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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환경 칼럼(28)여의도에 핀 벚꽃 한 송이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2.04.14 14:01
  • 호수 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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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연 교수 (숭실대학교)

우리들은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 지 벌써 3년째를 맞이한다. 그 동안 마스크를 쓰는 것도 모자라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인해 야외 봄의 정취를 느끼기엔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19가 정점을 찍고 서서히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사람들의 발걸음도 한층 가벼워졌다. 그 동안 잠잠했던 봄꽃 향연들이 조금씩 시민들을 맞이하는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긴 사회적 거리두기를 뒤로하고 이제 서서히 사람들의 거리도 좁혀져가는 것 같다. 봄이 되자 서서히 꽃구경 하러 나온 사람들의 발걸음이 눈에 띈다. 서울에서는 여의도벚꽃 축제가 매년 진행된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2년이 넘게 벚꽃 축제가 중단되었다. 올 해는 여의도에서 벚꽃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여의도 윤중로에는 벚꽃 관람이 가능하게 되었다. 지난 주 여의도를 지나갈 때, 벚꽃 구경하는 사람들이 가득 찼다. 잠시 여의도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꽃구경을 하는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벚꽃을 구경했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자연의 신비와 벚꽃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끼는 시간이었다.

비록 축제는 열리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벚꽃을 구경할 수 있었다. 도로를 마주하며 길게 펴 있는 벚꽃은 자연의 경관을 마음껏 본 내고 있었다. 그 동안 봄향기를 맡을 수 없는 시민들에게 달콤한 봄의 축제를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봄이 되면 사람들은 푸르게 돋아나는 나무들의 잎사귀를 보면서 자연의 신비를 느낀다. 그 어느 누구하나 간섭하지 않고 순전히 자연의 시계에 의존하여 나무들은 새싹을 피운다. 벚꽃이나 목련은 잎이 자라기 전에, 꽃을 피워 봄의 시계를 알려준다. 자연은 사람의 손길이 필요없이 스스로 알아서 잎을 내고 꽃을 피운다.

자연의 시간은 정확하다. 어느 누구의 개입도 필요 없이 스스로 시계 바늘이 돌아간다. 긴 겨울의 시간은 지나가고 봄이라는 사계절은 어김없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사람들이 정해놓은 시간과는 다르게 자연의 시간은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우리에게 봄의 시간을 알려준다.

자연의 시간은 사람의 손길이 전혀 필요가 없다. 참새 한 마리도 챙기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자연을 돌보기 때문이다. 자연의 시간에는 하나님의 창조 프로젝트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인간의 기술이나 과학적 문명의 시간이 필요없이 자연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서 영원히 시계 바늘을 돌릴 수 있는 것이다. 자연의 시간이 한 치의 실수나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자연은 하나님의 완벽한 창조 세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화려한 도시의 편리함에도 만족하지 못해서 꽃망울 하나에 이렇게 탄식을 하는가? 우리는 왜 벚꽃이 필 무렵, 도시에서 탈출해서 자연으로 나오는 것일까? 화려한 색채로 물든 도시의 색깔에 얻지 못하는 것을 사람들이 벚꽃 한 송에서 마음의 빈자리를 채우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자연의 생태 시계에 맞춰 살아가는 존재이다. 자연을 떠나서 결코 마음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다. 아무리 편리하고 아름다운 물감으로 채색된 도시의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작은 꽃망울 하나가 던져주는 자연의 그 느낌은 결코 도시에서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자연의 생명력은 사람이 만들어 놓은 건물이나 장식에서 찾을 수 없다. 생명이 있는 꽃과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조화는 너무 다르다. 멀리서 생화와 조화 두 송이의 꽃을 보면 어떤 꽃이 생화인지 분간이 어렵다. 아니 어쩌면 조화가 더 아름다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생화를 보는 순간 우리는 조화를 멀리할 수 밖에 없다. 생화와 비슷하게 만들어 놓은 조화라고 해도 그 속에는 자연의 생명이 없다.

우리가 화려한 도시의 색깔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그 속에 자연의 생명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벚꽃 구경을 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도 바로 벚꽃 속에 들어 있는 자연의 생명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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