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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저출산 '극복과 적응'고령사회, 지속가능한 국가시스템 재편 필요
  • 김용하 교수(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 승인 2021.04.01 16:54
  • 호수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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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합계출산율이 0.84명으로 떨어졌다는 통계가 발표되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1990년대 전반까지만 해도 1.7명을 상회하던 출산율이 199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점차 하락하여 2000년에는 1.48명, 2005년에는 1.09명으로 하락했다. 이후 2012년에는 1.30명까지 회복되었다가, 2018년 0.98명, 2019년 0.92명, 그리고 2020년에는 0.84명으로 떨어져 OECD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최저출산국으로 전락했다. 일부 염세주의자들은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750년에 한국의 인구는 완전히 소멸될 것이라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미래를 비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는 2022년도 출생아부터 영아수당을 도입해 2025년까지 월 50만원을 지급하고, 기존 출산바우처는 총 300만원으로 확대 개편하고, 3+3 육아 휴직제,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을 인상한다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발표했지만, 이것으로 출산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저출산에 대해서는 걱정과 우려가 거세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1990년대 초반 출산율이 1.6명이었던 프랑스가 국내총생산의 5%를 가족정책에 투입해서 2.0명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사례를 들면서, 우리나라는 국가예산을 적게 투입해서 저출산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주장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2006년 이전에는 국내총생산의 0.5%도 되지 않았던 관련 예산을 최근 1.38%까지 높여 왔지만 출산율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저출산 문제를 국가예산 문제로 생각하는 것은 고소득 국가인 OECD 국가와 비교하면 그럴듯하지만, 출산율이 높은 저소득·저예산의 다수 국가의 존재를 설명하지 못한다.

저출산이 난제인 이유는 저출산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부터 발생한다. 국가적으로 보면, 저출산이 심화되어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심화되면 노동력이 감소되고 경제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출산에 따른 육아와 교육비를 차치하더라도 일과 여가 양 측면에서 희생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출산 메리트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는 출산과 자녀 양육을 이미 완수한 고령세대와 앞으로 출산을 담당해야 하는 청년세대의 견해차이기도 하다. 일견 출산과 양육에 요구되는 비용을 사회화해서 개인 비용부담을 없애면 된다고 할 수 있지만, 국가예산으로 투입되는 비용도 청년세대가 납부하는 세금으로 귀착되기 때문에, 왼쪽 주머니 돈 빼서 오른쪽 주머니에 다시 넣어주는 것 이상이 아니다. 저출산 문제는 출산의 주체인 청년세대 입장에서 생각되어야 한다. 출산과 양육이 투입되는 비용 이상으로 편익을 주지 못하는 한 출산율의 극적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과거 베이비붐 세대에서도 베이비붐 세대의 부모세대와 비교하면 출산율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현재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세대가 베이비붐 세대의 절반 수준의 출산을 결정하고 있다. 삶의 환경이 변하면 사람은 그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잘 살 수 없다. 베이비붐 세대가 부모세대의 농경시대 생활방식과 다른 산업화와 도시화에 적응하기 위해 대가족에서 핵가족을 선택했듯이, 청년세대의 저출산 선택은 눈앞에 닥쳐오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과정일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저출산은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니라, 적응해야 할 과제가 된다. 저출산 현상을 막연히 근심 걱정하기에 앞서 저출산·고령사회에도 지속가능한 국가시스템으로 대한민국을 한시바삐 재편하는 것이 선결과제라 할 수 있다. 저출산에도 끄떡없는 사회가 된다면, 저출산 문제도 없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김용하 교수(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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