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논설위원, 상도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사모와 사명(40)

제7부 “사모와 가족치료”에 대하여 1) 사모와 소명, 2) 사모와 사명, 3) 사모와 기도, 4) 사모와 성령충만, 5) 사모의 역할과 사역, 6) 사모의 영적 훈련과 연단, 7) 사모와 성령의 은사 및 영적 능력, 8) “사람을 치유하는 사모”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2) 사모와 사명-자녀를 향한 사명(자녀의 심리·정서·육·영의 욕구와 필요를 채우는 사명) 
가. 자녀의 심리·정서·육에 대한 욕구(deeds) 및 필요(necessity) - 자아존중감(自我尊重感, self-esteem) - 부모는 자녀의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것으로 풍요롭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평상시 늘 사용하는 의사소통을 통하여 자아존중감을 높여 주어야 한다. 본인의 의사소통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부모님은 문제가 발생하면 자녀가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한다. 바로 그 말을 듣지 않는 부분이 부모와 자녀 간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인간관계는 가족과 타인 상관없이 의사소통이 막히면 모든 것이 막히게 된다. 즉 의사소통이 잘되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오랜 상담 경험에서 ‘모든 문제의 시작은 의사소통이며, 모든 치유의 시작도 의사소통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자녀의 자아존중감 상실은 부모의 의사소통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렇다면 왜 부모는 자녀의 자아존중감을 높이기 위하여 의사소통 훈련을 해야 하는가? 그 이유는 사람의 말은 견인하는 능력이 있다. 이는 극히 성경적이다. 늘 불순종의 길을 걸으며 원망과 불평을 일삼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하나님은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리는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민 4:28)"라고 말씀하셨다. 사람도 자기 귀에 들리는 대로 행동한다. 가족치료에서 ‘문제와 사람을 분리하여 대화하라’고 한다. 그 이유는 문제를 바라보면 불평과 나쁜 말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대화에 익숙해지면 나쁜 대화의 삶이 되어간다. 좀 더 잘해보려고 하다가도 좌절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문제가 많은 자녀라 할지라도 문제를 바라보고 대화하지 않고 여전히 나의 소중하고 사랑하는 자녀임에 초점을 두고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지지하며 대화를 한다면 자신의 소중함을 인지하게 되어 낮은 자아존중감이 회복되면서 긍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의 자아존중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끝까지 오래 참음으로 변함없는 지지를 해야 한다. 만약 자녀의 행동이 견디기 힘들어서 중간에 화를 내거나 부정적인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노력한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님이 되어버린다. 즉 자녀의 생각에 ‘그러면 그렇지 이제다 쇼였어’라고 결론지어버린다. 우리 몸에 상처가 났을 때도 그 상처가 완전하게 아물어서 새살이 돋아난 후에는 위력을 가해도 견디어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상처가 다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위력을 가하게 되면 지금까지의 치료는 무효가 되며 상처는 더욱 커지고 깊어진다. 즉 상처를 주기는 쉽지만, 치유의 길은 멀다.

필자가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00구치소에서 ‘집단 자살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쳐서 살인 방조 혐의로 구치소에 오게 된 여성을 상담해 달라’고 전화가 왔다. 사건의 주인공은 부모님의 이혼과 경제적 힘겨움으로 서울의 유명 여대를 중퇴하고, 살던 원룸 주인으로부터 모든 짐이 길거리에 버려지게 되면서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들과 자살 행동을 했지만, 본인은 살아나게 되어 자살 방조죄가 적용되므로 구치소에 오게 되었다. 그녀는 이곳에서 나간다면 다시 자살 할 것이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필자는 살아난 사람에게 위로와 지지가 아닌 자살방조 죄를 적용한 법에도 화가 났지만, 상담 내내 이 여린 자녀에게 가혹한 의사소통을 했던 부모님과 우리 사회에 화가 났다. 이 여성이 자살 행동을 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살아가야 할 이유가 전혀 없을 만큼 자신에 대한 존중감 즉 자아존중감이 제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해, 배려, 존중, 사랑은 타인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해결해야 한다. 부모로부터 자아존중감을 높이 존중받은 자녀들이 사회인이 될 때 우리 가정은 물론 우리 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다.

다음호는 제7부 사모와 가족치료 44, 사모와 사명 41이 게재됩니다. 

문순희 박사(상도종합사회복지관 관장)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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