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천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예수말씀연구소 소장)

Q 10 : 14 다시 두로 와 시돈이 그 심판 때에 너희보다 잘 견디게 될 것이다.

“두로 와 시돈이 심판 때에 너희보다 잘 견디게 될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너희’는 누구를 가리키는 것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두로 와 시돈에 비교가 되는 고라신 과 벳새다 두 고을이다. 이들은 예수님의 제 2 고향인 가버나움 인근의 고을이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나사렛을 떠나 새롭게 살게 된 고라신 과 벳새다는 오늘 날도 소돔 과 고모라 와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파괴된 채로 버려져 있다.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에 의해 서서히 예수님 시대의 유적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예수님의 시대에 왕성했던 고라신 과 벳새다가 예수님의 심판에 관한 예고대로 철저하게 무너진 것을 알 수 있다.

갈릴리 호수 북단에 있는 벳새다는 아직 발굴이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예수님의 시대에 회당이 있었고, 많은 사람이 살았던 주거지의 잔해가 묻혀있다. 왜 고라신 과 벳새다는 역사에서 심판을 받아 무너지고, 반대로 두로 와 시돈은 지금도 레바논 지역에 건재하고 있으며 그 무서운 심판의 때를 잘 견딘 것일까?

그 이유는 예수님께서 말슴 하신 회개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두로 와 시돈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회개한 고을이라고 칭찬하신다. 누구나 죄를 지을 수 있지만, 회개한 고을과 회개하지 않은 고을은 천지차이가 난다. 살 길은 회개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귀한 예수님의 말씀이다.

두로 와 시돈이 ‘베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를 한 것’은 요나가 니느웨에 복음을 전하게 되자 ‘무론 남녀하고 상하 지위를 떠나서 짐승에 이르기까지 회개를 한 것’을 상기시키는 예수님의 말씀이다. 어떻게 복음을 듣지 못한 이방 땅에서 거국적으로 회개하는 대 역사가 일어나게 된 것일까? 그 근거로 이 구절에 두 번씩이나 언급된 ‘화’라는 단어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화’는 저주의 또 다른 말이다. 그리고 ‘심판’이란 단어도 아주 중요하다.

곧 화와 심판이 두로 와 시돈 그리고 니느웨 에 임하게 된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었을 때, 그들은 죄악을 회개해야 만하는 긴박한 마음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베옷’과 ‘재’는 장례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단어이다. 사람이 죽으면 베옷을 입고, 화장을 하면 한 줌의 재로 변하는 슬픈 모습은 이방인이든 유대인이든 심판을 일깨우는 공통의 언어이다.

이런 파멸이 인생에 닥치기 전에 회개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예수님께서는 이방 땅인 두로 와 시돈과 니느웨를 본 보기로 유대 땅인 고라신 과 벳새다에 선포하신 것이다. 두로 와 시돈 곧 이방인의 땅으로 복음이 퍼져나간 것은 확실하다. 심판에 관한 메시지는 유대 땅이나 이방 땅이나 차별 없이 전해진 것인데, 유대인은 교만하게 회개하지 않았고 이방인은 겸손하게 회개를 하였다.

차이점은 이것이다. 회개하라는 메시지에 순종하여 회개하였느냐 불순종하여 거부하였느냐의 차이가 미래를 바꾼 것이다. 사울 왕을 책망하면서 사무엘이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라고 한 것처럼, 순종하여 회개하는 것이 심판을 받는 것보다 낫다. 가버나움의 기적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것은 예수의 공생애가 이방인을 적극적으로 만나서 하나님의 나라를 소개했다는 사실이다.

이방인 백부장의 믿음을 칭찬하신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 구절은 예수님께서 사실상 두로 와 시돈을 칭찬하신 것이다. ‘심판 때에 잘 견딘다.’라는 표현은 회개하여 하나님의 자비를 누리게 된다는 의미 이므로 사실상 두로 와 시돈을 칭찬하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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