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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선 박사의 창문 칼럼(107)우리 사회에 대한 단상(斷想)
  • 최 선 박사(Ph.D., Th.D., D.Min.)
  • 승인 2022.11.10 23:16
  • 호수 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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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중앙이라 불리는 중원의 가엽산 골짜기 기슭에서 태어나 하늘과 땅 그리고 사계절의 자연을 마음껏 누리며 자란 상촌은 나에게 꿈과 행복을 주는 쉼터였다. 청명한 하늘과 구름은 푸른 꿈과 맑은 생각을 가지게 했고 신선한 공기와 크고 작은 동식물들은 친근한 벗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평안하고 아름다운 고향에서 산과 논둑길을 걷고 또 걸어 다다른 교정에서 공부하며 친구들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보냈던 시절이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여린 잎이 돋아난 봄의 숲을 지날 때면 곳곳에 아름답게 피어난 개나리와 진달래 같은 꽃들이 행복감을 건네주곤 하였다. 차가운 계곡의 얼음 속에서도 여유롭게 헤엄치던 물고기들과 겨울을 이기기 위해 잠자는 동식물들을 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가엽산 계곡 언저리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숨결을 느끼며 살아 있는 자연의 교육을 받았다.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면 땀에 젖은 작은 부채로 힘겨운 하루를 보내곤 하였다. 수업이 끝나면 잠시 더위를 피하러 초등학교 뒤에 있는 작은 저수지에서 수영하였다. 어느 날은 혼자 수영하러 갔다가 물속에서 깨진 병에 다리를 심하게 다친 아픈 추억도 있다.

그러나 여름이면 등하굣길에 있던 산딸기는 배고팠던 나에게 행복을 주는 귀한 간식이었다. 가을이 되면 동네에 감나무 대추나무 같은 과일나무에 열매가 가득하여 눈과 입이 즐거웠고, 온 천지가 알록달록 색칠한 것처럼 아름다운 단풍에 마을 사람들은 잔치를 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노래를 불렀다. 동네 어르신들은 국립공원으로 단체 여행을 다녀오실 때면 멋진 선물을 사 오시곤 하여 실망한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 주곤 하였다.

함박눈이 무릎까지 차오르는 겨울이 되면 썰매를 타기 위해 마을 논에 물을 담아서 얼음을 얼렸다. 그러면 그곳은 대형 스케이트장으로 탈바꿈하였다. 조석으로 자치기와 굴렁쇠 놀이를 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곤 하였다.

한편 교실에서는 난로를 피우기 위하여 학교에서 보관하던 조각낸 나무들을 받아와서 훈훈하게 교실 공기를 데웠다. 집에서 보자기에 쌓아 온 도시락을 난로 위에 놓으면 적당히 누룽지가 눌러져서 반찬은 비록 김치밖에 없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꿀맛 같은 점심을 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 시절에는 북한에서 보낸 전단이 많이 발견되었었다. 전단을 학교 선생님께 드리면 노트와 연필을 보상으로 주었다. 산골짜기를 다니다가 전단을 발견하면 두려운 마음이 들곤 하였다. 특히 산에서 그것을 보았을 때는 갑자기 간첩들이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공포감이 몰려왔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이처럼 1960-70년대의 고향은 따뜻했다. 비록 불편한 것들은 많았지만 이웃 간에 친구들끼리 정이 있어 신뢰하고 이해하며 오고 가는 마음들이 서로에게 용기와 힘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산업이 발달하고 우리 사회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가시적인 것보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 더욱 힘들어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바라기는 이제부터 조금은 천천히 그리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풍토가 회복되었으면 참으로 좋겠다.

최 선 박사(Ph.D., Th.D., D.Min.)
세계로부천교회 위임목사
삼백만부흥운동본부 대표총재
부천가정사랑학교 대표
서울·포항 FEBC극동방송 칼럼니스트
기독교헤럴드 논설위원
기독교연합신문 집필위원
열린사이버대학교(OCU) 겸임교수
부천중앙노회 노회장
전(前) 안양대학교 외래교수
전(前) 건신대학원대학교 강사
한국문인협회, 한국작가회의 시인
▲저서: 희망 아름다운 세상, 존낙스의 정치사상,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그대 고마워라, 소중한 만남, 회개와 소망의 시편(나라를 사랑하는 시인모임), 시는 노래가 되어(한국가곡작사가협회), 소중한 그대, 대골 너럭바위, 당신이 던진 한 마디의 말(한국문학방송), 기독교 집단상담, 김치선 박사와 이성봉 목사의 삶과 신앙
(2018 킹덤북스), 고향 마을 느티나무 같은 70년의 삶 외 23권, 전자책 23권 이상
한국문학방송작가회 전자책 출간 작가 315명 중 베스트 작가, 가곡: 백두산 천문봉, 섬김 세월 외 15개 이상
유튜브: 세계로부천방송WBSTV
knoxchoi@gmail.com

최 선 박사(Ph.D., Th.D., D.Min.)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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