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거룩한 삶 : 성결이란?

김유연 목사가 이해하는 성결은 한 마디로 ‘예수의 통치’라고 할 수 있다. 즉 왕이신 예수께서 우리 존재를 자신의 완전한 통치하에 두시는 것으로서, 다른 말로 설명하게 되면 하나님 나라가 우리의 심령 속에 온전히 실현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바울이 증거 한 대로 ‘내가 산 것이 아니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 2 :20)’고 한 것 같이, 우리 심령은 오직 예수님이 거하시는 영토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왕이신 예수님에 대한 절대복종으로 사람의 편견과 야비한 의견은 죽고, 하늘의 숭고하고, 원대하고, 거룩한 뜻만 따라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런 맥락에서 김 목사가 생각한 성결이란 하나님 나라의 실체가 된다. 우리의 존재와 삶 속에 그리스도의 통치가 온전히 실현된 상태를 김 목사는 다음과 같은 성경적 비유를 통해 생동감 있게 설명한다.

그리스도의 정병들아! 네 속에 등불 되시는 예수님을 모시고 있는가? 항아리 같은 네 육체를 깨뜨리고 싸워야 한다! 항아리가 깨어질 때 등불이 빛나는 것인 만큼, 마리아가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을 때, 그 기름 향기가 온 집에 충만하였고, 예수님께서 갈보리 산 십자가 위에서 그 거룩한 몸을 깨뜨리시니 생명과 구원의 향기가 온 우주에 충만한 것이었다. 그리스도의 정병들아! 등불 되시는 예수님을 마음속에 모시고, 육신의 정욕을 부수고 싸워 승리하라!

보다 구체적으로 김 목사는 성결을 율법의 핵심인 사랑의 실천으로 이해한다. 모세가 율법을 전해주었으나, 그것을 실천할 능력까지는 부여하진 못했다. 다만 인간의 죄를 깨닫게 하는 데 필요했을 뿐이다. 그러나 반면 예수님은 사랑의 새 계명을 주심으로써 모세의 율법을 완성하였다. 결국, 예수님의 나라에선 사랑의 율법이 실현되기 때문에 성결을 예수님의 통치(하나님 나라)로 이해할 때, 사랑이 곧 성결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이 왕국에는 단 한 가지 율법이 있으니 곧 ‘사랑’이라는 새 계명의 법이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십계명 외에 민법, 형법, 농법, 상법, 사회도덕법 등 수백 가지의 율법을 받아 이스라엘을 다스렸으나 이 율법이 죄를 깨닫게 하는 데는 필요했지만(롬 7:7-10). 이 율법을 실행케 하는 데에는 사람으로서 한계가 있었다(롬 7:19).

이에는 이로 갚고, 눈에는 눈으로 갚는 형벌을 필요로 하나, 오른편 뺨을 칠 때 왼편 뺨까지 돌려댈 사랑의 능력은 율법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모세의 율법은 불완전한 것이었고, 예수님께서 이 율법을 완전케 하셨으니 곧 사랑이다(마 5 : 17).

동시에 김유연 목사는 성결을 거룩한 삶으로 해석함으로써 사랑을 단지 감정이 아니라 생활과 실천으로 이해하고 적용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에서 열두 돌을 취하여 길갈 언덕에 세운 것을 전적으로 “이스라엘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거룩하게 살겠다는 표시로 쌓은 성결의 제단”이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우리는 교리나, 말이나, 간판에 새겨진 성결의 구호보다 생활이 성결해서 만민에게 이 복음을 증거 하는 모습과 감동이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김 목사는 거룩한 삶으로서의 성결, 즉 “생활 속의 성결”을 실천하는 사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그것은 오른편 뺨을 칠 때 왼편 뺨을 돌려대 주고, 속옷을 달라고 할 때 겉옷까지 내어주고, 억지로 오리를 가자고 할 때 십리를 동행하여 대항에 승리하는 자이다.

세상이 대적으로 나올 때 우리는 십자가로, 세상이 미혹하는 것으로 나올 때 우리는 신앙으로, 세상이 오만하게 나올 때 우리는 겸손으로 대항하면, 이기고도 남음이 있는 싸움을 하는 것이다. 우리 신자는 이 세상에서 현세주의로 향락을 빠지는 자도 아니요, 염세주의로 세상에서 도피하는 자도 아니다. 세상과 더불어 싸워 이기는 자이다.

5. 과정 : 성결의 양태

성결이 ‘죄 성의 제거’로 이해했던 ‘급진적 성결운동’의 영향이 김유연 목사의 성결론 에서 그대로 반복된다. 기본적으로 김유연 목사는 인간의 본성 속에 내재한 쓴 뿌리를 제거하고, 대신 그곳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스리는 형상을 성결로 이해했던 것이다. 주님의 보혈의 능력을 인간의 이론으로 제한하지 말고, 숨은 죄의 쓴 뿌리와 완악한 마음의 숨은 돌을 제거하자. 황무지 같은 우리의 마음 밭에 개간의 괭이 끝을 박아라. 전(田)자의 생긴 모양이 입구(口)자 안에 십(十)자가 있으니, 참된 마음 밭은 마음속의 죄악을 제거하고 주님의 십자가만 살아 있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죄 성의 제거로 성결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성결은 일회적 사건이나 순간적 상태로 끝나지 않는다. 죄 성은 한 번에 영원토록 근절되는 것이 아니라, 제거된 후에도 방심하면 다시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죄의 쓴 뿌리를 제거하는 작업은 반복해서 진행되어야 한다.

김성호 목사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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