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수 목사  (예산성결교회)

어느 날, 이스라엘에는 큰 위기가 닥쳤습니다. 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크게 두려움을 주는 블레셋의 군사들이 공격해 온 것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블레셋 장수 중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장수, 골리앗이 우두머리로 나타난 것입니다.
성경은 그가 얼마나 큰지 그의 모습을 아주 상세하게 기록해두었습니다. 
골리앗의 키는 약 270cm, 갑옷은 57kg, 창날만 7kg입니다. 머리에는 놋 투구를 썼고, 몸에는 화살도 뚫지 못하도록, 비늘 갑옷을 입었습니다. 다리에는 놋으로 된 각반을 차서, 상처도 입히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또 혹시라도 몰라서 그 앞에 방패든 자들이 보호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거인을 상대했다가는 뼈도 못추리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은 모두 도망가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조차 골리앗과 맞서보겠다고 나서는 다윗이 너무도 기특해서 사울왕은 자신의 군복을 입혀 줍니다. 놋 투구도 씌우고, 갑옷도 입힙니다. 그리고 갑옷 위에는 큰 칼도 차줍니다. 외모가 엄청 큰 사울왕의 옷을 작은 키의 다윗에게 입혀보니, 우스꽝스런 다윗의 모습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때 다윗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울에게 말하되, 익숙하지 못하니 <이것을 입고 가지 못하겠나이다> 하고 곧 <벗고>(삼상 17:39)” 그리고 다윗은 별 힘도 없어 보이는 돌을 집어 듭니다.  
다윗은 세상의 <힘과 능력>을 가지고, 골리앗을 향해 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세상의 능력이라는 힘을 벗고, 튼튼한 보호 갑옷을 내려놓습니다. 그에게는 오직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이었으며, 만군의 여호와가 그를 지키실 것을 굳게 믿은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있노라 하면서도, 자꾸 세상 힘을 의지하려고 합니다. 세상의 능력과 세상의 갑옷이 우리를 보호해 줄 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믿음을 지켜가는 자를 조롱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참된 성도에게는 믿음 외에 복잡한 장신구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뿐입니다. 다윗이 가진 능력은 칼과 창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믿은 다윗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믿음의 물맷돌로 세상의 힘으로 완전히 무장한 골리앗 장수를 완전히 단번에 무너뜨린 것입니다. 
하나님은 복잡하거나 난해한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오늘의 닥쳐진 문제와 고난 앞에서 내가 믿고, 의지할 때 하나님은 역사하시고, 인도하시고 보호해 주실 것입니다. 복잡하다면, 인간이 더욱 복잡했고, 아담과 하와처럼 자기 지혜를 통해 하나님과 같이 되려고 했을 뿐입니다. 
코로나 시대는 또 다른 면에서 축복입니다. 대부분의 교회가 모든 행사와 정기 프로그램을 중단한 채, 오직 예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목회자도 성도들도 교회도, 오직 예배만, 주님만, 찬송과 기도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본질로 돌아가야 할 예배자의 삶은 이 큰 세상의 골리앗 앞에서 다시 우리를 하나님께로, 예수님께로 돌아가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나의 위기와 나의 막다른 골목 앞에서 믿음을 지키고, 믿음을 발휘하라고 하십니다. 신앙의 비밀은 반응입니다. 우리가 뭐를 알아서, 뭐를 깨달아서 반응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 나온 대부분의 하나님 명령들은, 생각하고 행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믿음으로 행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것이 왜 축복인지를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우리 삶에서 늘 자신의 능력을 더 의지하고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으려는 우리에게, 더욱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이시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지식과 고민, 상황판단, 인간관계라는 많은 장신구들을 달고, 영적 전쟁을 하려 합니다. 그러나 거추장스런 내 자존심과 명예를 벗어던지고, 주님의 피묻은 십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뜨거운 심장으로 이 믿음의 길을 걷다가 주님 앞에서, 하나님 나라에서 칭찬받는 종들이 되어야 합니다. 
먼저 기도로 무장하십시오. 그래야 내게 주신 믿음의 물맷돌을 골리앗 앞에서 당당하고 힘있게 던질 수 있습니다. 믿음 외에 다른 장신구는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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