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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 ⑩현타(現Time)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2.10.19 16:50
  • 호수 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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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이른 아침 8시 우리들은 출근길 지하철 플랫폼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전 역을 출발한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아무 생각없이 또 다시 각자의 직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문득 콩나물처럼 지옥철에 몸을 맡기면서 현실을 잠시 잊고 톱니바퀴처럼 빙글빙글 돌아가는 듯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가끔은 빽빽한 지하철에서 문득 ‘지금 나는 왜 이렇게 살아가는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갑자가 현실을 지각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현타, ‘현실 자각 타임’의 줄임말로 사전적 의미는 현실을 잊고 잠시 헛된 생각이나 공허함에 빠져 있다가 자신이 처한 실제의 모습과 상황을 지각하게 되는 시간을 일컫는다.

원래 현타라는 말은 우리가 추구했던 갈망을 채우고 나서 갑자기 몰려드는 허무함을 느끼는 시간을 말한다. 우리는 수많은 욕구들을 채우면서 살아간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욕구가 돈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명예일수도 있다.

우리는 그렇게 무언가를 계속 추구하거나 가지고 싶은 것을 얻고 싶어한다. 그런 욕심이나 욕구를 다 채우고 나면, 우리는 가끔 멍하니 공허함에 빠질 수 있다. 자신이 원했던 것을 추구하고 마서 잠시 멍해질 수 있는 그 순간 우리는 ‘현타온다’는 말을 사용한다.

현대인들에게 현타는 다양한 의미로도 사용된다. 자신의 행동에 만족을 못하거나 또는 후회감이 갑자기 몰려올 때 현타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친구가 “현타오게 하지말래”라는 말을 하면 그 의미는 “나 짜증나게 만들지 말라”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이처럼 현타라는 말은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된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현타왔다’는 말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너의 행동을 보고 현타왔다’는 말을 다시 설명하자면 너의 행동을 보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후회 등의 다양한 생각이 들어 있는 표현인 것이다. 친구랑 “어제 전시회 갔는데 현타왔다”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대충 이해될 것이다.

하지만 현타, 즉 현실자각의 타임(시간)은 정말 중요하다. 자신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깨닫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데 무척 중요하다. 현실자각의 시간은 자신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 해 준다. 자기 성찰의 시간은 보다 더 좋은 현실을 만들고 또한 미래를 개척하는데 도움을 준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현타왔다’라는 말이 쉽게 들릴지 모르나, 현실 자각 타임은 삶의 꼭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들은 지금 현타의 시간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바쁜 일상에서 ‘그냥 살아가야 한다’는 삶의 의무감에 치우쳐 무언가를 절실히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쩜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잊은 채 막연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늘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들을 일순위에서 제쳐두고 살아가고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내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잊고 막연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 그 현실에 현타는 어떠한 의미를 던지고 있을까? 지금 당신에게는 가장 필요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 한통 하는 것도 어쩌면 더없이 소중한 시간일 수도 있겠다. 또 누군가에게는 지금 당장 기도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을거다.

늘 바쁘다는 핑계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 또 바쁘다는 핑계를 대면서 사랑하는 아내에게 손편지를 쓴지 10년이 흘러버린 것은 아닌지, 또 누군가에게 사과하는 시간을 놓쳐버리고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현타, 잠시 바쁜 일상에서 10분만 비워두고 각자의 소중한 것을 하는 것은 어떨까? 어떤 이는 기도의 시간을 가지고 또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손 편지는 아니라도 가볍게 문자를 날려주면 어떨지? 빼곡하게 서 있는 지하철 안에서라도 혼자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잠시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또 어떨까? ‘가장 바쁠 때가 기도할 때’라는 말처럼.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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