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12:44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가 그의 모든 소유물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소기천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예수말씀연구소 소장 )

인간이 세상을 살면서 일을 한다는 것은 축복이다. 더군다나 주인의 칭찬 속에서 계속적으로 일을 하게 되면 그 기쁨이 더 할 것이다. 예수님께서 그 종이 복이 있다는 말씀에 더하여 “모든 소유물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라고 이어가신다. 이런 축복의 언사는 충성된 종이 마땅히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축복은 Q 19:17에서 “잘하였다, 신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니 내가 많은 것들을 네게 맡기겠다”라는 구절을 연상시킨다.

두 구절에서 ‘모든 소유물’과 많은 것들’은 사실상 동일한 의미이다. 모두 주인을 대신해서 가족을 건사했든지 달란트를 남겼든지 그 종은 계속해서 주인의 재물을 맡아서 일하는 축복을 누리게 된 것이다. 사실 예수님의 말씀인 복음서 Q에는 ‘기쁨’이나 ‘즐거움’이란 단어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단지 이 구절처럼 종이 주인의 인정을 받아 일을 계속하는 상황을 보고, 그 종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고 입가에 기쁨의 열매가 맺힐 것이라고 상상해 볼 뿐이다.

이것을 아쉬워한 마태복음의 달란트 비유는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라는 축복의 언사를 추가한다. 일을 계속한다는 것이 기쁨이다. 신실하고 지혜로운 종이 식구를 위해 정성껏 준비한 포도송이를 다른 이가 가져간다면 어떨까? 이스라엘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추수 때에 농작물을 빼앗기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고린도 박물관에 초기 교회를 장식했던 부조물 가운데 포도원 담장을 허물고 들어온 여우가 포도송이를 먹어 치우는 유물이 있다.

고린도 아고라에 있는 고린도 교회터에서 출토된 포도를 송이채 먹어 치우는 여우의 부조물이다. 요즘 교회에서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하나님의 포도원을 허무는 여우를 쫓아내고 하나님의 교회를 든든하게 지킬 참된 목자는 누구인가? 지금 세계 모든 교회가 포도원의 담장을 허무는 여우 2백 마리로 인해서 여간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슬람 난민과 동성애를 인권이란 차원에서 옹호하는 것이 합리적인 사고이고 신자의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하는 교인들이 많다.

그러나 인권을 생각하다가 신앙을 잃어버린 교인이 얼마나 많은가? 교회는 허물어지고 포도원 담장을 여우들이 들락거리고, 하나님의 말씀에서 떠난 교회는 더 이상 존재가치가 없다. 다시 회개하고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해야 한다. 주인의 마음에 기쁨과 보람을 안기는 종은 주인의 소유물을 맡는 축복까지 누리게 된다.

주님의 몸 된 교회는 주인이 따로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신실하고 지혜로운 종이 주인의 소유를 맡아서 충성하기 때문에 그 종이 주인과 같다. 그래서 주인은 그 종에게 식구를 맡기고 때를 따라 음식을 나누어 주도록 하신다. 종은 주인이 아니다. 그러나 종이 주인의 소유를 맡는다면 그 종은 주인보다 더 행복하다. 주인의 칭찬까지 받기 때문이다. 주인은 때가 되면 반드시 돌아온다. 

주인이 종에게 식구를 맡기고 때를 따라 음식을 나누어 주도록 한 것은 한시적인 활동이다. 주인이 돌아오면, 모든 것은 주인의 방식대로 움직인다. 주인이 돌아와서 종이 자신의 뜻대로 하는 것을 보는 것, 자체가 그 종에게 복이다. 맡은 일에 충성하는 모습이 종의 자세이다. 자녀가 자랄 때는 부모의 도움을 당연하게 받지만, 장성해서는 부모를 보살펴야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가 당연히 보응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자녀는 때가 되면 부모를 살펴야 한다. 그때는 다름 아닌 부모의 생일이나 각종 기념일이다. 명절에도 부모를 찾지 않고 자기들만 여행을 가고, 심지어 자신의 생일에도 낳아준 부모는 안중에도 없고 자신들만 외식하는 젊은 부부는 부모를 식구로 여기기나 하는 것일까? 실제로 자녀가 자신의 기념일을 부모와 함께 나눈다면, 그것은 부모보다는 자녀에게 복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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