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전도사

당시 신의주 지역은 제2의 예루살렘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각 교회의 부흥이 뜨거웠다. 특히 성결교회는 두세 사람만 모여도 박수를 치며 찬송을 했고, 기도를 하면 통성기도를 하였으며, 예배시간 한 시간 전에 노방전도대가 동네에 나가 사람들을 데려와 함께 예배를 드리고 복음을 전하였다.

꿈같은 신의주에서의 4년 목회를 마치고, 평양 교구정교회에서 10년의 목회를 한 후, 서울 체부동교회에서 1년을 시무하였을 때, 일본 총독부에 의해 성결교회에 대한 폐쇄령이 내려졌다. 당시 성결교회에서 가르치던 재림신앙을 문제시하던 일본 경찰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일본의 천황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여겼고, 이에 한국과 일본의 모든 성결교회를 천왕제도를 부정하는 단체로 몰아 1943년 교회 폐쇄, 교역자 구속, 교단 폐쇄를 급속하게 단행하였다. 이때 김소순 전도사도 일본 경찰에게 끌려가 심문을 받았다.

시무하던 체부동교회 예배당이 일본 경찰에 넘어가 후에 피복공장으로 사용되는 것을 견딜 수 없었던 김소순 전도사는, 황해도 신천으로 내려가 그곳 장로교회에서 전도사 사역을 하였다. 황해도에서 해방을 맞은 그녀는 공산당 치하에서는 신앙생활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두 딸의 가족과 손자를 데리고 개성을 통해 남하하였다.

그리고 해방 후 회복된 체부동교회에서 사역을 다시 시작하였다. 6. 25 사변 후에도 계속 사역을 하던 김소순 전도사는 15년간의 사역을 마치고 53세에 은퇴를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사역을 계속할 것을 권면했으나, 여교역자가 한 교회에 너무 오래 있으면 성도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조기 은퇴를 단행한 것이다.

여교역자 및 성락원 사역

김소순 전도사는 여교역자회전국연합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서울지방여전도회 회장을 10여 년, 전국연합회 회계도 10여 차례 역임하였고, 기관지인 『기쁜소식』의 편집에도 적극 참여하였다. 일제 강점기의 『기쁜소식』은 여성들의 신앙뿐 아니라 사회적인 활동까지 다루어서, 기독교 신앙이 없는 여성들의 계몽에도 많은 기여를 하였다. 해방 후에는 『새생명』

으로 복간되었다.

김소순 전도사는 은퇴 여교역자들의 쉼터인 성락원의 원장으로 1964년부터 1977년까지 14년간 봉사하였다. 지금은 대전으로 옮겨진 성락원이 서울 상도동에 있을 때, 은퇴 여교역자들의 생애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는 사역을 자신의 은퇴 후에도 감당했던 것이다.

순절기념관과 김동훈홀

조치원교회는 1974년 4월 15일 김동훈 전도사를 기념하여 ‘순절기념관’을 봉헌하였다. 모두에게서 잊어진 줄 알았던 남편 김동훈 전도사에 대해 조치원교회 성도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기념관을 봉헌 할 때, 유족인 김소순 전도사 가족은 평생의 아픔이 씻기는 위로와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순절기념관은 조치원교회가 현재의 새성전을 건축하면서 없어졌다가, 다행히 2015년 7월 ‘김동훈홀’이 문을 열어 그 순교 영성의 맥을 이어가게 되었다. 이때 성전 앞마당에 김동훈 흉상도 함께 설치되었으며, 그러면서 점차 교단 안에서도 ‘우리 교단 최초의 순교자’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교단의 핵심가치인 성결을 지키다 죽은 최초의 순교자로 말이다.

하늘의 부르심

김소순 전도사는 가족 모두에게 자신이 평생 지켜온 십일조 생활과 믿음 생활을 강조하면서, 오직 하나님 한분만 바라보고 기도 가운데 평생을 살았다. 항상 소식하고 정량의 식사로 건강을 유지하다가, 2003년 3월 21일 향년 98세로 하늘의 부르심을 받았다. 김은경, 김혜경 두 딸을 통해 얻은 7명의 외손주와 13명의 증손주와 3명의 고손주와 더불어 이룬 다복한 가정을 뒤로하고 꿈에도 그리던 하늘나라, 사랑하는 남편이 있는 천국으로 돌아간 것이다.

김소순 전도사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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