교회 이인재 집사는 붙잡힌 좌파 10명을 용서하며 풀어줄 때 평화의 Icon, 평화의 마을을 만들었다. 서천 한성성결교회에서도 동일한 용서가 있었다.

“지금 저는 상가건물 4층에 전세를 살고 있는데, 지난 한파에 수도 계량기가 동파되어 한 주간 화장실도 못가 고생했다. 이웃집 사람이 ‘상하수도관리사업소에 전화 해 보세요, 하여 오전에 전화했는데, 당일 오후에 기술자가 포크레인 대동하고 찾아와 작업해서 뜯어고치고 계량기 교체를 해주었다. 그런데 돈도 안 받아요. 어제저녁부터 맑은 수돗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세계 어느 국가도 이렇게 멋지게 해결하는 국가는 없을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 참 좋은 복된 나라입니다. 저는 우리 정부가 유족들의 70년 피눈물의 원한을 풀어주어서, 건강한 국민으로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헤아려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순교자 후손 김헌곤 목사는 건의했다.

간담회 후 기념 촬영.

기독교헤럴드 편집국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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