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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12)페이크슈머 & 클래시페이크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2.11.11 12:58
  • 호수 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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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실시간 다른 장소와 시간들이 동시에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있다. 이렇게 공유된 소식으로 인해 우리는 거짓을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느 특정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현재 시간이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SNS로 전달되어 또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되면서 오늘날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동시다발적 사건들은 실시간 검색되고 공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가짜 뉴스와 거짓말은 세상에서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다. 온갖 거짓뉴스가 세상을 현혹시키는 것은 물론, 거짓 소식이 기하급수적으로 인터넷으로 펴지면서 거짓이 사실로 둔갑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우리는 짝퉁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짝퉁은 유명 상품을 그대로 모방해서 가짜 상품을 진짜처럼 만든 제품을 말한다. 사람들은 짝퉁을 마치 진짜 브랜드 상품처럼 속여서 사고 팔고 있다. 이런 사회적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요즘 세대에 이런 짝퉁은 새로운 신조가 등장하면서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페이커슈머(Fakesumer)’ 즉 진짜는 아니지만 가짜 상품에 열광하여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가짜라는 뜻을 지닌 ‘페이크(fake)’와 소비자를 의미하는 ‘컨슈머(consumer)’가 합쳐진 말이다. 마치 가짜가 진짜를 넘어서고 남을 정도의 상품 그래서 가짜가 진짜인 것처럼 그 진의를 판명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제품과 모조품이 합쳐져 아주 멋지게 둔갑해버린 소비 형태가 사회에 등장했다. 
  페이커슈머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등장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다. 오랫 동안 경기침체와 불황으로 인해 재정적으로 어려워진 사람들이 유행에 맞게 쫓아가고 싶지만 그것이 어려워서 페이크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커슈머는 가짜를 구매하는 소비자라는 말을 사용하는 대신, 합리적 소비라고 회자된다. 페이커슈머는 호주머니 사정과 경제적 예산 즉 적은 돈으로 최대의 가치와 효과를 경험하기 위해 고가의 상품과 흡사한 대체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합리적 소비로 여겨지기도 한다. 
  페이커슈머는 우리 일상에서 널리 유행하면서 가짜 상품들이 더욱 세련미를 더해가고 있다. 그래서 요즘 세대들은 이러한 세련미를 지닌 클래시(classy)와 페이크(fake)의 합성어인 ‘클래시페이크’를 또 만들어냈다. 요즘 세대들은 신조어를 기가 막히게 만들어내는 것 같다. 사람들은 멋지고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에 매혹 당한다. 정말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가 진짜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일시적인 사회 현상이라고 하지만 그 가짜는 어디까지 진짜를 모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적절한 가격으로 현실적인 만족과 고가의 상품을 동시에 구매하는 대리만족을 느끼는 그야 말로 두 마리의 토끼를 쫓아갈 수 있는 현상은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브랜드와 상품을 사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특정 계층에 속하는 사실을 과시하려는 현상을 파노플리 효과(Effect de Panoplie)라고 불렀다. 이는 소비자들이 어떤 특정한 상품을 소비하면서 그 제품을 소비하는 다른 소비자들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라고 여기는 현상을 말한다.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면 다른 구매자들과 같은 집단에 속한다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런 파노플리 효과에 얼마나 기대고 있는지도 궁금해진다. 가까운 친구가 명품가방을 사고 그것을 SNS에 올리면 우리는 그 상품의 브랜드와 가격을 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한다. 다음날 우리는 또 그 상품을 보러 백화점에 발길을 돌린다. 그 브랜드 구매자들과 같은 그룹이 되고 싶어서 과감하게 카드를 끄집어낸다. 
  우리는 지금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겉으로 보이는 고가의 상품을 들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이 사회는 또 그렇게 부추기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남들이 가지고 다니는 고가의 상품을 들고 다닐 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의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 카드를 긁어야 할지 말아야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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