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대학교 제13대 총장, 동 대학 명예교수

II. 오경의 중심사상

모세오경(또는 모세육경)의 중심사상은 신명기에 나타나는 이스라엘인들의 신앙고백에서 나타난다.

“내 조상은 유리하는 아람 사람으로서 소수의 사람을 거느리고 애굽에 내려가서 거기 우거하여 필경은 거기서 크고 강하고 번성한 민족이 되었더니 애굽 사람이 우리를 학대하여 우리를 괴롭게 하며 우리에게 중역을 시키므로 우리가 우리 조상의 하나님 야훼께 부르짖었더니 야훼께서 우리 음성을 들으시고 우리의 고통과 신고와 압제를 하감하시고 야훼께서 강한 손과 편 팔과 큰 위엄과 이적과 기사로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이곳으로 인도하사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나이다. 야훼여! 이제 내가 주께서 주신 토지 소산의 맏물을 가져왔나이다(신명기 26:5-10).

이것은 모세육경의 축소만이 되는 중요한 신앙고백으로 애굽의 종살이에서 구출해 준 야훼의 ‘위대한 업적’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

III. 오경의 저자 문제

1. 전통적 견해

오경이 기록되고 정경으로 인정되었을 때부터 계속 오경은 모세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계시로서 확실히 믿어져 왔다. 그래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서는 모세가 오경의 저자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1) 구약 자체의 증거

구약의 많은 부분이 모세 저작임을 증명한다(출 24:4, 신 31:9, 24-26, 수 8:30-35, 왕상 2:3, 8:53-56, 스 3:2, 6:18 등). 하나님은 모세로 하여금 역사적 사건들(출 17:14, 민 32:2)과 율법들(출 24:4, 34:27), 노래들(신 31:22, 신 32:)을 기록하라고 명령하셨다.

2) 신약의 증거

신약에서도 오경이 모세의 저작임을 분명히 주장하는 곳이 적지 않다. 특히, 예수님 자신이 오경의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모세의 글인 것을 말씀하셨다(마 8:4, 막 1:44, 눅 5:14, 마 19:8, 막 7:10, 눅 16:31, 24:44).

3) 성서 외의 증거

외경인 마카비 2서는 “모세가 우리에게 준 율법의 명령”을 언급하고(7:30), 벤 시락의 지혜서(24:23), 유대인 철학자 필로(모세의 생애 3:39). 역사가 요셉푸스(옛 풍습 4:8, 48) 등도 모두 모세 저작을 주장한다.

4) 내적인 증거

오경 자체의 내용상의 여러 방면에서 모세 저작의 증거를 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을 다음에 열거한다.

a. 목격자의 생생한 진술로 쓰인 것이 오경이다. 출애굽 사건의 기사를 보면 실제로 그 사건에 참가한 자의 생생한 목격자의 진술에 그 토대를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출애굽기 15:27에 엘림(Elim)에서의 열 두 개의 물 샘과 칠십주의 종려나무에 대한 정확한 숫자의 기억은 목격자의 진술이 아니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b. 창세기와 출애굽기 저자는 애굽에 대해 소상하게 잘 알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⓵ 저자는 애굽의 명칭을 잘 알고 있다. 예를 들면, 토착 이름인 Heliopolis에 대한 상형문자 wnw, 보디발(Potiphera: Ra의 선물), 비돔(Pr-: tm: 아툼의 집) 등 그 예는 얼마든지 들 수 있다.

② 오경 저자는 구약의 어느 다른 곳에서보다 애굽적 단어 사용의 빈도가 월등하게 많다.

③ 율법의 저자는 가나안에 관심보다는 계속해서 외국, 혹은 팔레스틴 이외에 대한 견해를 많이 나타내고 있다. 계절이나 기후도 팔레스틴적이라기 보다 애굽적인 이야기로 꾸며간다.

식물상(flora)과 동물상(fauna)도 팔레스틴 것이 결코 아니라 애굽적인(Egyptian), 혹은 시나이적(Sinaitic)인 것을 언급하고 있다. 예로 싯딤(Shittim)이나 아카시아(acacia) 나무는 팔레스틴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이집트와 시나이반도(Egypt and the Sinai Peninsula)에서 나는 것이다. 그것은 사막에서 나는 특별한 나무이다. 이것들이 성막 기구 제조에 쓰인 재료들이 다 오경 저자는 이집트와 시나이반도의 지리에 익숙한 것을 보여준다.

d. 출애굽기로부터 민수기에 이르는 기사 내용의 주위 상황이 농경문화 배경 백성들의 것이 아니라 사막에서 일어났던 분위기를 명백히 보여준다. 장막 성소도 성전과는 달리 들고 다니던 예배 장소였다.

e. 창세기에는 특별히 B.C. 2천 년 대에로 논증되는 고대의 풍습을 나타내는 내용들이 있다. 족장 시대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고고학적 발견은 메소포타미아의 문화적 중심지였던 호리 족속의 성읍인 누주(The Horite City of Nuzu-Yorgan Tepe)에서 나온 누지문서(Nuzi Text)이다. 이 누지문서는 B.C. 15세기 미타니(Mitanni) 왕국의 사회적, 경제적 상황과 법률구조 등을 아주 생생하게 보여준다. <다음호에 계속>

최종진 박사(구약학)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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